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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소원]리뷰:패기 넘치는 청춘 'ㅅㅅ'코미디★★★★

16.04.0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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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소원,2016]
감독:남대중
출연:류덕환,김동영,안재홍,전노민,전미선

줄거리
죽기 전에 꼭 한 번 하고 싶은 ‘ㅅㅅ’ 꿈나무, ‘고환’어설픈 상남자, ‘남준’매를 버는 금수저, ‘갑덕’. 시한부 선고를 받은 ‘고환’의 마지막 소원은 오직 하나, "한 달이든…내일 당장이든… 죽어도 어른으로 죽고 싶어!” '고환’의 위대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절친 녀석들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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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WARNING'이라는 익숙한(?) 문구와 함께 시작된 영화는 곧이어 등장하는 성인 영상의 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범상치 않은 영화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곧이어 등장하는 불치병에 걸린 고환(류덕환)이 성적 본능을 마음껏 펼치지 못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 영화는 파격적인 재미와 진지한 고민이 함께 담긴 작품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위대한 소원]은 웃기고 재미를 주려는데 중점을 둔 코미디라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된다. 죽음, 불치병 환자들의 소원, 인간의 욕망 같은 무거운 주제를 비롯해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논란이 되었던 '섹스 볼란티어'(성 자원봉사)등과 같은 사회 이슈를 연상케 하는 부분도 함께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이를 유머와 애틋한 여운이 담긴 유쾌한 드라마로 그려내며 웃음과 감동이 담긴 정겨운 드라마로 완성했다. 

다소 민망하게 느껴지는 섹스가 불치병에 걸린 소년의 마지막 소원이라는 관점으로 바뀌게 되면서, 영화가 다루고 있는 섹스에 대한 정의는 진지한 시선으로 바뀌게 된다. [위대한 소원]의 흥미 요소는 바로 이러한 섹스에 대해 다가서려는 과정에 있다. 

부모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진짜 소원을 말하지 못하는 본능적인 고민을 친구들에게 털어놓는 과정은 힘겹게 느껴지다 못해 웃기면서도 슬픈 유머를 불러오게 되고, 고환의 소원을 위해 십대 친구들이 섹스 대상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에서는 큰 웃음을 유발한다. 주변의 여성들에게 섹스 이야기를 꺼내다 연속으로 뺨을 부르는 장면, 불법 성매매와 같은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맞이하다 봉변을 당하는 대목은 처절하다 못해 영화가 추구하고 있는 B급 코미디의 정서를 한층 더 부각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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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위대한 소원]만의 성적인 유머가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섹스에 대한 접근이 순수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십 대 소년 고환의 시선에서 볼 때 섹스는 죽기 직전 마지막 소원이자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의 친구들에게는 절친한 친구의 마지막 소원으로 정의된다. 

이는 영화가 다루고 있는 또 다른 근원적 소재인 죽음에도 적용된다. 아들의 죽음을 알게된 부모는 아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나름대로의 선물을 준비하지만, 이는 고환이 원하던 근원적인 소원과는 전혀 다른 요소다. 슬픔과 웃음이 공존하는 부분이지만, 죽음과 욕망에 대한 일반인과 환자의 정서적인 간극을 유머러스하게 다룬 의미심장한 대목이자 영화의 주제와도 밀접한 진지한 질문이기도 하다. 

죽음과 욕망이라는 원초적인 부분을 유쾌하면서도 진심 어리게 다루며 정겨운 여운을 기반으로 한 [위대한 소원]은 패기 넘치는 연기와 연출을 통해 순도 높은 코미디의 완성에 정점을 찍게 된다. 특히 이번 작품은 연기력 면에서 검증받은 류덕환보다는 '응팔'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안재홍과 여러 영화의 조연으로 존재감을 보인 김동영의 재발견으로 충분한 가치를 보였다. 안재홍, 김동영 콤비가 보여주는 재기발랄한 십대 연기는 영화의 러닝타임을 매우 즐겁게 만들어주며, 영화의 최고 백미로 꼽힌다. 부모로 출연하는 전노민, 전미선, 이한위의 존재도 큰 웃음을 불러온다. 

[스물] 이병헌 감독 못지않은 남다른 개성과 유머를 선보인 신예 남대중 감독의 연출력도 돋보였다. 유머와 진지한 정서를 끊을줄 아는 간결한 타이밍과 B급 적인 요소가 담긴 '병맛' 코드를 편집에 적절하게 사용해 [위대한 소원]만의 특징 있는 코미디와 유머를 완성하게 된다. 

[위대한 소원]은 4월 2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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