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북,2016]
감독;존 파브르
출연:닐 세티,빌 머레이,벤 킹슬리,이드리스 엘바,루피타 뇽,스칼렛 요한슨
줄거리
늑대에게 키워진 ‘인간의 아이’ 모글리는 정글의 무법자 쉬어칸의 위협을 받고 유일한 안식처였던 정글이 더 이상 그에게 허락되지 않는 위험한 장소가 된 것을 깨닫고, 모두의 생존을 위해 정글을 떠나야만 한다. 정글을 떠나는 여정은 끝없는 위협으로 가득 차 있고, 쉬어칸 역시 그를 바짝 쫓는데…
러디어드 키플링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정글북]은 헐리웃의 두 메이저 배급사가 실사화 프로젝트 기획을 동시에 발표하면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동일한 원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두 작품 모두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워너브러더스가 키플링의 원작에 최대한 가까운 실사화 영화를 준비한다면, 디즈니의 [정글북]은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가족 영화를 지향한다.
잘하는 분야를 선택한 만큼 [정글북]은 디즈니 가족 영화 특유의 교훈과 정서가 분명하게 담겨 있다. '가족 영화'라는 단어적 의미가 지나치게 가족적인 정서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로 들릴 수 있지만, [정글북]은 [겨울왕국] 이후 (혹은 그전의 작품들) 기존 가족 영화 장르에 의미심장한 주제와 특징을 적용하며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는 디즈니의 최근 행보를 흥미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정글북]의 원작은 밀림으로 대변되는 세계를 통해 자연의 법칙과 그에 반하는 인간 세계에 대한 풍자를 주제로 두고 있다. 그러한 특징이 작품을 진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는 이번 영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주제이자 가족적인 메시지를 보다 더 포용적인 의미(인류애, 자연과의 공존)로 해석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모글리가 늑대 종족의 생존을 위해 무리에서 쫓겨나 인간 세계로 가게 되는 줄거리는 원작 애니메이션이 추구하던 방식으로, 작품의 유머 적 분위기를 띄워주기 위한 설정에 가깝다. 하지만 이번 실사화 버전은 모글리가 등장인물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세상을 배워 나가며 자신만의 지헤를 찾게 되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최근의 디즈니 작품이 추구하고 있는 자아를 찾는 주제와 어울리는 대목으로, 모글리를 가족의 품을 그리워 하는 아이가 아닌 자신만의 자아를 찾아 성장한 영웅으로 정의하려 했다.
이처럼 최근 디즈니가 추구하고 있는 성장물에 기반을 둔 [정글북]은 가볍고 유쾌한 유머와 따뜻한 감성 그리고 긴박한 어드벤처의 조화를 이뤄내며, 오락 영화가 지닌 다양한 흥미의 향연을 선사해 106분의 시간을 화면에 몰입시키도록 유도한다. 역동적인 모글리의 액션, 이를 체감시키는 빠른 편집과 카메라 워킹, 웅장하면서도 아름답게 표현된 밀림, 그리고 흥미 요소의 종합판이라 할 수 있는 사실적인 시각효과는 이 영화의 자랑이다.
닐 세티가 연기한 모글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배역이 동물인 탓에 [정글북]은 전적으로 시각효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영화다. 하지만 [정글북]의 시각효과는 단순한 볼거리와 흥미 차원을 넘어서 이 영화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그대로를 완벽하게 표현한 영화의 시각효과는 CG 기술이 한 단계 성장했음을 보여준 기술적인 발전을 증명한 동시에, 이를 통해 정서적인 부분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동물을 사실적인 CG 기술로 표현한 사례는 드문 편이지만, [정글북]의 동물들은 진짜로 착각될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된 동시에 움직임에서부터 표정까지 너무나 자연스럽다. 그러한 동물들이 인간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성 연기를 배우들의 목소리와 조화를 이뤄내 각자의 특징으로 표현하는 장면은 소름이 느껴질 정도로 충격적이다.
그것은 단지 기술적인 장점을 떠나 오랫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었던 연출, 제작, 기술진을 만났기에 가능한 부분이었다. 특히 [아이언 맨] 시리즈 [아메리칸 셰프]를 연출하며 특화된 볼거리와 감성을 포착하는 능력을 지닌 존 파브르 감독의 연출력이 빛난 순간으로 [정글북]은 전작에서 다채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그의 장점이 종합된 결과물이었다.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경계를 매끄럽게 연결하며, 인간 모글리와 동물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한 [정글북]은 디즈니가 강조한 가족적인 메시지, 원작이 추구한 자연과의 순수한 공존을 아름답게 이뤄내며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만한 완벽한 가족 오락 영화의 정점을 찍게 된다.
[정글북]은 6월 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CG,시각효과:★★★★★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