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일년에 열두남자' 속 윤진서(나미루)와 온주완(차진오)은 사귄지 1년 되는 스물아홉 동갑 커플이다. 이 커플을 잘 아는 윤진서의 절친 고준희(박탄야)가 1년 되는 당일 온주완이 다이아 반지를 준비했다는 소식을 알고 윤진서에게 전한다.
고준희는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블링블링한 것이 다이아 말고 뭐겠냐며 자신의 귀에 들어왔으면 당연히 윤진서의 귀에도 들어가는 것이고 그것은 곧 너도 그에 상응하는 것을 준비하라는 뜻' 이라고 이야기하고, 급기야 윤진서는 고급 시계를 겨냥해 선착순 3명에게 디스카운트 이벤트를 하는 백화점 오픈 시간에 맞춰 선물을 준비한다.
그리고 당일 저녁 선물 교환의 자리.
윤진서는 아침잠도 포기하고 쟁취해 낸 시계를 온주완에게 선물했고, 온주완은 넘치는 장난끼로 세 개의 박스를 선물한다. 그 박스에는 평소 윤진서가 홈쇼핑을 보며 갖고 싶어했다는 냄비세트, 거기에 튀겨 먹을 수 있는 냉동튀김 3종세트, 그리고 증정용 기름이 들어있었다. 윤진서는 평소 짠돌이인 줄은 알았지만 1년 되는 날까지 이렇게 넘어갈 순 없다며 온주완이 샤워하는 동안 냄비에 기름을 넣고 자신의 월급보다 비싼 시계를 튀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연애도 기브 앤 테이크라고. 명품 수트 한 벌 뽑아줬는데 면바지 세 개 세트를 줄 수는 없는 거라고. 자신을 딱 그만큼만 사랑하는 거라고.
맞는 말이다. 예전의 순수했던(?) 나였으면 선물 따위 그저 주기만하고 굳이 받지 않아도 내가 좋으면 된다고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그리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게 받기만 하는 남자들은 계속 받길 원하거나 더 이상 주지 않으면 떠나간다는 말씀. 그리고 센스 있는 여자라면 받은 만큼 돌려줄 줄도 아는 법이다. 학 접어주고 명품 백 받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니까.
어쨌든 드라마의 결론은 샤워하고 나온 온주완이 드디어 다이아를 꺼내 윤진서의 손에 끼워주고 놀란 윤진서는 다급히 튀김 옷 입은 시계를 꺼내보지만 이미 제 기능은 상실했다는 슬픈 이야기.
(사진=드라마 '일년에 열두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