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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어] 리뷰: 푸른 바다…'주성치의 전설'이 부활하다 ★★★☆

17.02.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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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어,2016]
감독:주성치
출연:덩차오, 임윤, 나지상, 장우기, 서극

줄거리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청정지역 ‘청라만’에 인간 몰래 살고있는 인어들. 어느 날, 돈 밖에 모르는 젊은 부동산 재벌가 류헌(덩차오)은 아름다운 이 곳에 무분별한 개발을 하려 하고, 생존에 위협을 느낀 인어들은 극비리에 계획을 세운다. 바로 가장 예쁜 인어 산산(임윤)을 육지로 보내 미인계로 접근시킨 후, 그를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것!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된 류헌과 산산은 어느새 너무나 다른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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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의 영화지만 그가 출연하지 않는 작품이다. 특별출연이라도 기대했다면 그 기대는 고이 접어두길 바란다. 그 점 때문에 그의 팬들이라면 아쉬워하겠지만, [미인어]의 완성도는 절대로 주성치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주성치는 없지만, 그만의 유머적 재능과 철학은 여전하며, 전매 특허인 코믹 연기는 후배 연기자들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미인어]는 주성치가 철저히 연출에만 몰두한 작품인 만큼 초기작에서 선보인 그의 초심을 느낄 수 있다. 주연인 덩차오와 임윤이 선보이는 과장된 연기와 망가짐을 불사하는 자학 개그는 주성치의 수많은 초기작에서 보여준 슬랩스틱 코미디의 진수를 한데 섞어놓았다. 바닷속 세계와 인어에 대한 묘사를 담은 시각효과를 일부러 질 낮게 표현한 장면이 그러한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비주얼을 통한 과장보다 유머와 코미디가 지닌 힘에 자신감이 담겨있었고, 그 부분에 충족된 여러 유머와 에피소드 들이 질서있게 나열된다.

그 때문에 주성치 팬들만 즐거워 할 수 있는 요소라 생각되겠지만, [미인어]는 슬랩스틱 유머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일반 관객도 편하게 즐길수 있는 코미디물의 기본을 갖추고 있다. 중국식 과장 연기와 유머 코드가 처음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지속되는 반복이 의외의 적응력을 키워주게 된다. 무엇보다 불량한(?) 바닷속 세계 생명체와 인어들의 비주얼과 그들이 던지는 촌철살인 대사와 우스꽝스러운 유머가 의외의 즐거움을 유발한다.

주인공 류헌과 산산의 산만한 로맨스도 뚝심 있는 그만의 반전 유머와 연기로 그려져 흥미로움과 애틋함을 적절하게 불러온다. 아마도 그것은 그의 영화의 전매특허인 캐릭터에 대한 상징과 활용 덕분이었을 거라 본다.

주성치 영화에 등장한 특유의 인물들의 B급 인생은 그가 완성한 불량한 인어와 바다 생명체를 통해 표현된다. 인간에 의해 파괴되고 착취되는 생명이 그가 추구했던 캐릭터들로 표현돼 더 큰 상징성과 의미를 띄게 되고, 이는 곧 자본 논리에 희생된 민초들의 모습으로 연결된다. 사회 풍자, 부와 가난에 관한 메시지가 담긴 이 장면은 그의 영화를 본 팬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친근한 구조로 급성장한 중국 경제와 그로 인한 환경파괴에 대한 풍자를 강조했음을 알 수 있다.
 
그 때문에 이번 [미인어]는 그의 작품 중 잔인하면서도 진지한 인상이 강하다. 어쩌면 이것이 주성치가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진심어린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주성치의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그의 유머 세계가 후배들을 통해 소중한 유산으로 전해져 더욱 뜻깊게 다가왔다. 

[미인어]는 2월 2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컴퍼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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