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관객동원과 박스오피스 1위 사수로 한국 공포영화의 새장을 쓴 <곤지암>. <기담>을 연출한 '호러 장인' 정범식 감독의 연출과 국내에서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법한 파운드 푸티지 방식을 대중화에 맞게 접목한 부분이 큰 방향을 불러오며 예상치를 넘어선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실존하는 장소인 '곤지암 정신병원'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영화만의 공포를 주도한 가운데, 이 정신병원의 주인이자 공포의 근원으로,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 단 한번의 등장으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 원장 귀신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었다. 원장 귀신을 연기한 배우는 정범식 감독의 <기담>에서 엄마 귀신 역할로 짧게 등장해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공포 연기를 선사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여러 편의 독립 영화에 출연해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이는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연기경력 21년의 베테랑 연기자 박지아 이다.
이름:박지아
생년월일: 1972년 2월 25일
신장:163cm
서울예술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박지아는 1997년 <마리아와 여인숙>을 시작으로<죽이는 이야기><버스, 정류장>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다가 2002년 김기덕 감독 연출, 장동건 주연의 영화 <해안선>에 캐스팅되면서 정식 연기 데뷔를 하게 된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인 만큼 그녀가 맡은 배역은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극 중 주인공 강상병(장동건)에 의해 애인이 죽는것을 바로 앞에서 목격하다 미쳐버리게 된 비극적인 여주인공 미영 역할로 94분의 러닝타임 동안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영화사 전하고자 한 모호한 여운을 남기는 데 기여했다.
▲영화 <해안선> (2002)
▲영화 <숨> (2007)
첫 데뷔작에서 보여준 쉽지 않은 감정 연기는 이후 김기덕 감독과 함께한 두 번째 영화인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아기 엄마 배역으로 이어진다. 겨울날 빙판 위에 멈춰진 절을 찾아와 아기를 맡기고 사라지다 비참한 최후를 맞게되는 캐릭터로 대사 하나 없이 얼굴을 천으로 싼 채 시종일관 흐느끼는 연기를 선보였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독특한 설정과 분장으로 인해 관객들은 이 여성 캐릭터의 슬픈 감정과 알 수 없는 사연에 공감하며 영화가 전하고자 한 불교적 세계관에 한층 심취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에도 김기덕의 또 다른 페르소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신작<빈 집>과 <숨>에 출연해 장첸, 하정우와 호흡을 맞추며 꾸준히 연기력을 발전시켜 나갔다. 최근 '미투 운동'으로 김기덕의 여배우를 향한 성추행적인 행동이 폭로돼 논란이 되었지만, 다행히 그녀에게는 그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2007년 주연이 아닌 특별출연 제안을 받게 되는데, 그 작품이 바로 <기담>이었다. 그녀가 맡은 역할은 아사코 엄마역. 딸과 함께 사고를 당해 사망했지만, 저녁마다 딸의 곁에 나타나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영화만의 공포감을 배가시키는 중요 역할이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박지아가 연기한 '엄마 귀신'은 비주얼적인 무서움과 분위기를 자아내는 섬뜩함을 전해주며 역대 한국 공포 영화 중 가장 무서운 귀신 캐릭터를 완성했다는 찬사를 받게 된다.
▲전설로 남겨진 <기담> 엄마귀신 출연 장면
이후 연극 무대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던 그녀는 이나영와 오다기리 죠의 합류로 화제가 된 김기덕 감독의 작품 <비몽>에 출연하게 되었고, 독립영화 <귀향>과 노근리 사건을 소재로 한 <작은 연못>에 출연한다. 2012년 흥행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는 사월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한상궁을 맡아 존재감을 알렸으며, 전규환 감독의 영화 <무게>에 출연해 파격적인 노출 연기와 처절한 내면 연기를 선보여, 해외 영화 관계자들로 부터 큰 찬사를 받아내며 <무게>의 해외 수상 행렬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영화 <무게> (2012)
▲영화 <곤지암> 200만 돌파 기념 인증샷
그동안 연극 무대와 독립 영화에 한정적으로 출연했던 그녀였지만, 근래 들어 드라마 <닥터스>,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등에 출연하며 서서히 상업 영화쪽으로도 영역을 넓혀나가며 관객과의 소통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곤지암>의 흥행으로 뒤늦게나마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게 된 그녀이기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멋진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연기자가 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