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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리뷰: 괴수물이 되어 돌아온 新 [쥬라기 공원](★★★☆)

15.06.10 20:07


[쥬라기 월드, 2015]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
출연: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빈센트 도노프리오

줄거리
‘쥬라기 공원’이 문을 닫은 지 22년,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공룡들을 앞세운 ‘쥬라기 월드’는 지상 최대의 테마파크로 자리잡는다. 하지만 새롭게 태어난 하이브리드 공룡들은 지능과 공격성을 끝없이 진화시키며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하는데…
 


제목 때문에 과거의 시리즈와 전혀 연계되지 않은 리부트성 작품을 예상했지만, [쥬라기 월드]는 스필버그가 남긴 [쥬라기 공원]의 과거의 유산을 잘 이어받은 '적자' 였다. 그것은 영화에 등장하는 하이브리드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 처럼 과거의 장점과 현시대의 새로움을 이어받은 하이브리드한 작품과도 같았다.
 
초반부, 과거의 '쥬라기 공원' 이었던 이슬라 누블라 섬은 '쥬라기 월드'라는 테마파크로 재개장 된다. 첨단 모노레일을 통해 공원으로 이동한 관광객들 앞에 거대한 크기의 입구가 흥분과 기대 속에 열리게 된다. 그 순간 관객들은 알게 된다. "저 문은 1편에 등장했던 입구가 아니었을까?"

이처럼 영화는 시작부터 과거 [쥬라기 공원]의 배경, 소품, 명장면과 설정을 적절하게 빌려와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신선한 이야기와 볼거리를 완성하는 진화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이는 영화속 숨은 이스터에그를 찾는 재미이자 전작을 향한 오마주와 같았다. 
 
웅장한 규모의 공원에 남녀노소 누구나 공룡들을 바로 앞에서 자유롭게 만나고 구경하게 된다. 최첨단 보안 장치속에 관람객들은 공룡들의 사냥에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게된다. 그것은 바로 공원의 설립자였던 존 해몬드가 추구하고자 한 이상향적인 테마파크였다.
 
이를 강조하려는 듯 공원 내부에 있는 건물의 메인홀에는 존 해몬드의 동상이 놓여 있었다. 뒤이어 1편의 홍보 영상에 등장한 DNA 캐릭터, 공룡들이 홀로그램 영상으로 등장한다. 특히 [쥬라기 공원] 시리즈에서 바로 화석이 된 공룡들을 되살렸던 '헨리 우'박사 (B.D 웡)의 출연이 반갑다. [쥬라기 공원]의 공룡을 창조한 그는 이번에는 원조 공룡들을 능가하는 DNA 혼합 공룡을 만들어 또 다른 생태계 위험을 만들어냈다. [쥬라기 공원] 주인공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T-렉스의 염소사냥은 테마파크의 인기 프로그램이 되었고, 1편의 장소였던 공원의 중심지가 폐허가 된 채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특징이 된 공룡을 활용한 공포 분위기 조성은 T-렉스, 벨로시랩터와 같은 공룡들이 담당했지만, 이번에는 단 한마리의 공룡이 그 역할을 맡았다. 바로 이번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 하이브리드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 다. T-렉스의 거대함, 벨로시랩터의 영특함을 물려받은 이 공룡은 거대한 이빨과 날카로운 손톱으로 무장해 여러 공룡과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사악한 괴수에 가깝게 묘사된다.  
 
[쥬라기 월드]는 이 괴수의 존재 하나만으로도 전편을 능가한 잔인함과 공포를 선사한다. 기존의 원조 격 공룡들보다 더 크게, 더 무섭게 만들어 수많은 관람객을 유치하려 한 자본의 탐욕과 과학적 맹신이 만들어낸 괴수임을 상징하고 있다. 시종일관 종횡무진 활동하며 공원에 사고를 일으키는 인도미누스 렉스의 폭주는 [쥬라기 월드]를 전편의 시리즈가 추구한 재난 영화의 특성보다는 괴수물에 더 가깝게 인식시켜 준다. 
 
이에 비해 주인공 오웬(크리스 프랫)은 벨로시랩터의 자연 그대로의 본성을 이해하며 이를 통해 공룡들을 조련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순수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상징화한다.

이러한 대립적 관계는 후반부 강렬한 인상을 남길 마지막 장면을 완성하는 기초가 된다. 그것은 괴수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격돌 장면으로 [쥬라기 공원]을 기억하는 올드팬, 괴수영화팬, 그리고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한 관객들까지 모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과거보다 더욱 진일보된 CG 기술은 공룡의 움직임, 피부조직의 색채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CG로 완성한 공룡의 종류는 증가했으며, 감정 표현까지 자연스럽게 완성했다. 아이맥스 화면을 통해 표현된 '쥬라기 월드' 테마파크의 전경은 경이롭게 그려져 영화의 스펙터클을 더해주며 실제 관객들이 테마파크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3D 효과도 나쁘지 않았지만, 2D 일반 화면 감상도 무난한 편이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가 지닌 특유의 장점이 분명한 가운데, B급적인 요소가 다분한 유머는 전작과 다른 [쥬라기 월드]만의 독보적인 색채로 영화의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연출자인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이 독립영화에서 선보인 특유의 개성 있는 유머로 캐릭터들의 친밀감을 높여주는 동시에 고조된 분위기를 진정시켜 주는 효과를 불러왔다.

물론 이러한 유머적 개성이 다소 과한 면이 있어 공포적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거나 등장인물의 심리와 관계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 비중 있을것 같았던 캐릭터들도 활용하지 못해 인물간 에피소드가 부족한 부분도 단점이다. 공룡에 신경 쓴 나머지 정작 드라마를 이끌 사람들의 이야기는 미완성에 그친 인상을 줘 아쉽다. 그러나 어드벤처 성향이 강한 영화의 특징상 감상을 방해하는 수준은 아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정감 어린 성격의 히어로 피터 퀼을 연기한 크리스 프랫은 [쥬라기 월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기를 선보이며 친근함을 더해준다.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눈에 띄는 대표작을 내놓지 못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이력을 대표할 대중적인 작품을 갖게 되었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주연급 배우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크리스 프랫의 캐릭터와 좋은 호흡을 보여줘 보는 내내 의외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전작과 연계된 이야기, 개성 있는 유머, 괴수물의 전형 등 이 세 박자를 완벽하게 혼합시킨 [쥬라기 월드]는 2015년 흥행영화의 한 획을 그을 흥행작이자 과거 시리즈의 화려한 부활을 알린 의미 있는 작품이 되었다. 공룡에 열광한 영화속 관람객들처럼 이제는 영화팬들이 스크린속 공룡에게 열광할 때이다. [쥬라기 공원]을 보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쥬라기 월드]는 6월 1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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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P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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