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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리뷰: 이것이 마블 영화다!(★★★☆)

15.04.22 09:57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
감독:조스 웨던
출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제레미 레너
 
줄거리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헐크,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로 구성된 어벤져스는 동유럽의 조그만 나라에 위치한 히드라의 본거지를 급습한다. 토니 스타크는 히드라의 연구실에서 스칼렛 위치의 마법이 일으킨 환영을 맞이하게 된다. 인류와 어벤져스의 최후가 담긴 환영을 보고 불안감을 느낀 토니 스타크는 히드라의 연구 자료를 토대로 오래전부터 계획된 '울트론' 프로젝트(평화 유지 프로그램)를 가동하려 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어긋나게 되고, 울트론은 인류를 멸망시키려 하는 계획을 갖게 된다. 어벤져스는 히드라에 묶여 있었던 퀵실버, 스칼렛 위치와 함께 울트론의 계획을 저지하려 한다.
 

 
2015년 최고의 기대작 마블의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어벤져스 2) 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큰 흥행에 성공한 마블 시리즈의 영향. 전 시리즈에 등장한 배우들의 출연, 서울 촬영과 한국 배우 수현의 등장 때문에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몰고 왔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영화에 대한 실망도 커지는 법. 관객들의 욕구와 기대가 더 커진 만큼, 자연히 이 시리즈가 그에 합당한 기대를 충족 시켜줄 수 있을지 불안하기도 하다.
 
게다가 그동안 공개된 예고편을 볼 때, 이번 시리즈는 가장 음울할 것으로 예상해 그동안 마블 시리즈의 밝은 면을 즐겼던 관객들에게는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기대 속에 시작되었지만, 만만치 않은  큰 부담감을 지니고 있는 만큼 연출을 맡은 조스 웨던 감독은 이러한 부담감을 잘 극복해냈을까?
 

-마블식 유머와 가벼움은 지속된다
 
 
놀랍게도 [어벤져스 2]는 전자서 언급한 부담감은 애초에 없었다는 듯 이 가볍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벤져스]1편과 [아이언맨 3]에 가까운 편이다. 멤버들은 여전히 수다스럽고, 위기 상황에서도 농담을 나누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애초 전체적으로 어두울 것으로 생각했던 설정은 짧고 굵게 언급될 뿐이다. 긴장감이 흐르는 장면에서도 적절한 유머 상황을 이용해 절묘하게 넘어가는 장면도 마블 영화 특유의 가벼운 분위기를 형성해 나간다.
 
메인 빌런인 울트론은 단순한 기계적 로봇이 아닌 사람에 가까운 존재로 그려진다. 원작 그랙픽 노블에서는 마블 히어로들을 공포에 빠뜨리고 인류를 전멸시키기에 이르는 공포스러운 기계로 그려지지만, 영화속 울트론은 시니컬한 유머와 다양한 감정을 드러내며 매우 영악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마블의 의미심장함도 지속된다
 
 
그럼에도 [어벤져스 2]는 전편보다 조금 어두워진 편이며, 의미심장스럽고 진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의미심장함의 시작은 처음 형체가 없었던 A.I(인공지능) 프로그램 울트론이 토니 스타크의 자비스와 대화를 시도하는 장면에서부터다. 자신의 탄생과 존재 여부에 의문을 느끼던 울트론이 자각하여 인간에 대한 증오를 드러내는 과정은 A.I 소재의 묵시록적인 영화에서 등장할 법한 내용이다. 스스로 진화하여 자신의 창조주를 멸하려는 울트론은 인간 본성에 대한 이중성과 어두운 내면의 상징으로 인류의 잘못과 과학 기술에 대한 지나친 맹신과 욕망에 대한 경고를 암시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어벤져스 멤버들의 불안한 내면, 심리, 과거를 부각해 고뇌하는 모습을 부각하는 장면도 돋보인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스칼렛 위치의 역할은 바로 히어로들의 어두운 성향을 끄집어 내 그들을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 이들의 이러한 모습은 히어로라 불린 이들의 나약함을 드러내며 강인함 속에 가려진 이들의 인간적인 이야기와 사연을 담고 있다.
 
토니 스타크는 자신의 재능과 기술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뉴욕 사태에 대한 책임과 공포가 있었다. 단지, 다음 사태를 준비하고 인류를 보호하고자 순수하게 제작한 프로그램 이었지만 그 의도는 사악한 울트론을 낳음으로써 무의미해지게 된다.
 
토니 스타크의 이러한 자만심은 동명의 마블 원작서 울트론을 개발한 행크 핌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는 과학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만을 추구하는 과학자 히어로로 미래의 인물들이 울트론의 위험성을 경고해도 순수한 호기심으로 이 문제를 직접 대면하려 하는 과학자의 집념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어벤져스 2]의 토니 스타크의 이러한 과학 맹신자에 대한 풍자이자 어두운 이면 그 자체를 의미한다.
 
