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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리뷰: "이게 영화야?" 했는데…미친 영화였다! ★★★★

18.08.2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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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2017]
감독:아니쉬 차간티
출연:존 조, 데브라 메싱, 미셀 라, 조셉 리, 사라 손

줄거리
목요일 저녁, 딸 마고에게 걸려온 부재중전화 3통 아빠 데이빗은 그 후 연락이 닿지 않는 딸이 실종됐음을 알게된다. 경찰의 조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결정적인 단서들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실종된 날 밤 마고가 향하던 곳이 밝혀지며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된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은 곳은 다름 아닌 딸 마고의 노트북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에서 상상조차하지 못한 딸의 진실이 펼쳐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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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의 대략적인 설정과 장면을 보고 생각난 영화는 <언프렌디드:친구삭제>라는 작품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 화면으로만 진행되는 공통된 설정을 지니고 있지만, 이러한 설정은 실험적인 면에서만 돋보였을 뿐 관객들의 정서적 공감대를 전해주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실패한 내용을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서치>는 시작부터 불안했다. 과연 관객들이 이 실험적인 화면을 영화로 인식할 수 있을까?

하지만 <서치>는 <언프렌디드:친구삭제>와는 차원이 다른 작품이었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앞선 전작의 PC 화면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며, 그 문제점을 토대로 이 영화만이 지니고 있는 특수한 설정을 잘 살리는 동시에 서스펜서 스릴러만의 장르성을 부각하는데 성공한 뛰어난 결과물 이었다. 

<서치>는 우선적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IT 기기를 사용하는 용도와 활용하는 방식을 공감있게 그렸다. 오프닝에 등장한 윈도우 XP 화면을 시작으로 현실속 맥 OS, 구글 검색을 유용하게 활용해 일상생활에 접목하는 과정이 IT 기기와 SNS에 묻혀 사는 우리의 현실을 연상시킨다. 영화는 이러한 일상의 활용을 전반부에 정서적인 드라마로 만들더니, 사건이 본격화되는 중간부부터 추리, 스릴러의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보통 대부분의 수사물에서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걱정만 하고 것과 달리 영화의 주인공 데이빗 킴은 구글 검색, 이메일, 페이스북, 유튜브, SNS를 통해 실종된 딸의 정보와 흔적을 찾으려 한다. 이는 곧 피해자인 주인공이 더이상 방관하지 않고 직접 행동을 취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연결해 1인칭 화면을 보는 관객까지 이 사건을 함께 추리하고 추적하게 만드는 체험적 재미를 불러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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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이 마우스를 움직이다가 특정 단서를 발견하고 다소 '되돌리기'로 돌아가는 장면부터, 검색을 통해 해당 단서를 하나하나씩 발견하는 과정이 긴장감을 절로 높여줘 영화의 등장하는 모든 화면을 주의 깊게 바라보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수한 화면의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이런 화면을 유지해야 하는가?'와 같은 정당한 당위성을 관객에게 이해시키는 것이다. 

범인으로 의심되는 인물과 관련한 증거를 잡기 위해 소형 캠을 곳곳에 설치해 이를 노트북 화면에 띄우게 하는 과정처럼 인물의 간절한 심리 상태와 화면의 의미를 일치시키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전자서 언급한 <언프렌디드:친구 삭제>와 같은 1인칭 형식의 영화를 표방하다 실패한 작품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바로 그러한 당위성을 무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해당 작품의 드라마적인 요인마저 갉아먹게 하는 부작용을 불러오게 만든다. 

<서치>는 그러한 문제점을 잘 파악한 작품으로, 인물의 과도한 검색 집착과 심리적 상태를 일치시켜 그의 이러한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추적, 심리 스릴러에 느낄 수 있는 서스펜서적인 재미와 함께 타이밍에 맞춰 등장하는 극적이면서도 충격적인 반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기본 장르적 요소에 충실했기에 그다음 이어질 정서적 드라마 부각도 안정감 있게 진행된다. 

구글 크리에이티브 출신인 아나쉬 차간티 감독은 영화 속 인물들의 다양한 IT 기기 활용과 더불어 이들이 이러한 기기와 시스템에 느끼고 있는 감정적 요소를 대입시키려 한다. 인물들이 검색을 하고, 메시지를 남기고,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데에는 개개인의 사연이 담겨 있다.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딸의 노트북을 조사하고, SNS를 검색하던 데이빗은 딸의 몰랐던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며 부족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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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와 가족 영화적 요소와 정서가 무난하게 담길 수 있었던 요인에는 인물들의 모든 행위와 기기 활용에 꼼꼼한 상징성을 부여한 감독의 계산된 연출력이 한몫했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자재력을 상실하며 광기어린 모습과 침착함을 잃다가 서서히 자각하게 되는 존 조의 심리 연기도 이 작품의 정서적 재미와 감동을 배가시켜주는 요인이 되었다. 

실험적인 화면에서 감히 느끼기 힘든 장르적 재미를 당위성 있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서치>는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작품이며, 아나쉬 차간티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백인 가족 위주의 이야기가 아닌 미국내 소수 인종인 한국인 가족의 정감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매우 반갑고 고마운 영화처럼 느껴진다.

<서치>는 8월 2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소니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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