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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리뷰: 부모 세대와 함께 볼수 있는 '좋은 신파' 영화

14.11.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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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2014]
감독:윤제균
출연:황정민,오달수,김윤진,장영남,라미란,김슬기

줄거리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우리 시대 아버지 ‘덕수’(황정민 분), 그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단 한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다. ‘괜찮다’ 웃어 보이고 ‘다행이다’ 눈물 훔치며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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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대표적인 흥행 공식 중 하나를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아마 과거일 것이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던 [친구] [써니]를 비롯해 6.25 전쟁을 배경으로 남다른 드라마를 완성한 [태극기 휘날리며] 그리고 암울했던 시대에 희망을 이야기 한 [변호인] 같은 드라마도 있었다. 각기 다른 메시지와 '공감'을 불러일으킨 작품들 이지만 그 배경에는 '과거'가 있었다. 

[국제시장]은 이러한 과거 소재 흥행작의 특징에서 장점을 잘 흡수한 작품이다. 영화의 주 소재인 시대적 배경이 자칫 민감한 사안을 건드릴 수도 있었지만, 영화는 그러한 위험성을 '공감'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돌파하며, 원래 의도하고자 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시작은 처참했던 6.25 전쟁을 '흥남 부두 철수' 사건을 통해 표현하는 방식이다. 일가족이 '이산 가족'이 될 수 있는 위기의 상황에서 아버지는 만약을 대비해 아들에게 가장이 될 것임을 강조하게 된다. 결국, 그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이 짊어지게 될 운명이 되고 '부성애'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개인은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존재가 되고 그 개인은 바로 지금의 우리 부모 세대를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후, 영화는 부모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시대적 요소를 적절히 섞어가며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완성된다. 

어려운 가정 현실을 몸소 느끼게 된 덕수가 '파독(派獨)' 근로자의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는 멜로드라마로 그려지며, 새로운 돈벌이를 위해 전쟁중인 '월남'에서 일하는 에피소드는 전쟁 드라마가 되며 전쟁중 헤어진 '이산 가족' 이야기는 '신파성 드라마'로 표현된다. 이야기는 어렵지 않은 편이며, 주어진 에피소드내 장르의 범위에서 무난하게 그려진다. '향수'를 자극하는 시대적 요인은 다분하고 유머와 드라마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모든 이야기마다 감성을 자극하는 '신파적 요인'들이 있다. 그래서 영화는 매 순간이 지루하지 않고 기승전결의 흐름이 뚜렷하며 즐길 수 있는 흥밋거리도 많다. 

그러나 [국제시장]은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시대적인 요인에 개인의 인생사를 더한 이야기는 흥미로웠으나 이는 90년대 개봉한 [포레스트 검프]의 이야기 방식을 어설프게 빌린 것에 불과했다. 때문에 이야기 마다 흥미를 높여주려고 정주영, 앙드레 김 등등의 실존 인물을 등장 시키는 장면은 왜 넣었나 싶을 정도로 어설펐다. [포레스트 검프]의 그러한 설정이 시대에 대한 풍자성과 상징성을 지녔던 것과 다르게 영화는 그저 웃기려 한 요소에 불과했다. 그만큼 이야기의 틀을 유지해줄 에피소드와 이야기 구조는 단순했으며, 메시지와 주제도 너무 뻔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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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위험천만한 단순한 신파를 그럴듯한 완성도 있는 드라마로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집중력 있는 연기 덕분이었다. 황정민은 각 에피소드마다 특유의 인간적인 개성이 담긴 연기를 펼치며 평범한 소시민 남성이 '위대한 아버지'가 되는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는데 몰두한다. 이를 받쳐주는 김윤진의 감성적인 연기를 비롯해 오달수, 김슬기, 라미란을 비롯한 조연진들의 제 역할도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러한 '신파'의 격을 높여줄 수 있었던 인물은 조연이지만 주연에게 큰 영향을 미친 장영남이 연기한 '어머니' 였다. 죄책감에 빠진 아들에게 냉정한 척하면서도 힘이 되어 주고, 집안의 기둥답게 자식들의 안위를 살피고, 나약한 여성에서 강인한 여성의 모습은 이 작품의 드라마를 완성시킨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영남의 슬픔으로 등장인물들의 슬픔도 시작되고, 분노, 기쁨의 감정이 요동치게 된다. 

이처럼 [국제시장]은 '감성적인 코드'와 배우들의 연기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낸 '좋은 신파물' 이다. 물론, 이야기적 시각과 메시지적 가치에서 볼 때 불편한 요소도 없지 않아 있다. 비록 부모 세대의 굳세게 살아온 시절을 되돌아 보려는 의도가 담긴 작품이라 하더 라도 메시지는 고전적이고 상투적이며, 시대의 민감성을 외면한채 '향수', '추억'만 강조하는영화의 이면은 무책임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과연, 지금까지 모든 세대가 공감하며 볼수있는 영화가 있었나 싶다. 물론 그러한 세대 지향적 영화는 여러편 있었지만, [국제시장] 만큼의 폭 넓은 이야기와 주제를 지닌 작품은 보기 힘들 것이다. 이제는 나이가든 우리 부모 세대의 현실을 생각해 본다면 [국제시장]은 영화적 단점을 뒤로 하고, 편하게 부모님과 함께 손잡고 웃으며 볼수 있는 '공감'을 가장 큰 장점으로 우선으로 한 작품이다. 단점이 많은 영화라 하더라도 그것을 잊혀지게 만드는 장점과 큰 의미를 지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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