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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피스트] 리뷰: 마블, 이소룡과 취권을 품다 ★★★

17.04.0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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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피스트,2017]
총감독:스콧 벅, 제프 로브
출연:핀 존스, 제시카 헨윅, 제시카 스트롭, 톰 펠프리

줄거리
뉴욕의 재벌가에서 태어나 평안하고 유복한 삶을 누리던 주인공 대니 랜드. 어느 날, 가족들과 함께 중국으로 가던 중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고 산 속에 버려진 대니는 쿤룬의 지도자에게 구출되어 오랜 시간 동안 혹독한 무술 훈련을 받는다. 15년이 지나 마침내 용의 힘을 가진 '아이언 피스트'가 된 대니는 뉴욕으로 돌아와 부모의 죽음에 얽힌 부패한 진실을 알게 되고, 불의를 향해 분노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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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피스트]는 마블과 넷플릭스의 히어로 작품들이 지닌 보편적인 어두운 세계관과 정서를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를 눈앞에서 잃었던 주인공이지만, 문명으로 터 벗어난 신비의 도시 쿤룬에서 무술과 정의를 배워오며 이상적 가치를 위해 싸워온 만큼 '아이언 피스트' 의 대니 랜드는 역대 마블 히어로 중 가장 순수한 소년 같은 존재다. 

소년 같은 모습은 한편으로 큰 감정 기복을 지녔다는 점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불안정한 캐릭터의 정서가 무난하게 완성될 수 있었던 드라마의 완성에 해를 끼치는 요소가 되고는 한다. 어쩌면 이러한 불안한 정서와 감정을 지닌 주인공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히어로 캐릭터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던 점이 이번 작품의 주제일 수 있지만, 매회마다 정체성과 이상향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주인공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공감보다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까? 

특히나 빠른 무술과 유쾌함을 지닌 동양 무술 영화의 정서를 이어받은 작품이라면 이런 성향을 잘 다뤄야 했다. 주인공이 서서히 성장하고 배워나가는 과정은 원수를 만나러 가는 무협 영화의 여정과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볼 때 [아이언 피스트]에 대한 감상 포인트는 그동안 봐온 미드적 정서보다는 익숙하게 여겨온 무협, 무술 영화의 정서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치밀함과 캐릭터간의 완벽한 관계를 요구하는 관점에서 보면 단점이 수두룩 한 시리즈지만, 드라마의 본래 의도를 이해했다면 장점 적 요소를 우선적으로 찾을 수 있다. 

쿵후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동양 무술를 비롯해, 소림사를 연상시키는 쿤룬의 존재, [데어데블] 시리즈부터 이어져 온 닌자 집단 '핸드'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부분과 이를 저지하려는 아이언 피스트의 활약은 무술 액션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이소룡으로 대변되는 [용쟁호투]와 성룡으로 대변되는 [취권]의 특징을 조금씩 차용한 부분이 눈에 띈다. 스케일이 가득담긴 화려함과 빠르고 역동적인 묘사 보다는 투박하지만 강하고 파괴적인 묘미가 담긴 [데어데블]식 거친 액션이 차용된다. 그 부분에 있어서 무술 영화 팬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곧 이어질 [디펜다스]의 조합을 생각해 볼 때 캐릭터와 작품 속 정서를 합치려 한 마블과 넷플릭스의 의도가 담긴 대목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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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세계관적인 결합은 정서적인 부분에서 더욱 강하게 그려진다. 히어로의 무협 성장 스토리, 탐욕과 배신으로 점칠 된 가족 드라마, 기업 음모 드라마를 크로스오버 한 시도는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의 성향을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다. 동양식 무협물을 현대의 미국식으로 재해석하려 한 의도는 돋보였지만, 지나친 극과 극 장르를 오가는 시도는 패기 또는 무리함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핀 존스, 제시카 헨윅이 무협적 성향이 담긴 이야기에서 무난한 전개를 이어갔다면, 제시카 스트롭과 톰 펠프리 또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며 탐욕과 정신적 광기로 이뤄진 암울한 가족 드라마의 전형을 잘 표현했다. 다소 장르적으로 맞지 않는 구조지만, 이를 배우들의 연기로 그럴듯하게 선보였다는 것은 관점을 다르게 본다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작인 [데어데블][제시카 존스][루크 케이지]가 무난함과 완벽함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아이언 피스트]는 장르적 결합의 이질감과 치밀한 개연성의 측면에서 아쉽게 느껴질 만하다. 그럼에도 쿵푸와 동양 무술 영화의 정서와 세계관을 받아들이며, 나름의 개성을 선보이려 한 의도는 칭찬할 만한 구석이다. 