블랙 위도우는 유년 시절부터 스파이로 길러져 폭력과 어둠으로 점칠 된 조직에서 살아야만 했고, 살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했던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었다. 이외에도 전쟁의 상처를 지닌 캡틴 아메리카,왕국을 수호해야 하는 압박감을 지닌 토르 그리고 이들을 혼란에 빠뜨렸던 퀵 실버, 스칼렛 위치 남매의 슬픈 사연, 자신의 폭주에 고통당하는 민간인들의 모습을 보며 고뇌하게 되는 헐크 등 인간이라면 모든 이들이 지니고 있는 상처와 내면이 크게 부각된다.
 
이들의 이러한 당황함 속에 유일하게 침착함을 잃지 않고 중심점을 잡는 인물은 호크 아이다. 그는 멤버들과 달리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지 않았으며, 그 누구보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기반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게 된다.
 
울트론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 형태의 로봇 이지만 로봇과 인간의 이성과 생각을 초월한 신비로운 캐릭터 '비전'은 울트론과 달리 인간을 세밀하게 보는 능력을 지닌 인물로 그려지며, 부정적으로 그려진 인간에 가능성과 희망을 조명해 주며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울트론은 그들의 그러한 상처와 내면을 비웃으며 인간의 나약함을 비꼰다. 히어로들은 그러한 자신들의 상처를 정면에 마주하며,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 울트론에 대항 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게 된다.
 

-볼거리는 어땠나?
 
 
스케일과 액션의 강도는 한층 다양해졌다. 글로벌 지역을 오가는 배경이기에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공중, 타격, 화력, 추격전 등의 다양한 액션을 선보인다. 로봇 울트론의 등장으로 공중, 타격전이 자주 등장하는 편이며, 거친 금속성의 액션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수많은 히어로들이 등장한 만큼 그에 맞는 특성에 맞게 설정된 캐릭터들의 액션도 볼만한 편이다.
 
그래서 종종 [어벤져스] 1편 만큼의 쾌감이 약하다는 반응도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1편이 후반부 하이라이트를 통해 액션과 볼거리를 집중했다면, 2편은 초 ,중, 후반마다 적재적소로 여러 볼거리를 차분하게 배치해 놨다. 쾌감은 약할지라도 풍부해진 이야기와 상황에 따른 적절한 액션 장면을 즐기는 것 또한 이번 2편의 새로운 재미가 될 수 있다.
 
아이언맨은 여전히 하늘을 날아다니며 레이저 포를 쏘아대고, 블랙 위도우는 특유의 날렵함에 타격 장비를 갖추며 울트론 로봇들을 상대한다.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가 자신들의 주 무기인 방패와 망치를 이용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액션을 보여주는 장면도 멋있게 연출된다. 여기에 새롭게 합류한 쌍둥이 남매의 스피드와 마법 기술이 활용되는 장면도 극의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비중있게 다뤘다. 아쉬운 점은 퀵 실버의 스피드에 대한 묘사가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버전의 퀵 실버 보다 조금 세밀하지 못하고 개성 있게 표현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러한 아쉬움은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비전을 통해 채워지게 된다. 어벤져스와 울트론을 합한 것 보다 강한 힘을 가진 그는 (영화를 보면 그 이유를 알게된다.) 다양한 초능력과 레이저 공격으로 울트론 군단에 큰 타격을 입히는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울트론은 자신의 복제된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엄청나게 증식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인간의 두뇌보다 더 진보된 자신의 지식을 토대로 완성된 기술력을 이용해 어벤져스를 위협하는 후반부 격돌 장면은 엄청나다.
 

-그외 볼거리
 
 
국내 팬들이라면 서울에서 촬영된 장면들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 본다.
 
우선, 서울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울트론이 진행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계획이 완성되는 중요 장소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어벤져스와 울트론 군단의 추격전이 발생하고 마포대교, 상암, 강남 등에서 촬영된 추격전이 긴박하게 연출된다.
 
좋게 본다면 제작진이 서울의 모습을 너무 생생하고 자세하게 담은 나머지 골목길, 번화가, 도심이 비중 있게 담았다고 볼 수 있지만, 나쁘게 본다면 일부 낙후된 장소가 등장하고 드러난 것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이 들 수도 있다.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라 이해하고 본다면 서울에서의 액션씬은 나름 괜찮은 볼거리다.
 
