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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과 와스프] 리뷰: 명랑한 가족 영화였는데, 마지막에…헉! ★★★

18.07.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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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과 와스프, 2018]
감독:페이튼 리드
출연: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마이클 더글라스, 마이클 페나, 로렌스 피시번, 미셸 파이퍼

줄거리
‘시빌 워’ 사건 이후 은둔하며 히어로와 가장의 역할 사이에서 고민 중이던 ‘앤트맨’과 새로운 파트너 ‘와스프’ 앞에 정체불명의 빌런 ‘고스트’가 등장한다. 시공간의 개념이 사라진 양자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술을 훔쳐 달아난 고스트를 쫓던 앤트맨과 와스프는 상상도 못했던 상황에 직면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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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이 처음 등장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영화는 90년대 초반 화제가 되었던 가족 어드벤처 영화 <애들이 줄었어요> 였다. 개미만큼 작아진 주인공들의 모습부터 여러 장면에 대한 시각적인 재연을 비롯해…가족적 정서가 우선적으로 부각된 이야기가 그 영화를 절로 떠올리게 했다. 한편으로는 그 점이 <앤트맨>이 마블 영화 세계관에서 돋보일 수 있는 특징이라 생각했으며, 이번에 나온 후속 역시 그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전작이 부녀간의 사랑이라는 진한 테마를 바탕으로 한 정겨운 분위기를 추구했다면, 후속편인 <앤트맨과 와스프>는 헤어진 가족의 만남이라는 정서적 여운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려 한다. 하지만 영화는 전작보다 더 유쾌하면서도 명랑한 가족 어드벤처 영화를 지향한다. 

1편의 부녀의 사랑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스콧의 친구인 루이스(마이클 페나)와 그 일행이 선보이는 수다스러운 유머가 여과 없이 쏟아지며 연구소 건물, 자동차 등 '크기'의 차이를 적절하게 활용한 기발한 아이디어의 시각효과가 시종일관 웃음과 흥미를 유발한다. 특히 카체이싱 장면에서 이 부분이 잘 드러나는데, <더 록>의 카체이싱이 진행된 샌프란시스코의 대로에서 조그만 미니카가 크기를 조절하며 이동하는 장면은 이번 영화의 대표적인 볼거리다. (협찬한 현대자동차의 PPL이 잘 먹혔다.)

인상적인 대목은 행크 핌의 아내이자 호프의 엄마인 재닛 반 다인(미셸 파이퍼)를 구출하는 과정이다. 이 부분에서 <앤트맨>이 추구했던 과거 영화의 정서는 이번에도 이어지게 되었는데, 바로 80년대 후반 작품이자 초소형 장비로 인간의 신체를 탐험하던 <이너 스페이스>를 연상시켰다. 특히 이 장면을 연기한 배우들이 8, 90년대를 대표하던 마이클 더글러스와 미셸 파이퍼라는 점이 더욱 뜻깊게 한다. 결국 <앤트맨> 시리즈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처럼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마블의 대표작임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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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장면을 가장 눈여겨봐야 할 이유는 <어벤져스 4>의 단서가 될 양자 영역에 대한 묘사가 자세하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는 이 양자 영역의 세계가 <어벤져스:인피닌티 워>(이하:인피니티 워)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인피니티 워>를 본 관객의 입장에서는 의문점이 남겨질 대목이자 <어벤져스 4>가 나올때까지 지속적으로 추측하게 만들것이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에서 선보인 '앤트맨'의 자이언트화와 이 원조 주인공인 '골리앗' 빌 포스터(로렌스 피시번)와 새로운 악역 고스트의 등장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지만, 이 장면에 있어 마블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이번에도 드러났다. 명랑한 분위기의 정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탓인지, 이번에도 악역에 대한 묘사는 단순한 수준이었다. 행크 핌의 실험과 독선이 만들어낸 피해자의 성격이 강한 만큼 고스트는 극 전체를 뒤흔들만한 강력한 악역으로 보기 어렵다. 

고스트를 대신해 앤트맨 일행과 대립하는 악당들도 악역으로서는 대립 형태보다는 개그 캐릭터에 가깝다. 그로 인해 팽팽한 긴장감과 인물 간의 대립은 허무하게 끝나는 식이다.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치명적인 단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마블과 디즈니 계열의 영화에 적응한 관객들의 반응을 생각해 보자면 옳은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명랑한 분위기의 가족 영화로 마무리될 즈음, <앤트맨과 와스프>는 최종적인 마지막 부분에 들어서 <어벤져스 4>를 향한 연결적 장면을 보여주게 된다. 시종일관 유쾌한 가족 영화를 봤던 관객에게 뒤통수를 후려치는 대목으로 마블 영화는 방심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전해주게 된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7월 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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