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이은 마블의 2016년 야심작 [앤트맨]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여타의 마블 시리즈들과 다르게 코믹적인 분위기와 요소가 많다는 점에서 분명 특이한 인상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하지만 [앤트맨]의 진짜 매력은 영화 못지않은 원조 격 재미를 전해주는 원작 작품에 있다. 영화에 영향을 준 특유의 유머 코드와 함께 1~3대까지 이어지는 계보를 통해 시기에 따라 주인공을 바꿔가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색다른 설정이 매우 돋보였기 때문이다.
영화 [앤트맨] 개봉을 기념해 1~3대까지 이어진 원작 만화속 역대 '앤트맨' 캐릭터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1대 앤트맨- 마블 세계의 불완전한 천재 행크 핌
영화 [앤트맨]에서 마이클 더글라스가 분한 행크 핌은 과거 쉴드 멤버 시절 소련을 상대로 앤트맨 활동을 한 히어로 캐릭터로 그려지지만, 과거 영상과 대사로만 언급될 뿐이다. 핌 입자를 발명하며 자신만의 회사를 세우게 되지만, 쉴드 내부의 견해차로 탈퇴하고, 제자에게 회사 운영을 맡긴채 은둔 생황에 들어가게 된다. 노년의 나이를 맞이한 그는 스콧랭이 완벽한 앤트맨이 될 수 있도록 조언자 역할을 주로 수행한다.
하지만 원작 속 행크 핌은 마블 세계관과 자신이 속한 팀 어벤져스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천재 과학자이자 활동적인 히어로다. 그는 원래 히어로와 다소 거리가 먼 생물학자이자 인공두뇌 분야의 전문가였지만, 애인이었던 마리아가 살해당하는 슬픈 과거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발명한 '핌 입자'가 곤충 크기로 몸집을 줄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스스로 앤트 맨이 되어 모험을 즐기며 악당들을 상대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안 가 반 다인 박사의 연구를 돕게되고 그곳에서 박사의 딸 재닛 반 다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행크가 앤트 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재닛은 행크의 도움으로 여성 히어로 와스프가 되어 파트너로 활약하게 된다. 이들의 활약은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에게도 알려지게 되었고, 자연히 이들의 모임은 어벤져스를 탄생시키는 데 일조하게 된다.
어벤져스의 주축이 된 행크 핌은 앤트맨이 아닌 자이언트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자이언트맨은 앤트맨과 반대로 자신의 신체를 거인만큼 엄청나게 크게 키우는 능력을 지녔다.
이후 어벤져스와 쉴드에 과학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장비를 개발했고, 토니 스타크, 리드 리처즈와 함께 지구 수호를 위한 여러 중대한 발명과 연구를 진행하며 지구 최고의 두뇌적 지식을 자랑했다. 그리고 우연히 자신의 앤트맨 코스튬을 훔치고 세상을 구한 도둑 스콧랭의 행동을 보고 그에게 앤트맨 역할을 수행하도록 허락하게 되는 관용을 보여준다.
이처럼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과학자 히어로 같지만, 행크 핌은 마블 세계관에서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천재적인 지능만큼 매우 위험한 불안정한 정서를 지니고 있기에 그는 종종 자신의 천재적 재능을 악용하는 실수를 반복해 마블 세계관을 위기에 빠뜨리거나 주변인들에게 상처를 준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트너이자 아내인 와스프에 대한 폭행이었다.
약간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있던 행크 핌은 연구실에서 화학 가스 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로인해 옐로우 재킷이라는 빌런 형태의 또 다른 자아를 갖게 된다. 엘로우 재킷은 재닛을 유괴하기 까지 이른다. 정상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행크 핌의 정신상태는 극도로 불안해져 아내 재닛에 대한 의처증으로 이어져, 결국 재닛을 폭행하기에 이른다.
