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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케이시, 투명하고 솔직하게 다가오는 싱어송라이터

17.09.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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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는 정반대의 오해를 동시에 받는 가수다.

데뷔곡 ‘침대위에서’부터 케이시를 알았던 사람들은 그녀가 Mnet ‘언프리티 랩스타3’에 출연하자 “보컬인데 랩도 해요?”라고 의아해하고, 반대로 ‘언프리티 랩스타3’를 통해 그녀를 접한 사람은 “래퍼인데 왜 이렇게 노래를 잘해?”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런 오해는 결국 어느 쪽이든 간에 케이시라는 가수에게 좋은 의미로 충격을 받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처럼 기분 좋은 의외성을 지닌 가수는 결국 빛을 보기 마련이다.  

아직 케이시라는 가수를 알지 못하거나 그녀의 음악을 접하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녀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어느 순간부터 -자기 자신을 포함해-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점점 그녀의 곡이 늘어가는 것을 목격할지 모른다. 

한국나이로 23살, 만으로 21살의 젊은 싱어송라이터인 케이시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건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케이시는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반대를 해서 혼자만의 꿈으로 키우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원래 감정이 많지 않았다. 순간순간에만 살고 감흥이 없었는데 어느 날 음악을 듣다가 시큰함을 느꼈다. 그전까진 ‘음악이 신나고 즐거운 줄만 알았는데, 사람 마음을 움직이기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걸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던 거 같다”라고 음악을 하기로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케이시가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이를 실천에 옮긴 건 고등학교 입시를 앞둔 19살 때였다. 

케이시는 “19살에 부모님에게 (음악을 하겠다고)말을 했다. 원래 말을 잘 듣는 딸이었는데 그냥 이렇게 하면 안 될 거 같은 생각이 들더라. 부모님을 설득시키려고 밤새 프레젠테이션도 만들고 노력했다. 엄마 아빠 앞에서 당당하게 내 얘기를 한 게 그때가 처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처럼 결국 케이시의 부모님도 그녀가 꿈을 허락해 주었다. 단, 케이시의 부모님은 이를 위한 선결 조건을 내걸었다.  

케이시는 “조건이 ‘수시에 붙어라’였다. 다니지는 않아도 되지만 어쨌든 그게 실력이 있다는 평가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1년 뒤에 오디션을 봐 회사에 들어가라고 하더라. 그래서 1년간 연습해서 기획사에 들어갔다. 처음에 들어간 회사는 판타지오뮤직이었다. 그때 헬로비너스 새 멤버 후보로 준비를 했는데, 대표님의 소개로 넥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을 보게 됐다. 그게 잘 풀려서 자리를 잡았다”라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과정을 밝혔다.  

즉, 케이시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건 19~20살 때로, 지금부터 따져도 케이시가 음악을 시작한 건 3~4년 전의 일이다.

게다가 케이시가 처음 자신의 목소리가 녹음된 음원을 발표한 게 2015년 4월 PK헤만과 발표한 프로젝트 싱글 ‘벚꽃, 밤’이고 정식 데뷔곡인 ‘침대위에서’가 2015년 8월 발표됐으니, 따지고 보면 불과 1년여 만에 프로 가수가 된 셈이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이를 뛰어넘는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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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게 아니라 케이시는 랩과 보컬 모두 소화하는 것은 물론 직접 작사 작곡까지 하며 그간 쌓아둔 음악적 재능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재능 중에서도 케이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은 바로 감정전달이다.  

케이시는 “감정표현을 잘하는 거 같다. 내가 고음을 내지르거나 음악적 테크닉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감정을 잘 전달하려고 한다. 고음을 통해 전하는 감정도 있겠지만, 그냥 툭툭  던지는 데에서도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라고 자신의 장점을 설명했다. 

케이시의 이런 장점과 사상은 서두에서 언급한 ‘래퍼인가 보컬인가’에 대한 답과도 연결된다.   
케이시는 “(보컬과 랩은)그냥 둘 다 수단인 거 같다. 노래를 만드는 이유가 감정을 표현하고 공유하고 싶어서인데, 노래로서 표현 하는 게 있고, 랩으로 표현 하는 게 있다. 난 잘하진 못해도 두 개 다 할 수 있으니까 둘 다로 표현하는 거다. 노래로 하고 싶은 감정과 랩으로 하고 싶은 감정이 있어서 풀어내는 거고, 그냥 방법이 다른 거라 생각한다”라고 케이시라는 가수와 그가 전하고자 하는 감정이 중요할 뿐, 그걸 전달하는 수단에는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그럼 케이시가 그토록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과 음악이란 어떤 것일까. 케이시는  “꾸밈없이 투명하고 솔직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내 음악을 들려주고 싶고, 그런 색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좋을 거 같다. 그래서 장르적으로도 여기저기 발을 내딛어보는 거 같다. 이것저것 많이 들어보는 스타일이다. 영감 받는 게 하루하루 다르고 어떤 날은 발라드에 어떤 날은 어쿠스틱에 꽂혀있을 때도 있다”라고 자신의 음악을 설명했다. 