액션 외에도 예고편을 통해 유출할 수 있었던 헐크와 블랙 위도우의 로맨스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구성이다. 로맨틱 영화처럼 세밀하게 연출하기보다는 간단한 스킨쉽, 대화, 표정을 통해 거친 설정에서도 애틋한 로맨스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볼만했다. 특히 서로의 아픈 과거와 상처를 지닌 캐릭터들이 공감을 통해 애정을 키워나가는 방식은 히어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특이한 로맨스 구조하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어벤져스 2]는 심각하게 어둡지 않지만, 전편보다 드라마와 같은 정서적인 이야기가 많아졌다. 그래서 여러 인물들의 등장과 이에 대한 설명과 드라마적인 요소를 집중적으로 다루려 한 탓에  다소 지루하거나 산만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산만함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유지해 드라마를 완성 시켜 재미와 감동을 어설프지 않게 완성한다.
 
이러한 정서적 완성 과정에서 예상외의 이야기 전개와 결말을 등장시켜 남다른 여운과 새로운 기대를 선사하는 방식도 마블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재미이다.
 

-수현의 등장과 비중
 
 
국내 팬들의 또 다른 관심사는 한국인 캐릭터와 배우로 영화에 출연한 '헬렌 조' 수현의 등장과 비중이다. 그녀의 등장 비중은 예상보다 많은 편이며, 영화에서도 꽤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극 중 그녀는 마블 히어로들이 작전을 짜는 데 관여하기도 하며, 연구 내용은 울트론 또한 매우 탐내고 있는 기술로 이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서울에까지 올 정도였다. 결국, 그녀가 연기한 헬렌 조는 극의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칠 연구를 진행하게 되고 이것은 어벤져스와 울트론 사이의 양날의 검이 된다.
 
'헬렌 조'를 연기한 수현은 어색하지 않은 영어 연기와 자연스러운 표정 연기를 선보이며 헐리웃 배우들과 자연스러운 교감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으다. 향후 마블 시리즈에도 등장할 수 있는 여운을 남겨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마블 '페이즈 3' 를 예고하다
 
 
마블 영화의 큰 특징은 곳곳에 숨겨진 이스터 에그와 후속을 예고하는 몇몇 장면들이 지니고 있는 의미다. [어벤져스 2]는 2016년 이후 진행 될 '페이즈 3' 작품에 대한 수많은 예고를 담고 있어, 마블 원작 시리즈를 접하게 된 팬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다.
 
와칸다라는 가상의 아프리카 국가, 비브라늄 재질 그리고 앤디 서키스가 연기한 율리시즈 클로가 등장한 장면은 2017년 개봉할 [블랙 팬서]를 예고하는 장면이며, 토르가 아스가르드의 환상을 보고 불안해하는 모습은 토르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는 [토르:라그나로크]를, 내년 개봉 예정인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를 암시하는 스티브 로저스와 토니 스타크의 말다툼, 영화 상영이 끝나고 공개된 쿠키 영상은 2018년, 2019년에 각각 선보이게 될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에 대한 예고다.
 

-다소 산만하다는 반응에 대해
 
 
기자 시사가 끝난 후 나왔던 대부분의 공통적인 반응은 "재미있지만, 산만하다."라는 반응이다. 아마도 이러한 반응들은 SNS를 통해 소식을 접했을 예매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 본다면 그동안의 마블 영화들은 완벽하지 않았다. 일반 장르 영화의 기준에서 봤을때 허점이 많았던 것이 이 시리즈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영화팬들이 열광했던 이유는 재미와 시리즈가 가지고 있었던 고유의 정서와 세계관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한 특별한 장점이 있었기에 고정적인 단점은 눈에도 보이지 않기 마련이다.
 
1편인 [어벤져스]만 헤도 산만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진행된 마블 히어로 솔로 영화들이 개봉해 관객들에게 상당한 학습효과를 주었기에, 어렵지 않게 적응하며 영화를 즐길 수 있었고, 산만함은 이들의 향연을 재미있고 가볍게 즐길수 있는 오락적인 요소가 되었다. [어벤져스 2]는 지금까지의 페이즈 1, 페이즈 2의 세계관과 정서를 흡수했기에 이보다 더 산만하고 정신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조스 웨던은 이 복잡한 상황을 원작과 마블 영화 세계관에서의 개성과 장점을 잘 섞어내 즐거운 오락 영화로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전편보다 재미있거나 덜 하거나 하는 반응은 관객들의 취향에 따라 다를 것이다.
 
제한된 러닝타임에서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그들의 매력과 정서를 최대한 함축하며 이야기를 진행했기에, 이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어벤져스] 1편에 대한 이해와 함께 원작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편이 좋다. 이미 마블 영화 시리즈에 적응한 영화팬과 원작의 매력에 빠진 독자들 이라면 [어벤져스 2]는 즐거운 향연의 시간일 것이다. 우선, 그동안 [어벤져스 2]를 위해 여러 관련 기사를 쓰고 마블 원작을 학습했던 본 기자는 재미있게 즐겼다고 말하고 싶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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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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