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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리뷰: 쇼 미더 청춘! 이준익의 스웩이 담긴 청춘 애찬 ★★★☆

18.07.0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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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2018]
감독:이준익
출연:박정민, 김고은, 장항선, 고준, 신현빈

줄거리
발렛 파킹,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빡센(?!) 청춘을 보내지만, 쇼미더머니 6년 개근의 열정을 불태우는 무명 래퍼 학수 a.k.a 심뻑(박정민). 또 다시 예선 탈락을 맞이한 인생 최악의 순간,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잊고 싶었던 고향 변산으로 향한다. 짝사랑 선미 (김고은)의 꼼수(?)에 제대로 낚여 고향에 강제로 소환된 학수. 징글징글하게 들러 붙는 옛 친구들로 인해 지우고 싶었던 흑역사는 하나, 둘 떠오르고 하루 빨리 고향을 뜨고 싶었던 학수는 예측 불허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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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박열>을 통해 암울한 시대를 살아간 청춘의 초상을 담았던 이준익 감독의 시선이 현재의 청춘에게 맞춰졌다. <변산>은 각박한 현실을 꿋꿋하게 부딪치며 살아가는 오늘날 청춘의 초상을 힙합 음악과 잔잔한 유머가 담긴 드라마로 그려내며, 영화 속 청춘의 심경에 공감하려 한다.  

힙합이라는 특별한 리듬과 분위기를 지닌 음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영화가 힙합을 활용하는 방식은 주인공의 심경을 인상 깊게 전하기 위한 나래이션 이었다. 그만큼 영화 속 주인공 학수의 상황이 복잡하다. 과거 가족과 친구, 주변인이 남긴 상처를 안고 가는 인물로 그 안에 담긴 울분을 랩을 통해 표현하려 한다. 하지만 번번이 문제의 상처가 그의 도전의 발목을 잡게 되고, 우연한 일로 인해 상처와 흑역사가 담긴 고향 변산으로 오게 된다. 

박하게도 영화는 주인공 학수가 마주 하고 싶지 않은 상처와 사람들과 지속해서 얽히고설키게 되는 과정을 블랙 코미디 적인 상황으로 다루며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도시가 아닌 조그마한 촌 동네를 배경으로 발생하는 코미디와 인간미를 부각하는 설정을 지녔다는 점에서 <변산>은 이준익의 전작 <라디오 스타>의 청춘 버전을 보는듯한 인상을 전해준다. 

이 아이러니한 흐름을 통해 학수는 자신에게 얽매인 상처와 인생의 부담을 극복하는 과정을 찾게되고,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성장하게 된다. 특히 가장 큰 상처인 아버지와의 갈등과 화해가 주를 이룬만큼 부자(父子)간의 정서적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이준익 감독은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춘의 초상 속에 인생의 부담까지 극복해야 하는 청춘의 이면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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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박열>이 어두운 시대를 맞서며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변산> 속 현시대의 청춘은 보이지 않는 숙명과 삶의 무게에 맞서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의 두 작품속 인물들이 시를 통해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했다면, <변산>의 학수는 힙합이라는 장르를 통해 울분과 각오를 토해내며, 자신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세련된 힙합의 리듬은 영화속 배경인 변산이라는 공간이 지니고 있는 향수적 분위기와 이상하리만큼 조화를 이룬다. 

촌 동네가 지니고 있는 특유의 촌스러움과 정겨움을 통해 형성된 익숙한 분위기는 배우들의 사투리 연기와 블랙 코미디적 상황과 잘 어우러지며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이는 곧 이준익 드라마의 전형인 후반부 감동의 드라마를 향한 종착점으로 연결된다. <라디오 스타><즐거운 인생>을 통해 정겨운 드라마와 캐릭터를 완성한 이준익 감독의 연출력과 청춘 배우들의 재기 넘치는 연기가 이 부분에서 가장 돋보이게 된다. 

무난한 랩실력과 웃음과 분노 연기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박정민의 열연은 극의 분위기를 조절하며 영화의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8kg을 찌운 김고은의 노력은 특유의 재능있는 연기로 정점을 찍게 된다. <도깨비>에서 보여준 다양한 감정 표출 연기부터, 전라도 사투리 연기가 친숙한 느낌을 전해줘 의외의 재미를 전해준다. 고준, 신현빈, 장항선 등의 조연 연기자들의 활약은 이준익 영화에 기본으로 등장하는 정겨운 조연 캐릭터의 완성으로 이어져 작품의 흥을 더해준다. 그래서인지 진한 인간미가 강하게 담긴 청춘물로 완성되어 <변산>을 더욱 기억에 남게 만든다.

<변산>은 7월 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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