실제 케이시의 데뷔곡인 ‘침대위에서’는 팝 R&B 계열에 가까운 스타일이라면, 가장 최근에 발표한 ‘비야와라’는 어쿠스틱 팝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물론 케이시는 장르를 불문하고 모두 ‘케이시스럽게’ 표현하며 자신이 지닌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이런 케이시의 감정과 음악에 반한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곤 하지만, 그동안 ‘언프리티 랩스타’외엔 일체의 음악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아 더욱 널리 알려질 기회가 적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이에 케이시는 이번 ‘비야 와라’부터는 음악방송도 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전할 계획이다. 

“다음 주(9월 첫 주)부터 음악방송을 할 거 같다. 음악 방송 나가는 건 처음이다”라고 말한 케이시는 “(방송활동을 하는) ‘비야 와라’는 일단 노래가 좋다. 작곡가(조영수)와 작사가(김이나)가 우리나라의 최고이지 않나. 정말 와 닿는 노래인 거 같다. 노래를 담담하게 시작해서 마음을 떠보다가 나중에는 감정을 토해낸다. 현실적인 연애인 거 같다. 정말 사람의 마음을 담은 거 같다. 감정이 고조되고 폭발하는 게 다이나믹해서 재밌다”라고 ‘비야와라’에 대한 자랑을 덧붙이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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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활동 뿐만 아니라 케이시는 올해 보다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날 계획이다. 일단 당장 연내 EP의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케이시는 “올해는 EP를 내고 싶다. 만들어놓은 곡도 있다. 그것도 업그레이드를 해서 내고 싶고 이번 년도에는 내고 싶다”라고 새로운 곡으로 찾아올 준비도 이미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작은 조금 늦었었지만 빠르게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케이시의 목표는 늦은 만큼 더 오래 사랑받는 가수가 되는 것이다. 

케이시는 “오래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 댓글에서 ‘믿고 듣는 케이시’라는 글을 보고 정말  기뻤다. ‘케이시니까 들어보자’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인 거 같다. 잠깐 이슈가 아니라 오래 가는 가수가 되고 싶다. 지금 내 나이에서 전달하고 싶은 목소리와 먼 훗날 내가 전달하고 싶은 목소리가 다르지 않나. 그래서 더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는 케이시 혼자서 이룰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억지와 오기로 해낼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케이시는 ‘함께 행복한’ 가수이기를 기원했다. 

케이시는 “음악적 욕심이 많은데 행복했으면 좋겠다. 스트레스 받으면서 억지로 음악하고 싶지 않다. 돈을 못 벌더라도 행복하게 활동했으면 좋겠다. 그냥 공연할 때 행복하다. 또 작업을 하다가도 ‘내가 음악을 하고 있구나’ 하는 걸 새삼 느끼고 신기하고 황홀한 기분이다. 지금 내가 누리고 하는 거 모든 것에 순간순간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현재 상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날 오래 봐 준 분들은 내 성격도 알아서 배려도 많이 해주고 아는 척해주고 그러는데 오래 같이 했으면 좋겠다. 계속 오래해서 실망 시키지 않을 테니까, 떳떳한 팬이 될 수 있게 떳떳한 가수가 되겠다”라며 자신은 물론 팬들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가수가 될 것을 약속했다. 

이에 케이시에게 ‘그래서 본인이 생각하는 행복한 미래는 무엇인가’를 묻자 그녀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평가받는 입장이고, 만족을 시켜야한다. 지금은 나에 기대치가 낮겠지만 멋 훗날 ‘케이시 음악 잘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라는 것이 깔린다면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여유로웠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이날 케이시가 들려준 음악을 대하는 자세와 생각, 가치관, 그리고 미처 말이나 글로 다 전할 수 없던 그녀의 묘한 매력을 고려하면 이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넥스타엔터테인먼트)

최현정 기자 gagnrad@happy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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