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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다옹] NC의 '될성부른 나무' 박준영

16.06.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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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될 겁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 온 신인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자신의 야구와 성공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NC 박준영을 두고 많은 이들이 ‘큰 물건’이라고 부르는 이유일 것이다. 

박준영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NC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최원준(KIA), 김주성(LG), 황경태(두산)와 함께 고교 4대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프로 입단 후 투수 전향을 선택했다. 어깨가 강하다는 이유로 아마추어 때 팀 사정상 잠시 투수로 뛴 적은 있었으나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적은 없었다. 박준영의 투수 전향이 자칫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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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려와는 달리 박준영의 투수로서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뛰어났다. 지명 후 투수로서 전업 수업을 받은 그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고,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신인 선수로 당당하게 개막 엔트리에도 합류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타자와 밀당을 잘한다. 배짱도 좋다"고 흐뭇해했다.   

시즌 초반 NC 불펜의 활력소 역할을 했던 그는 지금 잠시 2군에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 더 강해지기 위해 초석을 다져가고 있는 셈이다. 박준영은 “지금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보여드릴 날이 더 많다”고 했다. 어린 선수가 뿜어내는 열정과 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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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링캠프 때부터 개막 엔트리 합류까지 빠르게 달려왔다. 시즌 초반과 달리 지친 모습이라는 이유로 2군에 와 있는데, 어떤가.

박준영  “여기까지 온 게 신기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조그마한 목표들을 세우면서 이뤄왔다. 캠프 때에는 ‘조기귀국 당하지 말고 끝까지 살아남자’고 생각했는데 잘됐다. 시범경기 때에는 ‘눈도장을 찍어서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도 역시 이뤄졌다. 시즌 개막하고는 마운드 위에서 ‘자신 있게 던지자’고 다짐했는데, 초반에는 잘 되다가 5월에 들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투수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요령이 부족한 것 같다. 적절한 시기에 감독님께서 2군에 내려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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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령이 부족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박준영  “투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 아마추어 때 팀 사정상 투수가 없어서 잠깐씩 마운드에 오르긴 했지만, 전문적으로 지도를 받은 적이 없다. 프로에 들어오기 전까지 나는 내가 어떤 폼으로 공을 던지는지도 잘 몰랐다. 투구폼이라는 것도 사실 없었다. 투수로서 경험이 부족하니 나만의 루틴이라는 것도 없다. 예를 들어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에 불펜에서 어떻게 몸을 풀고 어느 정도 던져야 하는지 감이 부족하다. 그냥 잘하고 싶은 욕심에 열심히만 하다 보니 많이 지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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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 시절 유격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수비는 물론 타격 능력도 뛰어났는데.

박준영  “최원준(서울고-KIA), 김주성(휘문고-LG), 황경태(상원고-두산)와 함께 고교 4대 유격수라고 불리기도 했다. 유격수를 할 때에도 늘 자신감은 있었다. 방망이는 몰라도 수비만큼은 셋과 견주어도 ‘가장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자신이 있었다. 당시에는 어깨도 좋았고, 움직임도 좋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지금은 넷 중에 유일하게 나만 투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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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격수로서 두각을 드러냈기에 투수 전향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박준영  "2014년 10월 대한야구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투수로 처음 큰 대회에 나갔다. 나가기 전에 투구 연습 몇 번 한 게 전부였는데 구속도 잘 나오고 제구도 괜찮았다. 안타를 안 맞고 땅볼이나 뜬공으로 타자를 처리해도 삼진을 잡지 못한 게 억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박준영은 이 대회 4경기에서 8⅓이닝을 소화하고 평균자책점 1.13의 성적을 올렸다.) 그때부터 투수에 대해 흥미를 느꼈다. 투수를 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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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 때 흥미를 느낀 것과 프로에서 투수로 전향하는 일은 다른 일 같다. 어떤 마음이었나. 

박준영  “감독님이 투수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을 때 고민을 하긴 했다. 그때 당시에는 유격수에 대한 미련이 없었고, 우리 팀에서 포지션 전향에 성공한 (나)성범이 형이 있었기에 과감하게 선택했다. 성범이 형이 옆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해줬다. 힘이 많이 됐고, 결정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 가끔 사람들이 투수로 전향한 것을 후회하지 않냐고 묻는데, 나는 후회 안 한다. 야수를 했으면 우리 팀 야수진이 두터워서 살아남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 지금의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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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투수로서의 진화 과정을 겪고 있다. 얼마만큼 와있으며, 어떤 부분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나.

박준영  "아직은 투수라고 보기에도 힘든 것 같다. 출발점이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것보다 채우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 시즌 초반에는 그럭저럭 버티다가 결국 체력적인 부분이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경험 부족이 드러났다. 2군에 내려와서 코치님들과 선배들에게 많이 물어보면서 배우고 있다. 특히 체력을 잘 관리 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매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포크볼을 연마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답지 않게 40대 베테랑의 멘탈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박준영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이긴 하다. 오히려 1점 차나 동점 등 긴박한 상황에 나가서 공을 던지는 게 더 집중도 잘되고 좋다. 마운드 위에서 ‘될 대로 되라’라는 식으로 즐겁게 야구를 하는 모습 때문에 그런 얘기들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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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자 속에 적어둔 ‘겸손’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는데, 이유가 있나.

박준영  "아직 신인이고 나이도 어린데, 주목 좀 받고 칭찬 좀 받는다고 해서 겉멋 들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늘 속으로 ‘겸손하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부모님도 이 부분을 강조하신다. 그래서 모자 속에 써놓고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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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어떤 선수로 성장하고 싶은가. 

박준영  “안지만 선배님을 좋아한다. 마운드 위에서 힘 있게 던지는 모습과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를 닮고 싶다. 특히나 긴박한 상황에 나와서 팀 승리를 지켜내는 모습이 멋있다. 마무리투수가 꿈인 나로서는 마운드 위에서 안지만 선배님이 갖고 있는 포스가 부럽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훗날 NC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고 싶다. 꼭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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