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가 한창인 지금! 모두 봄을 즐기고 있는지. 지난 주말 진해에 벚꽃구경을 다녀왔다. 벚꽃축제로도 불리어지는 진해 군항제는 지난 1952년 4월 13일, 우리나라 최초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우고 추모제를 거행하여 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1963년부터 진해 군항제로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해 충무공의 숭고한 구국의 얼을 추모하고 향토문화예술을 진흥하는 본래의 취지를 살린 행사와 더불어 문화예술행사, 세계군악페스티벌, 팔도풍물시장 등을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봄 축제로, 2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5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국 규모의 축제다.
진해 벚꽃은 광복 후 일제의 잔재라는 오해로 마구 베어져 심각한 위기에 처하기도 했는데, 식물학자에 의해 진해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 제주도임이 밝혀졌다고 한다.
50회를 맞이하는 이번 진해 군항제는 4월 1일부터 10일간 열렸다. 피기 시작해 일주일 동안 가장 예쁘다는 벚꽃은 군항제 기간 내에 피어 제가 벚꽃구경 갔던 15일에는 30% 정도만 남아있었다. 그래도 일상탈출의 즐거움을 맛보며 서울의 벚꽃축제와는 또 다른 기분을 만끽했다.
추천할만한 곳은 김하늘의 유명한 대사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가 탄생한 드라마 '로망스'를 찍은 장소인 '여좌천 로망스 다리'다. 다리를 걷다 보면 중간에 포토월처럼 움푹 들어간 곳이 있는데 이곳에 서서 사진을 꼭 찍어야 한다.
여좌천을 따라 약 1.5km의 벚꽃터널이 펼쳐져 있어 마치 설원 속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볼 수 있다는데 먼저 떨어져 버린 70% 벚꽃이 야속하다.
벚꽃과 함께 어우러진 노란 유채꽃도 아름다웠다.
사람들이 많이 간다는 경화역도 가보았다. 지금은 운행되지 않는 간이역인데 관광지로 전락해버린 느낌이 들어 그리 예쁘다는 생각은 못했다. 100% 벚꽃이 만개했을 때 왔으면 또 달랐을까?
듣기로는 군항제 기간에만 들어갈 수 있는 해군사관학교 및 해군기지사령부의 벚꽃길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어 광복 후 베어지지 않은 벚나무들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꽃놀이의 재미를 알아버린 만큼 내년에는 진해 군항제 기간에 맞춰 다시 와봐야겠다.
서울 여의도 벚꽃축제는 이제 시작이라고 하니, 밤에 보면 더 예쁘다는 밤 벚꽃 보러 떠나볼까?
(사진=드라마 '로망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