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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도시] 리뷰: 관객의 뇌를 조작해야 성공할 수 있는 영화 ★★

17.02.0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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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도시,2017]
감독:박광현
출연: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오정세, 김상호

줄거리
게임 세계 속에서는 완벽한 리더지만 현실에서는 평범한 백수인 ‘권유’(지창욱). PC방에서 우연히 휴대폰을 찾아 달라는 낯선 여자의 전화를 받게 되고, 영문도 모른 채 그녀를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모든 증거는 짜맞춘 듯 권유를 범인이라 가리키고, 아무도 그의 결백을 믿어주지 않는 가운데 권유의 게임 멤버이자 초보 해커인 ‘여울’(심은경)은 이 모든 것이 단 3분 16초 동안, 누군가에 의해 완벽하게 조작되었음을 알게 된다. 특수효과 전문 ‘데몰리션’(안재홍)을 비롯 게임 멤버가 모두 모여 자신들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사건의 실체를 추적해나가기 시작하고, 조작된 세상에 맞서기 위한 짜릿한 반격에 나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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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도시]의 예고편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자. 거대한 도시를 배경으로 치열한 시가전, 거친 총격전, 해킹이 난무하는 최첨단 하이테크 액션이 이 영화가 내놓은 볼거리이자 장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지나치게 볼거리 위주의 편집 영상을 선보인 탓에 영화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예고편에서 부터 산만함이 느껴지는데 완성된 영화라고 온전할까?

예상대로 [조작된 도시]는 한국 영화에서 보기드문 화려한 액션과 B급적 색채가 담긴 독특한 세계관을 강점으로 밀고 나가지만,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작품이었다.

초반, FPS 게임 속 세계를 현실에 대입해 묘사한 장면이 물량 낭비라는 느낌을 받았을 때부터 영화의 연출방식과 초점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극의 전개와 흐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장면에 이같은 과도한 물량을 투입했다는 것은 영화가 자신들이 가진 장점과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작된 도시]는 현실을 배경으로 스마트 시대의 명암, 조작과 음모이론, 소외된 루저들의 반격을 유쾌한 B급 너드(얼간이) 액션물로 풀이한 장르적 장점을 갖고 있었다. 그러한 분위기에 맞춰 빠른 전개와 가벼운 요소를 유지했다면 완벽한 영화는 아니더라도 '팝콘 영화'가 지니고 있는 기본이라도 갖추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조작된 도시]는 여러 불필요한 설정과 장면을 너무 많이 대입시킨 나머지, 가볍고 빠르게 전개되어야 할 영화를 산만하게 만드는 우를 범하고 있다. 세세한 묘사, 과도한 욕설과 폭력, 분위기를 처지게 하는 감정 과잉 적인 설정은 이 영화와 무관한 불필요한 요소다. 무수한 농담과 유머 적 캐릭터를 배치해 영화적 흥미를 높이려 한 시도는 돋보이지만, 이야기의 개연성을 막은 전자의 요소들에 의해 묻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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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브라더'와 같은 통제된 세계와 사회 구조, 계층에 대한 풍자적 메시지를 도입한 부분도 있었지만, 어설프게 느껴진 것은 바로 이러한 산만한 요소들 때문이다.  

그나마 강점 요소인 액션에서는 어느 정도 괜찮은 볼거리를 보여주려 한 노력이 돋보인다. 전자의 총기 액션과 다소 거친 교도소 폭력이 보여준 아쉬움을 소형 자동차를 개조한 추격전과 드론을 활용한 액션은 불완전했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사건과 진실을 조직적으로 조작하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면서도 흥미로운 부분이지만, 산만하고 정리 안 된 편집 구성으로 인해 묻힌 아쉬운 부분이다. 이렇듯 오락적 시각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많았지만, 이제는 구식이 되어버린 투박한 액션 묘사와 장점을 제대로 부각하지 못한 관점 없는 연출력이 영화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주연인 지창욱의 액션 연기는 괜찮았지만, 이야기 전체를 이끌고 가기에는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어눌하지만 섬뜩한 오정세의 악역 연기와 심은경의 4차원 적인 해커 캐릭터가 산만한 이 영화를 조금 이나마 빛나게 해준 장점 요소다.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2년 만에 영화계로 복귀한 박광현 감독의 복귀작 이지만, 그의 연출작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많이 아쉬울 따름이다. 극 중 대중을 조종하기 위해 여러 조작을 시도했던 것처럼 그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관객을 불러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작된 도시]는 2월 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주)티피에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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