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는 아무나 한다
섹스앤더시티의 네 여자가 브런치를 함께 먹으며 시시콜콜 대화하는 장면은 비단 영화 속 장면만이 아니었다. 우리는 이미 브런치수다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네 명이었다. 그 중 한 명에 이끌려 간 베이비기네스는 빕스, 애슐리, 보노보노에서 런치타임 내내 먹을 거리를 즐기면서 침 튀겨가며 수다를 주 메뉴 삼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장소가 옮겨진 곳으로 곧 우리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흔한 빕스, 애슐리 아닌 훈훈한 장소 이태원의 베이비기네스를 살짝 공개한다.
생맥주가 맛있는 베이비기네스
지하철 이태원역 4번 출구 해밀턴 호텔 뒤편으로 펼쳐진 아기자기하면서도 빈티지한 유럽 감성의 요리와 술이 있는 가게들이 펼쳐지는데 그 중에 녹색 건물 2층과 3층이 베이비기네스다. 2층으로 오르면 양쪽으로 문이 있는데 좌측은 스탠드형의 높은 의자와 작은 원형탁자가 있는 펍 느낌이고, 우측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사각탁자의 레스토랑 분위기다. 우리는 3명이 모이면 좌측으로, 4명이 모이면 우측으로 가서 널널하게 자리잡는다.
먹는 것은 정해져 있다. 일단 촘촘한 카푸치노 거품을 연상케 하는 생맥주 한잔씩. S양은 영국의대표적 에일맥주인 런던프라이드, A양은 2011년 기네스 본사에 가서 교육을 받고 받아온 마스터 인증서까지 붙어있는 기네스, 나는 아일랜드 지명을 딴 쌉쌀한 아이리쉬 에일 킬케니. 이번엔 A양도 런던프라이드를 맛봤다. 맛이 조금씩 다르지만 부드러운 현지 생맥주의 느낌이란 것은 동일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메뉴판을 공부하지만 같은 메뉴를 시키는 우리를 발견한다. 피쉬앤칩스를 시키고 웨지감자튀김이 맛있는 치킨안심튀김을 시킨다. 너무 튀김만 먹은 것 같단 생각이 들면 시저샐러드를 시킨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운 메뉴를 시켜보았다. 오믈렛. 치즈와 버섯이 들어가 부드럽고 포근한 맛이다. 그런데 이 집은 튀김이 맛있다.
못 만났던 그 동안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다가 지그시 밖을 바라보면 그 이국적인 풍경에 잠시나마 일탈을 꿈꾼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면 왁자지껄한 외국인들의 리드미컬한 수다소리와 '생' 맥주의 맛있음에 이태원 프리덤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전화 (02)3785-0411
위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19-17 2,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