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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탈자]리뷰:애틋함이 더해진 곽재용의 [시그널]★★☆

16.04.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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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탈자,2016]
감독:곽재용
출연:임수정,조정석,이진욱

줄거리
1983년 1월 1일, 고등학교 교사 지환(조정석)은 같은 학교 동료이자 연인인 윤정(임수정)에게 청혼을 하던 중 강도를 만나 칼에 찔려 의식을 잃는다. 2015년 1월 1일, 강력계 형사 건우(이진욱) 역시 뒤쫓던 범인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30여 년의 간격을 두고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병원으로 실려간 지환과 건우는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살아나게 되고, 그 날 이후 두 사람은 꿈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보기 시작한다. 두 남자는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서로가 다른 시간대에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건우는 꿈 속에서 본 지환의 약혼녀 윤정과 놀랍도록 닮은 소은(임수정)을 만나게 되면서 운명처럼 그녀에게 마음이 끌린다. 어느 날, 건우는 1980년대 미제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중, 윤정이 30년 전에 살해 당했다는 기록을 발견하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지환 역시 건우를 통해 약혼녀 윤정이 곧 죽을 운명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남자는 윤정의 예정된 죽음을 막기 위해 시간을 뛰어넘는 추적을 함께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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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탈자]는 완벽한 스릴러물은 아니다. 하지만 얼마 전 개봉한 [널 기다리며]와 비교하자면, 조금이나마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장점만큼은 분명히 존재하는 작품이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엽기적인 그녀]와 같은 로맨스를 주로 연출했던 곽재용 감독에게 있어 스릴러물은 조금은 생소한 도전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탈자]는 단점이 분명하게 보이는 작품이다. 감성 로맨스와 스릴러의 만남부터가 모험인데, '타임슬립' 이라는 SF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전개는 산만해지고 이야기는 엉키게 된다. 감성을 강조하려 한 나머지 인물 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루려다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을 드러낸 일부 설정도 눈에 띈다. 

헐리웃 영화에서는 치밀하게 쓰이는 물리적인 법칙과 요소를 너무 쉽게 무시하고, 개연성을 높여줘야 할 보조적인 이야기는 제대로 부각되지 못한 채 편집되거나 넘어간다. 거기다 [해어화]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인물간의 관계 형성과 느닷없는 급전개도 등장한다. 치밀함과 완벽함을 가진 타임슬립 스릴러를 기대했다면 기대치를 내려놓는 게 좋다. 

문제점이 많은 영화지만, 시선을 바꿔 본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는 있다. 아마도 그것은 큰 반향을 일으켰던 tvn 드라마 [시그널]에 대한 영향 때문일 것이다. 물론 [시간이탈자]는 [시그널]만큼 치밀하지 않지만, 드라마가 지닌 익숙한 부분들을 활용해 문제가 된 단점을 보완하고 있는 점만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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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이 치밀함 속에 빠른 전개를 이어나간 것처럼 [시간이탈자]는 상세 설명을 생략한 단점을 빠른 전개로 메꾼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 방식과 시간대가 영향을 받게 되는 설정도 [시그널]의 그것과 비슷하다. 산만한 이야기 속에서도 범인과 사건 만큼은 분명하게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완성된 [시간이탈자]의 유일한 흥미 포인트는 범인 추적에 있다. 범인에 대한 신비감을 부각해 추적극의 흥미를 높여주며, 숨쉴틈 없이 발생하는 사건을 통해 긴장감만큼은 유지하고 있다. 작위적이면서 느닷없는 설정으로 완성된 결과가 긴장감 있었던 전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조금 아쉽다.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이지만, 곽재용 감독의 전작에서 볼 수 있는 복고적인 감성과 판타지적인 요소를 이해한다면 이야기 전개 과정에 진행된 단점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 영화는 스릴러 보다는 판타지 로맨스의 시선에서 봐야 한 영화였던 셈이다.  

[시간이탈자]는 4월 13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상상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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