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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 리뷰: 맙소사! 스티븐 스필버그가 병맛과 덕질에 빠졌다! ★★★☆

18.03.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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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 2018]
감독:스티븐 스필버그
출연:마크 라이런스, 타이 쉐리던, 올리비아 쿡, 벤 멘델슨, 사이먼 페그

줄거리
2045년,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 속에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찾는 모험을 그린 최초의 가상현실 블록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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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개봉한 <더 포스트>에 이어 이번에 개봉하는 신작 <레디 플레이어 원>을 내놓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근래 행보를 보자면 명성에 걸맞는 작품을 지향하기보다는 조금은 가볍지만, 장르적 개성과 트렌드를 통해 최근 영화팬들의 취향을 이해하고자 하는 그만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르 영화의 장인인 그가 취할 수 있는 가장 무난한 선택이었던 만큼 <레디 플레이어 원> 또한 <더 포스트>처럼 잘만든 SF 영화는 아니지만, 그가 연출한 SF 영화중 가장 흥미로운 작품으로 느껴졌다. 

원작 소설과 그 바탕으로 이뤄진 VR 게임 속 세계를 바탕으로 두고 있지만 <레디 플레이어 원>의 세계관과 구성은 그리 특별한 편이 아니다. 암울한 미래, 비루한 현실보다는 화려한 가상현실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거대 기업과 그들에게 저항하려는 개인들, SF 세계관의 작품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배경과 구도를 지니고 있어 새롭다는 느낌을 찾기 어렵다. 

여기에 필요 이상으로 긴 러닝타임에 그만의 장점이었던 치밀한 이야기 구성과 개연성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니, 스필버그 영화의 팬이라면 "그 양반 작품 맞어?"라는 의문을 느끼게 될 부분이 많을 것이며, 그의 작품 중 가장 별루라고 느낄법 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레디 플레이어 원>은 무엇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었던 것일까? 

한 마디로 이 영화는 노골적인 현대 팝컬쳐에 대한 오마주를 가득 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줄거리는 뒤로한 채 철저히 시각적인 요소로 감상해야 하는 작품이다. 화면에 등장하는 가상현실 속 세상은 RPG 온라인과 콘솔 게임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쉽게 느껴질 영상미로 구성돼 실사보다는 게임 속 시네마틱 예고편을 연상시키는 시각효과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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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트론>의 레이싱을 한 단계 진일보시킨 화려한 레이싱 경주 장면부터, 다양한 어드벤처 액션으로 구성된 미션 수행 장면과 <샤이닝>으로 대변되는 영화사에 남겨질 명장면을 절묘하게 패러디한 배경을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헤일로, 소닉 등 현대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함께 누비는 진풍경이 펼쳐지게 된다. 극박한 전투 상황속에 사탄의 인형 처키가 등장해 전투의 분위기를 바꾸는가 하면, 난데없이 하늘에서 건담이 등장해 게임의 판도를 바꾸는 '병맛'적 요소는 영화가 아닌 가상현실 배경의 작품에서나 가능할 법한 설정들이다. 

말도 안 되는 불가능한 장면들의 연속이지만, 스필버그는 이를 통해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과 같은 '덕후 문화' 적 요소를 전면에 드러냄으로서 대중문화에 대한 헌사와 이를통한 마니아 세계의 순수한 열정을 애정있게 담아내려 했다. 이는 곧 화려한 시각효과와 3D, 4D, 아이맥스와 같은 최신의 감상 방식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려 한 오락적 수단이자 남들이 이해하지 못한 마니아적인 개인에 (오아시스의 창시자 제임스 도노반 할리데이) 대한 이해였다. 

세상의 모든 마니아와 덕후들이 정의를 위해 자신들의 캐릭터를 아낌없이 희생시키는 장면으로 표현되어 그들의 순수한 열정에 대한 헌사로 적용된다. 이는 곧 한때 영화 마니아였던 그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러한 열정을 지닌 모든 이들에 대한 스필버그만의 응원의 메시지 이기도 하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3월 28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시각효과:★★★★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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