재닛과 이혼 후에는 오랜 적 에그헤드에 의해 마스터즈 오브 이블이라는 빌런 단체에서 활동하게 되는 실수와 더불어 자신의 불안정한 정신을 결합한 사이보그 울트론을 만들어 마블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한마디로 행크 핌은 위대한 히어로인 동시에 과학자의 불안정한 이중성을 상징하는 캐릭터이다. 과학이 인류에 지대한 발전을 이끌었지만, 그와 함께 원자탄과 같은 위험한 발명품을 내놓았던 것처럼 그는 그러한 불안정한 존재였다.
어쩌면 이러한 불안정한 그의 성격이 모든 마블 히어로들이 지니고 있는 콤플렉스를 뜻하는 것처럼, 여러 번의 실수를 통해 자신을 극복하는 진정한 히어로가 되어가는 과정임을 의미하는 바일 것이다.
원작의 그를 보고 싶다면
현재 국내에 출시된 마블 관련 도서의 대부분에는 행크 핌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필수적 캐릭터다. 어벤져스의 핵심인물이라는 점과 그가 발명한 장비가 워낙 많다 보니 조연 형태로 마블 작품에 여러 번 등장한다. 히어로 활동은 물론이며, 전자에 언급한 불안정한 그의 성격을 부각한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얼티미츠 VOL. 시리즈]
현재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비슷하게 구성된 [얼티미츠] 시리즈에서 행크 핌은 '얼티미츠'의 주요멤버로 등장한다. 기존 마블 유니버스속 캐릭터의 역할을 반복하는데, 아내 자넷과 이혼 이후에도 친구처럼 만나는 설정과 미국을 배신하고 그 적들과 동조해 미국을 침공하게 된다는 파격적인 설정이 등장한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마블 세계에 최강의 위기를 선사한 사이보그 빌런 울트론. 우주로 추방된 줄 알았던 울트론이 더 강력한 힘으로 돌아오게 되고, 인류는 울트론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울트론을 피해 지하에 숨은 마블 히어로들은 어딘가에 생존한 닉 퓨리를 찾게 되고, 퓨리를 통해 과거와 미래로 이동할 수 있는 시간 이동 장치를 발견하게 된다.
대부분의 히어로들은 미래로 넘어가 울트론을 상대하려 하지만 울버린과 수잔 리처드는 과거로 넘어가 울트론의 탄생을 막으려 한다. 바로 행크 핌이 최초로 울트론을 만들었던 시기로 온 것이다. 과학자들의 지나친 발명 욕구가 지금의 비극을 초래했다 생각한 울버린은 과거로 오자마자 곧바로 행크 핌을 죽이려 하고 수잔 리처드는 갈등에 놓이게 된다.
전자에 언급한 행크 핌의 과학적인 이중성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행크 핌의 운명에 따라 예상치 못한 미래의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자신의 발명이 인류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행크 핌의 인간적인 고민과 활약이 주도적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어벤저스:디스어셈블드]
예상치 못한 적들의 습격으로 어벤져스가 그에 따른 책임을 지고 해체 수순을 겪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갑작스러운 동료들의 잇따른 죽음, 울트론 무리의 습격, 크리 제국의 인류 공습 등 최악의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자 행크 핌의 전 아내 와스프가 큰 부상을 입게 된다. 행크 핌은 이 장면에서 사건을 수습하려는 주요 멤버로 등장하면서, 와스프의 부상에 크게 슬퍼하는 로맨티스트 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헤어졌어도 마음만은 그녀를 사랑했던 행크 핌의 진심이 담겨졌다. 2대 앤트맨 스콧랭도 등장하는 데 이 작품을 통해 사망하고 만다. (최근 다시 소생되었다.)
[시빌 워]
히어로들이 신념에 의해 서로 편을 갈라 싸우게 되는 내전을 그린 시빌 워, 행크 핌은 자이언트 맨으로 등장해 아이언 맨과 함께 정부의 편에 서며 캡틴 아메리카의 저항군을 상대한다. 비중 있게 등장하는 편은 아니지만, 전투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제공한다. 그가 만든 발명품들과 장비로 인해 아이언맨 진영이 우세를 보이지만 후반부에 캡틴 아메리카 진영이 행크 핌을 이용하게 되면서 전세는 역전되고 만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MARVEL,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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