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어로, 2014]
감독:돈 할, 크리스 윌리엄스
목소리 출연:라이언 포터, 다니엘 헤니, 스콧 애짓, 제이미 정
줄거리
천재 공학도 ‘테디’가 개발한 힐링로봇 ‘베이맥스’! ‘테디’의 동생이자 로봇 전문가인 ‘히로’는 도시가 파괴될 위기에 처하자 '베이맥스'를 슈퍼히어로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과연 이들은 도시의 위험을 막아낼 수 있을까?
원작인 마블 코믹스 [빅 히어로 6]는 일본의 수도 도쿄를 배경으로 한 일본적인 분위기와 색채가 강한 히어로물 이다. 이러한 이국적인 정서와 배경이 가족적 분위기가 강한 디즈니 특유의 정서적 만남이란 점에서 많은 궁금증을 불러왔지만, 한편으로는 이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까 우려했다. 공개된 [빅 히어로]는 그러한 잡념과 거리가 먼 신나는 SF와 따뜻한 가족 드라마가 결합된 작품이었다. 이를 풀어서 정의한다면 마블과 디즈니의 정서가 만나 완성된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이었다.
일본의 도쿄과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가 결합한 가상의 도시 '샌프란쇼코'.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정서가 하나가 된 이곳에서 다양한 과학적 지식은 물론 창의적인 로봇을 만드는 재능을 지닌 14살의 천재 소년 히로(라이언 포터)가 살고 있다. 하지만 히로는 이러한 천부적 재능을 불법 로봇 격투대회와 같은 엉뚱한 곳에 사용하며 방황하고 있다. 형 테디(다니엘 헤니)는 동생의 이러한 행동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히로에게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신세계'를 보여주게 된다. '신세계'는 다름 아닌 '과학 세계'를 의미하는 동시에 자신과 같은 '친구'들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형이 만든 로봇이자 운명적 친구인 '베이맥스'(스콧 애짓)를 만나게 된다.
친근해 보이는 3D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도쿄와 샌프란시스코가 결합한 가상의 도시 '샌프란쇼코'의 배경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유의 환상적인 배경과 정서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주요인물들과 박력 넘치는 비주얼 액션은 마블의 [아이언맨]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안 어울릴 것 같았던 이러한 정서적 조합은 형제간의 '우애'를 뜻하는 가족적 정서와 '친구 간의 우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 [빅 히어로]의 바탕이 된 이야기는 한편의 '성장기'다. '사춘기' 성장통을 느끼고 있는 소년은 형의 사랑으로 '꿈'을 간직하게 되고, 이어지는 절망적 상황에서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슬픔'을 극복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디즈니 특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통해 유쾌하게 표현된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테디의 친구들을 비롯해 주인공 히로와 '환상의 짝'을 이루는 힐링로봇 베이맥스의 활약은 [빅 히어로]의 백미중 하나. 뚱뚱한 체형에 흰색의 신체를 띄고 있으며 느릿느릿한 움직임에 푹신한 풍선재질을 지닌 이 로봇은 더없이 선하고, 순수하며 친근하기까지 한다. 엉뚱한 행동으로 연신 웃음을 불러오는 베이맥스가 히로의 도움으로 '영웅'이 되는 과정은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이 되어 가는 것만큼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여기에 사람을 해치지 않고 구하는 데 목적을 둔 베이맥스의 특징은 감동적인 드라마로 연결돼 훈훈한 분위기를 불러온다.
마블 히어로 영화의 특징답게 '영웅'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전달하는 교훈도 [빅 히어로]의 따뜻한 정서를 완성하는데 한몫한다. 치료용 '힐링 로봇'으로 개발된 베이맥스와 오합지졸 히어로들이 여러번의 전투와 패배를 경험하며 서서히 만능 능력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비롯해 끝까지 정정당당한 '선(善)'의 행동을 고집하려는 '빅 히어로'들의 행동이 그것이다. 가족형 히어로 영화라는 특징을 떠나 '영웅'에 대한 가치관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메시지는 깊은 인상을 남겨준다. 역동적인 움직임과 박력이 더한 액션을 펼치는 화려한 장면과 박진감 넘치는 음악의 조화 또한 매력적이다.
디즈니와 마블의 만남은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완성했다. 단순히 재미있고 멋있다는 의미보다는, 아프고 슬플 때마다 특유의 치료법으로 주인공을 치료해 주는 베이맥스처럼 관객에게 의외의 '힐링'을 선물할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빅 히어로]는 1월 22일 일반 상영과 IMAX 3D로 개봉할 예정이다.
P.S 1: 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가 이번 작품에도 특별출연한다. 실사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에 까지 등장해 새로운 재미를 준다. 눈 크게 뜨고 잘 찾아보시길 바란다.
P.S 2: 같은 디즈니 계열사인 픽사의 [인크레더블]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도 있어서, 향후 [인크레더블]과 [빅 히어로]가 크로스오버를 시도해 디즈니 판 [어벤져스]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특수효과:★★★★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