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 수트시장이 심각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남성 수트만을 고집하는 브랜드가 혜성처럼 나타났다. 패션과는 거리가 먼 튤립과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 브랜드인「 수트서플라이(Suitsupply)」! 기존의 다소 따분하고 올드한 분위기의 남성 수트를 충분히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로 바꾸며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트서플라이」의 브랜드 철학은 퀄리티다. 100% 이탈리아산 고급 원단만을 사용하는데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에서도 인정한 「아르마니」급 수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자라」「 마시모두띠」보다 조금 높은 250~500유로(약 38만~77만원)의 리즈너블한 수준을 유지하며 밀라노 젊은 남성층을 공략한다. 일반적으로 제품 선택의 폭이 좁은 수트를 다양한 종류의 원단과 색상, 스타일로 구성해 남성에게도 쇼핑의 재미를 제공한다.
「수트서플라이」는 광고 포스터로 인터넷에서 큰 이슈를 뿌리며 주목 받았다. 깔끔하고 엘레강스한 수트 이미지 속에 밤에는 짐승(?)이 되고 싶은 남자의 감춰진 성적본능을 광고캠페인을 통해 묘하게 끄집어냈다. 다 보여주는 것보다 더욱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수트서플라이」 광고는 가톨릭 국가인 이곳에서는 비록 금지됐지만 짧은 시간에 브랜드 이미지를 강하게 알리는 데 성공했다.
블라인드 테스트서 「 아르마니」와 공동 1위에
「수트서플라이」는 올해 1월 패션으로 다소 생소한 코르소몬포르테(Corso Monforte)거리에 지하 1층과 지상 1층으로 구성된 총 400㎡ 규모의 이탈리아 1호점을 오픈했다.「 수트서플라이」는 네덜란드 브랜드 이미지를 살려 오픈 당시 매장 앞에서 3000개의 생화튤립을 지나가는 이들에게 나눠주며 향기로운 홍보를 했다. 이곳은 밀라노 쇼핑 중심거리인 몬테나폴레오네, 코르소마테오티, 비토리오에마누엘레, 코르소베네치아와 함께 산바빌라 광장을 중심으로 연결돼 있으나 유일하게 패션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이 거리를 중심으로 유명 가구점과 은행, 정부청사가 있어「 수트서플라이」가 고려하는 입지조건에 안성맞춤이다.
주요 고객 타깃은 정장을 입고 사무실에 근무하는 2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의 젊은 남성이다. 이들은 여성과는 달리 캐주얼도 아닌 정장을 구입하기 위해 주말이나 특별한 시간을 할애해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보통 1시간30분에서 2시간 동안 주어지는 다소 긴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에서 아주 가까운 매장을 통해 필요에 의한 구매를 한다.
주요 타깃은 점심시간 쇼핑하는 2040 젊은 남성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두고 2000년도에 런칭한「 수트서플라이」는 수트, 재킷, 바지, 드레스셔츠, 액세서리, 구두를 선보이며 남성 토털룩을 제공한다. 현재 네덜란드, 독일, 미국, 영국, 중국을 포함해 총 38개의 직영점을 전개한다. 올해 안에 상하이에 2개의 매장과 뒤셀도르프 등 10개점을 추가로 오픈한다.
「수트서플라이」는 지난해 총매출이 7000만유로(약 1085억원)로 2010년 대비 무려 35%의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새롭게 오픈할 10개의 매장을 고려할 때 1억만유로(약 1550억원)는 거뜬히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곳 이탈리아에서는 바지 밑단을 줄이는 데 1주일이 걸린다.「 수트서플라이」는 매장 안에 그것도 한구석이 아닌 중심에 수선 코너를 마련해 1시간을 넘지 않게 기다리면 전문 재봉사 손에 의해 완성!
선정적인 광고로 주목받고 제품으로 승부 건다!!
남녀 모델 모두 누드라면 저속한 포르노 광고라 할 수 있지만「수트서플라이」 광고는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들지만 결코 저속하거나 추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수트서플라이」 광고는 특히 여성 단체로부터 선정성이 높고 여성의 성을 비하했다는 비난을 받은 반면 오히려 젠틀맨 모습 뒤에 감춰진 야성적인 남성미를 느낀다는 좋은 평가도 있었다. 앞으로「 수트서플라이」는 다양한 제품을 100% 고객에게 선보이기 위해서는 편집매장보다는 단독매장을 중심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