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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타깃' 변화하는 긴자

12.04.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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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의 영캐주얼을 타깃으로 했던 기존의 루미네와는 색깔이 조금 다른, 유라쿠초라는 거리에 어울리는, 커리어층을 위한 루미네가 등장해 지난해 10월 28일 금요일, 오픈 당일부터 긴 행렬을 만들었다. 어른들을 위한 거리, 일본 제일의 브랜드가(街)로 불리었던 긴자 일대가 변화하고 있다.
 
먼저 긴자 일대의 배경과 현대의 긴자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럭셔리 브랜드와 백화점이 빽빽이 들어선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긴자'. 하지만 이제 이런 인식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긴자거리의 풍경과 긴자를 찾는 사람들의 연령층은 크게 바뀌었다. 긴자, 유라쿠초 지역 일대는 긴자4조메 교차점의 하루미도리(晴海通り)를 중심으로, 북쪽으로 긴자 1~4조메, 남쪽으로는 4~8조메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하루미도리와 교차하는 거리가 휴일의 보행자 천국을 일본에서 가장 먼저 실시한 것으로도 유명한 긴자도리라고 불리는 주오도리(中央通り)이다.
 
 

「유니클로」「 자라」「 H&M」「 포에버21」 등 집결
오랫동안 유명 백화점이 자리잡았던 긴자의 중심가이지만 주오도리로부터 남쪽 에리어에는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유명 패스트 패션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유니클로」「 자라」「 H&M」「 포에버21」「 아베크롬비&피치」 등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가 줄줄이 자리잡았다. 이제는 세계 패스트 패션의 표본 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고객은 대부분이 외국인으로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 경기침체로 인해 얼어붙은 일본 자국민의 소비보다 1인당 소비 액수가 큰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전략으로 생각된다. 본래 긴자에서 가장 럭셔리하다고 일컬어지던 5~8조메의 나미키도리였지만 그 또한 최근 몇 년간 쇠퇴해버렸다. 게다가 고객 단가가 저렴한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긴자의 자릿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벼워졌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긴자 거리의 대중화에 대해서 꼭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긴자를 찾는 고객층이 한층 젊어지고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긴자가 융통성 있게 변화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반면 저가의 패스트 패션이 이제까지 자리를 지키던 고급 부티크와 아이러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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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층 젊어지고 고급 부티크와 패스트 패션 공존
이러한 긴자 남쪽 지역의 변화는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자국민 고객들의 발걸음을 유라쿠초역에서 긴자 북쪽 지역으로 유도하기 시작했다. 긴자에 가기 위해서는 각 선의 긴자역을 이용하거나 JR유라쿠초역에서「 마리온」을 지나 하루미도리에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2007년 9월 유라쿠초 근처의 소토보리도리(外堀通り)에 위치한 프랭탕 긴자에 이어 도큐핸즈,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등이 입점한「 마로니에 게이트」가 오픈하고 뒤이어 10월에는 유라쿠초역 바로 앞에 마루이를 전개하는「 이토시아」가 오픈했다. 이들역시 긴자의 럭셔리함을 내세운 MD가 아닌' 하이센스와 릴랙스함의 조화'를 내세운 컨템포러리한 숍을 제안했다. 그 결과 대학생부터 사회 초년생들의 패션 신성지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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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혹시… 어른?(これって、Otona?) 유라쿠초 루미네
유라쿠초 루미네의 컨셉은 '유라쿠초 comfybreeze(기분 좋은 공기가 머무는, 여유가 있는 유라쿠초에)'. 지난해 10월 28일 오픈한 화제의 루미네를 둘러보았다. 유라쿠초역에서 동쪽으로 위치한 루미네는 총면적 약 1만1300㎡. 루미네1관과 루미네2관으로 나뉘어 있다. 고감도의 셀렉트숍을 중심으로 한 개성 넘치는 패션 플로어를 중심으로, 런치 타임이나 퇴근길에 간편히 이용할 수 있는 식재료숍이 늘어선 플로어, 코스메틱이나 잡화숍, 요가나 에스테틱숍 등 총 107개의 숍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된 것은 어른스러운 분위기의 셀렉트숍 오픈이다. 일본의 패션은 도매의류에서 시작돼 2000년도 중반까지는 백화점의 SPA 브랜드가 주류였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침체로 인해 디플레이션이 계속되자「 유니클로」나「 H&M」 같은 저가의 패스트 패션 붐이 일어났다.
 
 
 
개성 넘치는 패션플로어~ 런치, 디너 위한 식재료숍
그 후 점차적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브랜드 중시가 아닌 자기에게 맞는 패션, 쇼핑을 즐기는 현명한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편집형 셀렉트숍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유라쿠초에 오픈한 루미네는 존브랜드숍에 비해 편집형 숍이 많다. 관동지방에 처음으로 출점하는 셀렉트숍부터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같은 인기숍까지, 특별히 신경을 쓴 듯한 세련되고 어른스러운 MD를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도심 첫 진출로 기대를 모았던 화제의 숍 두 개를 소개한다.
 
해외에서 일본으로 확장한 '론하맨(Ron Herman)'은 사자비리그에서 전개하는 미국 캘리포니아발 스페셜리티 스토어다. 첫 도심형 숍으로 그랜드 오픈한 이곳은 2009년 일본 상륙 후 네번째 점포이기도 하다. 컨셉은 헌 옷 상품을 가공한 데님과 오가닉 코튼 셔츠 등 남녀 캐주얼 의류부터 아동복이나 실내복,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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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하맨, 사자비리그의 캘리포니아발 스페셜리티 스토어
'자극적이고 기분 좋고, 즐거워서 자유.' 방문하는 모든 손님들에게 상상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기분 좋은 자극을 주고 싶다' 라는 일관된 컨셉으로 브랜드를 전개해 온 지 33년째이다. 상의 3만엔, 하의 4만엔, 잡화 등은 1000엔부터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주식회사 아쿠세가 전개하는 히로시마현의 셀렉트숍' 파리고'는 도쿄에 처음 진출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도심에서 시작해 지방에 점포 수를 늘려가는 것에 반해' 파리고'는 히로시마라는 도쿄와는 꽤나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출발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해외 수입상품부터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약 200개의 브랜드가 한곳에 모여 있다.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무엇보다 품질에 신경 쓴 베이직한 아이템부터 화제의 크리에이터 브랜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레스티지 브랜드까지 폭넓은 라인업으로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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