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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페'보다 힙합바지?

12.02.2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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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겨울, 최근 청소년들의 패션이라고 하면 트렌드가 떠오른다기 보다는 한 브랜드만 떠오른다. 그림의 형님(?)께서 입고 계신 그것이다. 

필자는 노페, 노페 하는 소리가 웬지 비속어 같아서 몰랐는데 노스페이스를 줄여서 그렇게 말한단다. 학교에 주로 쭈그리고 앉아 계시는 어둠의 세력들에서는 저 패딩의 색깔로 신분도 구별한다고들 한다. 

최근의 뉴스들과 블로그 등을 보면 대다수의 어른들이 요즘 아이들은 더 포악해지고 스타일도 한가지에 천편일률적이라고 욕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와중에 우리 아이들 스타일의 표준까지 누군가 정해주었다.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패션으로 위아래를 정하려고하고 무언가 통일되고 규격화된 어떤 틀에 넣으려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가 가지고 있는 문화의 단면이다. 청소년들이 더 포악해졌는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개성이 없어졌는가? 그렇게 생각지도 않는다. 지금의 '노페' 세대 이전에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떨어져 있는 낙엽을 바지로 친히 쓸고다니셨던 세대가 있었다. 어른들은 그 바지를 '똥싼바지' 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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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바지 끝자락이 신발 밑으로 흘러내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아이들은 고무줄로 묶었고, 어떤 아이들은 압정으로 신발에 박았다. 위 친구들이 정말 모범적인 그림인데, 자기 신발사이즈보다 훨씬 큰 워커를 꼭 신어야했고, 시간이 좀 지나서는 N사의 흰색 운동화를 신어줘야 '뽀대' 좀 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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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이런 '힙합바지' 문화는 주로 강남에서 입었다는 것이고 강북은 딱 달라붙는 바지에 엄청나게 크고 뾰족한 구두를 신어줘야 했다. 그 문화차이가 얼마나 났었는지를 잘 말해주는 신문기사를 스크랩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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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깻잎머리' 하신 강북 언니들 만나면 시선을 피해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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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기억으로는 강북 언니들이 강남 언니들에 비해 더 딱 달라붙는 치마를 입고 머리도 상대적으로 더 짧았다. 그런 모습이 어딘가 포스가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강북 언니들이 강남 언니들보다 더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이런 패션들은 그럼 지금보다 더 개성 있던 세대가 창출한 것인가? 그렇지도 않다. 당시 유행했던 가수들, 스타들에 대한 모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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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90년대 힙합을 이끌던 듀스,서태지와 아이들, H.O.T.>

조금 세련된 느낌의 듀스나 시대를 풍미했던 서태지와 아이들. 

특히 '컴백홈' 이라는 노래가 전국을 들썩거리게 할 때는 서태지가 쓰고 있던 모자와 입고 있던 의상과, 지금은 없어서 구하기도 힘들지만 당시에는 H.O.T. 가 '캔디' 라는 노래를 부를 때 꼈던 저 벙어리 장갑을 끼고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았다.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가수들이 너무 많아서 외우기도 힘들 지경이다. 어른들은 다 똑 같은 가수들이라 같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만큼 다양성도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노페' 라는 스타일에 얽매여 있다고 놀리기만 할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그들 스스로 다양한 패션과 스타일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교육이 있는,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그들의 패션 또한 참신하고 다양해질 것이다. 늘 신선한 패션이 거리에 넘쳐나는 그날을 꿈꿔본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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