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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년의 밤' 장동건 "애들이 나한테 괴물이라고..." 대체 왜?

18.04.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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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을 통해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역대급 악역 연기를 선보였던 장동건. 처음으로 선보인 사이코패스 악역인 만큼, 그에 따른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을까? 악역 연기에 몰두하며 그에게 생긴 비하인드를 직접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결과물을 본 소감은?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했다. 사실 촬영할 때 여러 버전에 맞춰서 여러 번 작업을 했다. 그래서 어떤 버전으로 나올지 궁금했는데,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했다. 감정적인 요소가 많이 생겼고, 촬영 때 보다 뜨겁게 나온 것 같아서 좋았다. 


-소설 속의 오영제는 매우 복잡한 캐릭터였다. 실제 오영제를 마주했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

사실 영화화 되기 전부터 소설을 읽어왔었다. 소설을 덮으면서 이 작품이 꼭 영화화되기를 바랬으며, 개인적으로 오영제를 꼭 하고 싶었다.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마지막에 들어서 나의 캐스팅을 확정지었을때, 감회가 남달랐다. 아무래도 운명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추창민 감독님에게 캐릭터에 대해 들었을때 우려와 걱정이 들어왔다. 내가 생각한 오영제가 너무 달랐던 것이다. 내가 소설에서 마주한 오영제는 아주 샤프하고 애민하고 섬세하면서 섹시한 매력의 사이코패스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살을 10킬로 쪄보라 주문하신데 이어, 탈모적 헤어스타일을 언급하셨을 때 부터 느끼한 기름기를 지닌 중년 남성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내가 감독님을 설득하려 했지만, 사이코 패스의 클리셰를 두고 싶지 않다하시면서 좀 더 인간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의견을 듣고는 내가 설득당하고 말았다. (웃음) 다행히 파격적인 M자 헤어라인 분장에 감독님이 만족감을 표하셔서 몸무게는 찌우지 않기로 했다. (웃음) 


-감독님이 오영제에 장동건을 선택한 이유는?

감독님도 이 작품에 고민을 많이 하신걸로 알고 있다. 심지어 연출 고사까지 하신 적이 있었다. 매력적인 각본이지만, 영화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작품이기도 했다. 감독님은 인간의 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인 만큼, 선한 이미지의 배우가 오영제를 연기하기를 원하셨다. 이 영화도 그런 면이 있다. 악인이 피해자가 되어서 선역 인물에게 복수하는 내용이기에 그 점을 감독님께서 재미있게 보신 것 같다. 


-악역 연기가 힘들지 않았나?

여러 지방을 오가면서 촬영하는 게 힘들었기에, 정신적으로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현장 분위기가 오로지 영화에만 몰두하는 환경이어서, 자연스럽게 연기에만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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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이 아빠 연기에 무서웠다고 하던데?

(웃음) 맞다. 촬영 중에 마음에 드는 스틸이 있어서 그 모습을 핸드폰 바탕화면에 넣었는데 3살 아이가 아빠라고 생각 못 해서 괴물이라고 말했다. (웃음) 


-<브이아이피>의 절대 악을 상대해본 입장에서 본인이 악이 되어서 아이러니하지 않았나? 

맞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사실 나는 이 영화에서 악역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했다. 실제로도 그런 선악이 뒤집어 지는 아이러니를 이야기 했듯이 깊이 생각해 보면 이중에 누가 제일 나쁜 사람일까를 생각해 보면 정말 재미있다. 오영제는 아동학대, 폭행을 일삼은 인물이며, 선이라 생각하는 최현수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인물이다. 안승환은 방조자로서의 책임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알던 선악의 개념이 없기에 누가 선, 악인지 알 수 없는 거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그 점에서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원작과 다른 각색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나?

소설을 재미있게 본 입장에서 각색 본을 봤었다. 첫 번째 각색 본은 현수와 영재만 나오는 <추격자> 버전으로 그려진 것도 있었다. 지금이 마음에 든 것은 안승환과 서원이가 골고루 포지션화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승환이와 서원이가 애초에 잘돼 있는것 같아서 오히려 그런게 좋았다. 


-그동안의 연기관을 보면 다양한 변신을 선보였다. 

예전에는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그냥 흐름에 따라간 게 많았던 것 같다. 그런 작품들이 섭외가 들어오면 배우라는 직업이 선택을 받아야 선택권이 오기에 어쩌다 보니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 나는 운 좋게도 한국 영화가 좋은 시절에 연기 활동을 했던 배우이기도 했다. 그런 큰 규모의 영화들이 많이 섭 되었고 안 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작품을 한편씩 하게되면, 다른 연기적 급부가 생기고는 한다. 그렇게 한 작품이 <해안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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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악마라 불렸을 때의 표정이 묘했다. 실제로 어떤 기분이었나? 

그 장면이 사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다. 내 캐릭터의 첫 등장이기도 하면서, 이 사람이 악역이라는 인식을 전해주기 위해 강렬한 표정을 만들어야만 했다. 그래서 화가 난 표정, 무서운 표정, 완전한 무표정을 선보였는데, 나도 보면서 무서웠다. (웃음) 사실 영화 속 모습은 무표정이다. 가만히 있으면서도 그런 분위기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가만히 있는 장면이지만 무섭게 보여야 했기에 그 장면에서 가장 큰 공을 들였다. 


-평소 참 착한 눈망울을 지녔는데 연기 연습을 어떻게 했나?

연기 연습을 해도 나오는 표정이 아니다. 진짜로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야 만들어지는 표정이다. 그래서 속으로 계속 "나는 나쁜 놈이다"라고 반복하면서 표정을 만들었다. (웃음) 


-폭행신이 많았다. 그리고 딸 학대 장면을 찍었을 때의 심경은?

연기 외적으로는 아역 배우들에 대한 스태프들의 관심이 크다. 감독님도 이 장면을 찍기 싫다고 하셨다. 나는 사실 그 장면이 영화 속 장면보다 더 심하게 그려질 것 같았다. 영화는 그나마 에둘러 표현한 수준이다. 가장 고민스러웠던 점은 어떻게 학대할 것인가이다. 아마 오영제는 손을 대지 않을 거라 봤다. 소설에서 보면 교정이라고 하는데 그 교정의 방식으로 늘 하던 방식을 할거라 생각했다. 벨트도 그렇게 해서 나온 거였다. 


-류승룡과의 액션은 어땠나?

그 촬영을 하기 전까지 감독님과의 요청이 있었다. 류승룡과 너무 가깝게 있지 말라 해서 심리적인 거리를 두면서 연기에 임했다. 승룡 씨도 진짜 현수 캐릭터로서 감정이 올라온 상태이기에 지금 생각해 보면 작업할 때 영화에 대해 의논을 나눴는데, 그 장면에서는 의논도 없이 바로 연기에 임했다. 그런데도 저절로 연기가 만들어 져서 신기했다. 배우 입장에서 계속 때려야 하는 매우 미안한 역할이다 보니 사과도 하려고 했는데 승룡 씨가 그러지 말라고 해서 너무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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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연기에 대한 해소는 있었나?

연기하게 되다 보면 확신이 없으면 미련이 남기 마련이다. 이번 같은 경우는 그런 아쉬움이 없었다. 그런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현장이었고 해보니까 다르게 온 것도 있었다. 


-지금도 계속 주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에 어떻게 생각되나?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해오면서 준비를 해왔다. 어떤 시절에는 모든 사람이 나만 본것 같은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해 자유로워졌다. 과거 함께 한 배우들 몇몇도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결국 그냥 자기 것만 열심히 하고 있으면 좋은 결과가 따를 거라 생각한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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