어찌 됐든 이 시리즈의 최종 목표인 [디펜더스]를 향한 발걸음 격인 작품인 만큼 히어로의 성장과 마블에서 처음 선보인 무술 캐릭터의 활약이라는 오락적 관점에서 본다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물로 다가올 것이다. 

[아이언 피스트]는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아이언 피스트] 연출, 출연진과의 일문일답

일시:3월 29일 
장소:광화문 포시즌 호텔 오전 10시
사회자:허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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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맡은 역할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핀 존스 (아이언 피스트/대니 랜드 역)
아이언 피스트로 알려진 대니 랜드를 연기했다. 대니 랜드는 굉장히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이지만, 불행한 사고로 인해 부모를 잃고 쿤룬이라 불리는 도시에서 수도승들에게 훈련을 받았다.  드라마에서 그는 부모님의 죽음과 관련한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제시카 스트롭 (조이 미첨 역)
이번 드라마에서 조이 미첨을 연기했다. 조이 미첨은 랜드 엔터프라이즈를 오빠와 공동 경영한다. 나 또한 13살에 부모를 잃은 것으로 설정되었다. 랜드에서 경영자이자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대니가 오게 되면서 그의 정체를 파악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톰 펠프리 (워드 미첨 역)
워드 미첨을 연기했다. 랜드 회사를 동생 조이와 함께 경영하고 있다. 전형적으로 은둔한 인물로 거짓말을 많이 하고 사건을 조장한다. 그에게 가장 관심 있는 존재는 조이다. 그녀는 악당이지만 나쁜 악당은 아니다. 좀 모호한 악당의 성격을 재현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캐릭터다. 


-[데어데블][제시카 존스][루크 케이지] 시리즈와 다르게 [아이언 피스트]만의 특징이 있다면?

스콧 벅 (총감독)
모든 드라마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다. 데어데블, 루크 케이지, 제시카 존스는 어두운 면을 지닌 인물들이다. 반면 대니 랜드는 밝고 긍정적인 모습의 히어로다. 정의를 위해 나가는 영웅인 만큼 좀 더 밝은 모습을 강조하고 싶었다. 그래서 밤보다 낮에 더 많이 촬영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히어로임을 강조하고 있어, 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히어로 영화에 캐스팅되는 건 신나고 흥분되는 순간이다. 어떻게 캐스팅되었나?

핀 존스
[왕좌의 게임]에 마지막 촬영을 하고 난 이후 제의가 왔었다. 그래서 런던에서 셀프 테이프를 보냈고, 제작진을 만나 테스트를 받았다. 아마 네 번 정도의 오디션을 거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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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미첨 역의 제시카 스트롭

제시카 스트롭
1, 2월에 오디션 제안이 왔고, 셀프 테이프를 만들어서 보냈다. 그리고 한 달 후 테스트를 했다. 그때까지는 영화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도 몰랐는데, 아주 훌륭한 팀원들이 합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운 좋게 이번 역할을 맡게 되었다. 

톰 펠프리 
제시카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두 페이지 상태의 스크립트를 받았는데 그때 이 영화의 캐릭터와 제목조차도 몰랐다. 그래서 담당자에게 문의해 보니 마블사에 문의하라는 연락이 왔었다. 직접 마블사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경호가 너무 철저해서 놀랐다. 그곳에서 제작진을 만났고, 캐릭터에 대한 설명, 이야기에 대해 상세하게 듣게 되었다.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핀 존스
우선 우리가 이번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초점을 맞춘 것은 영화 같은 스타일의 드라마를 만드는 데 있었다.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 스케줄이 엄청나게 빡빡했다. 영웅적인 역할을 하다 보니 굉장히 큰 노력을 해야 했다. 신체적으로 모든 과정을 진행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촬영해야 했기에 상당히 힘들게 촬영했다.

