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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리뷰: [도둑들]과 [베를린]이 완성한 낭만적인 애국영화 ★★★☆

15.07.13 21:37

 

 
[암살, 2015]
감독:최동훈
출연:전지현,이정재,하정우,조진웅,오달수,최덕문
 
줄거리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 측에 노출되지 않은 세 명을 암살작전에 지목한다. 한국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폭탄 전문가 황덕삼! 김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은 이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암살단의 타깃은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 한편, 누군가에게 거액의 의뢰를 받은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이 암살단의 뒤를 쫓는데...
 

도둑, 도박꾼, 배신자들이 판치는 범죄의 세계를 개성 넘치게 그린 최동훈 감독이 이번에는 비극적인 역사속에서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누군가는 독립운동을 위해, 또 누군가는 배신자, 변절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시대지만, 최동훈 감독은 이를 특유의 케이퍼 장르와 결합해 이들이 처한 상황을 더욱 긴박하면서도 극적으로 표현하려 한다.
 
[암살]의 시작은 여타의 케이퍼 무비와 비슷한 느낌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최동훈 감독 작품의 정석이기도 했다. 얼굴도 본 적 없는 흩어진 인물들을 모아 임무에 투입 시키는 과정은 케이퍼 무비의 전형 그 자체였다. 유머러스한 캐릭터의 유머러스한 등장, 진지한 캐릭터의 비장미 가득한 등장은 '한탕'을 위해 모인 패거리들의 집합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도둑들' 처럼 집합한 이들 이지만 목적은 '한탕'의 개념과 정반대인 '애국' '독립'과 같은 비장감이 섞인 진심이었다. [도둑들] [범죄의 재구성]의 인물들이 '한탕'과 같은 일회성 목적과 자신들의 생존을 보존하기 위해 배신, 속임수를 밥 먹듯이 하는 것과 달리 [암살]의 인물들은 이 목적을 위해서라면 목숨마저 내놓을 수 있다. 그렇기에 [암살]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던 케이퍼 장르의 전형과 다르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영화의 방향을 의도한 듯 [암살]은 '애국'의 목적과 대립하는 또 다른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이들은 케이퍼 무비의 전형성을 가진 인물들로 '돈' '생존'과 같은 목적을 위해 암살단과 대립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놓여있다. 애국적 진심과 이익을 위해 모인 [암살]의 대립관계는 첩보물과 케이퍼 영화 장르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조화를 이루게 된다.
 
임시정부와 일본 헌병대와 같은 양쪽의 정보기관들이 서로의 계획과 목적을 간파하려는 와중에 하와이 피스톨과 같은 변수가 나타나 양쪽 진영의 향방을 흔들어 놓게 되면서 이야기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흘러가게 되고,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해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더해주는 식이다.
 
이렇듯 다양한 목적을 지닌 인물들의 등장은 이야기의 풍부함을 높여주지만, 때로는 그러한 시도가 장단점과 같은 양면성을 불러오는 위험요소가 된다. 유머러스함과 캐릭터의 개성을 통해 초반부터 흥미를 자극했던 영화의 전개는 중반에 들어와 본격적인 작전을 위한 실행에 돌입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재미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계획할 암살 작전에만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를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암살]은 이 장면에서부터 예상외의 전개를 이어나가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관객의 취향과 관람 이해에 따라 호불호의 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
 
장기적인 이야기의 전개상 필요한 설정이기도 했지만 흐름상 어울리지 않는 전개, 인물들의 관계와 위치를 한순간에 섞어버린 혼란스러운 장면, 중심인물의 비중을 높이려다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예상외의 역효과, 이로 인해 이야기가 느려지게 되는 문제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는 아쉬운 설정 이지만 이야기의 전개를 빠르게 진행해 문제적 부분들을 빠르게 넘겼다는 점과 유머, 로맨스, 스릴러, 액션 등 장르적 정서의 장점을 잘 담아낸 여러 흥미로운 장면들로 문제점을 대처 했다는 점에서 [암살]의 오락적 요소들을 즐기는데 큰 방해를 주지 않는다.
 
영화는 후반부로 들어서며 대망의 클라이막스를 맞이하게 되는데, 중반부에 보여준 허술한 설정이 이후의 전개를 위한 복선이었다는 것을 이해시켜 주게 된다. 결국, 이러한 설정상의 문제는 후반부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영화의 분위기는 [도둑들]과 [베를린]의 장점을 빌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두 영화의 정서를 적절하게 배치했다. 특히, 전지현과 하정우가 연기한 [베를린]속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면 [암살]속 두 인물의 관계는 이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많아 예상외의 흥미를 가져다 준다. 이정재, 오달수, 조진웅, 최덕문은 기존 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모습을 이어 나가지만, 시대적 상황에 부닥친 인물들의 표상을 보여주며 [암살]만의 드라마를 풍요롭게 형성한다. 조승우, 김해숙의 특별출연 장면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하며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전지현은 이번 작품의 중심인물로 강인하면서도 털털하지만, 깊은 내면에 여성스러움과 나약함을 간직한 안옥윤을 매력적으로 표현하였고, 극의 분위기상 어색할수도 있었던 발랄한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연기해 작품의 정서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메인 캐릭터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안옥윤은 신념을 위해 '정체성'이라는 거대한 운명을 상대하는 투사로 그려져 여느 액션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한국형 여전사의 표본을 보여주었다. 
 
[암살]은 '친일파 청산'과 '역사 바로잡기'와 같은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영화만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정서(경성 시절의 문화, 클래식 & 재즈 음악), 고전 누아르와 스릴러를 연상시키는 편집과 영상, 독보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들의 개성을 통해 낭만의 정서가 담긴 매력적인 애국 영화를 완성했다. 최동훈 감독만의 치밀함은 전작에 비해 덜해 보일지 몰라도 한동안 한국 영화에서 조명 받지 못한 독립군을 매력적으로 그려 냈다는 점에서 영화가 지닌 가치는 매우 뜻깊었다.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라는 극 중 대사가 지닌 의미처럼 암울한 시대에 지금의 희망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들에 대한 묘사는 이 영화가 담고자 한 진심 어린 메시지이자 헌사였던 셈이다.
 
[암살]은 7월 2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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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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