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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리뷰: 팔뚝만 굵은줄 알았더니…꽤 영리한 마동석의 영화 ★★★

18.04.3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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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2018]
감독:김용완
출연:마동석, 권율, 한예리, 최승훈, 옥예린, 양현민

줄거리
미국 로스엔젤레스, 한 때 팔씨름 세계 챔피언을 꿈꿨지만 지금은 클럽에서 일하는 ‘마크’(마동석)는 자칭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 ‘진기’(권율)의 설득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멈췄던 팔뚝이 다시 뛰기 시작한 ‘마크’.  '진기'에게서 귀국 선물(?)로 받은 오래 전 헤어진 엄마 주소를 찾아가지만 그곳엔 엄마 대신 본 적 없는 여동생 ‘수진’(한예리)과 두 아이 ‘쭌쭌남매’가 떡하니 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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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활동과 더불어 <범죄도시>를 통해 영화 제작, 기획에도 일가견을 보인 마동석의 차기작은 팔씨름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였다. 평소 <록키>와 같은 7, 80년대 남성적인 로망이 담긴 선 굵은 작품에 대한 애환이 컸던 그였기에 <챔피언>은 실베스타 스텔론 주연의 1987년 작품 <오버더톱>에 대한 애환과 오마주가 강하게 배어 있었다. 

과거 영화에 대한 향수와 정서에 깊이 기댄 만큼 <챔피언>은 단점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것은 바로 전형성. 마초적인 남자 캐릭터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소재인 만큼 <챔피언>의 줄거리는 눈에 보이는 뻔한 흐름을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다. 마초는 영원한 마초이며, 그에게 입양에 대한 과거사와 출생의 비밀 같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끼었다면 어느 정도의 최루성 드라마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설정의 흐름에 기댄 탓에 <챔피언>에 완벽한 개연성과 촘촘한 전개와 드라마를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기획에 참여한 마동석과 제작진 또한 그 점은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그런 부분이 문제라면은 조금은 뻔뻔해 보이는 정면 돌파로 이 문제를 타개해 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챔피언>은 전형적인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 대신 '마동석'이라는 대중이 인지하고 있는 브랜드의 특성을 웃음과 유머로 승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것은 이미 작년에 공개된 <범죄도시><부라더>를 통해 드러났던 방식으로 마동석의 외모와 신체적 특징을 활용한 코미디와 특화된 유머와 농담이 시종일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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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의 외모를 보고 놀라는 사람들, 겁없이 그에게 대들다가 예상치 못한 반격에 휘둘리는 장면, 반전같은 그의 귀여운 행동이 불러오는 여파가 이 영화의 웃음 포인트다. 자칫하면 과하게 사용된 삼류 코미디가 될 수도 있었지만, 제작진은 이 부분에 가족적 정서를 첨가해 무난한 가족 코미디의 정서로 완성했다. 마크의 과거 입양사, 수진과 두 아이의 생활, 진기의 사연이 하나의 대안 가족을 만들어내는 공통된 흐름으로 연결되면서 영화 의도하고자 한 가족 스포츠 코미디를 형성하게 된다. 

결국, 단점으로 적용되었던 뻔하고 전형적인 구조가 충분히 장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는 곧 이 영화의 주소재인 팔씨름과 챔피언의 의미로 연결되면서 가족을 위해 힘겹게 싸우는 '가장'인 주인공에 대한 상징이 된다. 과하지 않은 적당한 수준의 유머와 드라마를 적당하게 담아냄으로써 <챔피언>은 부담 없이 즐기고, 부담없이 눈물 흘릴 수 있는 가족 영화를 지향하게 되었다. 

마동석의 유머를 비롯해 권율의 허세 가득한 에이전트 캐릭터도 극의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되며, 히든카드로 강조된 '쭌쭌남매'와 마동석의 조화도 반전된 재미를 만들어내며 훈훈한 웃음을 유도한다. 팔씨름 장면에 대한 긴장감 넘치는 묘사 방식이 좀 더 세밀하게 그려지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약간의 슬랩스틱과 액션을 통해 유머를 완성하는 방식은 80년대 성룡, 주성치 액션 코미디의 요소를 나름의 방식으로 오마주한 느낌이 다부져서 코미디 영화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번 영화는 마동석 영화가 지니고 있는 흥미로운 유머적 특성을 발견할수 있었다. <범죄도시>에 이어 매번 자신이 지닌 캐릭터를 다양하게 해석하며 대중의 시선에 맞춰 프랜차이즈를 지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마동석이 꽤 영리한 기획력과 재능을 지닌 영화인임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지금의 한국 상업 영화 시장이 안정된 라인을 유지하려면 이와같은 분명한 특색과 개성이 뚜렷한 작품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본다. 그러한 영화를 만들려는 노하우가 쌓이게 되면서 지금의 마블같은 거대하면서도 치밀한 프랜차이즈가 탄생될 수 있었다. 자신만의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들며 국내 영화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는 그가 다음에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챔피언>은 5월 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코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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