제시카 스트롭
내 역할이 굉장히 복잡하고 어두운 면을 지니고 있어서 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너무 어려웠다. 아버지의 존재와 핸드라는 조직, 그리고 대니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웠다. 에피소드 10 에서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와 만나게 되는 장면이 있다. 새로운 감독님과 촬영하는 첫날이었는데 굉장히 많은 내용을 연기해야 했기에 촬영하면서 너무 어려웠다. 시즌 2가 제작된다면, 그녀의 캐릭터가 좀 더 현실적으로 그려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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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 미첨 역의 톰 펠프리
톰 펠프리
워드와 조이가 각각 등장했던 에피소드 8을 촬영할 때였다. 촬영장소가 뉴욕 이스트 리버였는데, 그날이 하필 내 생일이었다. 제작진들이 차량에서 생일 축하 카드를 제작해 주었고, 환대한 축하를 받았다. 제작, 출연진과 함께한 좋은 추억의 시간이었다. 


-핀 존스는 [왕좌의 게임] 이후 액션이 강한 역할을 했다. 무술 연기가 힘들었을 텐데, 이를 연기하면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핀 존스
무술과 관련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무술을 배우는 시간이 많지가 않았다. 3주 정도 훈련을 받았는데, 막상 촬영을 진행하다 보니 연기하랴, 무술을 하랴 정신이 없었다. 캐릭터를 정신적으로 살리려고 노력했으며, 무술을 연기하는 데 있어 재미있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완벽한 인간이 아닌 캐릭터인 만큼 이번 시리즈는 서서히 아이언 피스트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대니 랜드가 전사의 모습을 갖추는 여정이 나오게 되고, 나 또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단점을 가진 캐릭터라서 흥미롭게 연기했다.


-한국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나? 시청자들이 중점적으로 봐야 할 포인트가 있다면?

스콧 벅
넷플릭스와 공동으로 추구하는 것은 재미있게 즐기는 시리즈를 만들자는 거였다. [아이언 피스트]가 기존 넷플릭스 시리즈보다 전개가 느리다는 평을 들었다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오히려 이 작품의 스토리가 상세하게 전달되었다는 의미와도 같다. 물론 재미있게 싸우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대니가 성장하면서 그가 어떤 변화를 보이고 성숙해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언 피스트가 어떤 영웅으로 남았으면 하는가? 

핀 존스
우선 대니 랜드라는 인간이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성장하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는 완전한 캐릭터가 아니다. 대니 랜드는 한 쪽에서 보면 굉장히 상처받기 쉬운 어려운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는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과정을 겪게 된다. 그의 성장 과정을 유심히 봐주었으면 한다. 


-인상 깊게 본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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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피스트' 대니 랜드역의 핀 존스

핀 존스
처음으로 본 한국 영화는 [올드보이] 였다. 이 영화는 정말 인텔리전트하다 느꼈다. [설국열차]도 봤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한국 영화의 수준이 할리우드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 위치해 있음을 알게되었다. 


-마블 영화들이 한국에서 크게 성공해서 넷플릭스판 [어벤져스]라 불리는 [디펜더스]에 대한 국내 팬들의 기대가 꽤 크다. 현재 촬영을 마무리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팬들을 위해 [디펜더스]에 대한 정보와 디펜더스 멤버들과의 호흡, 촬영장 에피소드에 관해 설명해 주셨으면 한다.

핀 존스
[아이언 피스트] 촬영을 완료하고, 바로 [디펜더스]에 합류했다. 정말 재미있게 진행했다. 출연진과는 세트장과 세트장 밖에서도 큰 친분을 유지했다. 멤버들 모두 다이나믹한 존재여서, 시청자들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드라마 시작부터 우리 모두가 친한 친구처럼 나오진 않는다. 다양한 과정을 거치면서 협력하고 일하게 된다. 대니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디펜더스]는 그가 본격적인 아이언 피스트가 되어가는 과정인 셈이다. 


-다음 시즌을 한국에서 촬영할 용의가 있는가?

스콧 벅
한국에서 찍고 싶지만, 배경이 뉴욕인 탓에 아직 계획은 없다. 물론 한국에서 찍게 되면 정말 좋을 것이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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