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걸그룹의 시초가 누구일까 묻는다면 연극, 영화 배우를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역시 남자들이 동경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핀업걸'이 적합하지 않을까.
핀업걸 (Pin-up Girl)은 말 그대로 해석하면 벽에 걸어놓는 여자라는 뜻인데 예쁜 여자의 사진을 신문이나 잡지, 석판화, 엽서 등의 매체에 싣는 것에서 유래했다. 이 중 일부는 달력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핀업걸의 포스터가 대형 생산되기 시작하며 순식간에 인기를 얻게 되었다.
핀업걸하면 역시 글래머러스한 섹스 심벌이 연상되는데, 원조 핀업걸은 베티 그레이블이었다.
베티 그레이블의 인기는 엄청났고, 그녀의 포스터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모든 미군들의 사물함에 붙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핀업의 형태는 그림으로 그린 예술 작품이다. 현실의 여성을 모델로 하여 핀업걸을 그린 Gil Elvgren도 큰 인기를 끌었다.
단순히 섹시한 여자보다는 모험을 좋아하는 말괄량이 여성을 그린 점이 인상적이다. 오늘 날에는 여자 연예인들이 화보에서 이런 핀업걸 컨셉을 많이 잡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1세대 핀업걸은 누구일까? 바로 1970년대 대표 걸그룹인 바니걸스이다.
쌍둥이 자매 고정숙과 고재숙이 결성한 바니걸스는 서구적 외모와 노래로 남성의 로망이 되었고 그녀들의 사진은 사춘기 소년의 방과 전방 군인의 방탄 헬멧에 들어 있었다. 바니걸스가 한창 활동할 때의 사진을 보니 지금 소녀시대의 컨셉과도 비슷해 보인다.
지금 미국에서 제일 인기 있는 뮤지션 중에 하나인 케이티 페리도 섹시한 이미지를 미국적 핀업걸 컨셉으로 풀어 활동하고 있다.
빈티지하면서도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의상을 입은 케이티 페리는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전형적인 핀업걸 그대로의 모습이다. 물론 그녀의 몸매가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쭉쭉빵빵'하다는 것 역시 핀업걸 이미지에 한몫을 한다.
소녀 같은 얼굴과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핀업걸 조합은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남성들의 이상형인 것 같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