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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리뷰: '캡틴 코리아' 마동석의 탄생을 알린 호쾌한 액션물 ★★★

17.09.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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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2017]
감독:강윤성
출연:마동석, 윤계상, 조재윤, 최귀화, 허동원, 진선규

줄거리
2004년 서울…하얼빈에서 넘어와 단숨에 기존 조직들을 장악하고 가장 강력한 세력인 춘식이파 보스 ‘황사장(조재윤 분)’까지 위협하며 도시 일대의 최강자로 급부상한 신흥범죄조직의 악랄한 보스 ‘장첸(윤계상 분)’. 대한민국을 뒤흔든 ‘장첸(윤계상 분)’ 일당을 잡기 위해 오직 주먹 한방으로 도시의 평화를 유지해 온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인간미 넘치는 든든한 리더 ‘전일만(최귀화 분)’ 반장이 이끄는 강력반은 나쁜 놈들을 한방에 쓸어버릴 끝.짱.나.는. 작전을 세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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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와 소재만 봤을 땐, 익숙한 조폭 폭력물과 잔인한 실화 물에 기댄 작품 같지만 [범죄도시]는 우락부락함과 든든함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마동석의 캐릭터를 잘 활용한 영리한 영화였다. 한국 영화가 그의 이러한 이미지를 꾸준히 잘 활용해 본다면 스티븐 시걸, 장클로드 반담, 제이슨 스타뎀과 같은 개성적인 액션 스타로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마동석 단독 주연의 액션 시리즈로 개발해 봐도 좋을 영화였다. 

[범죄도시]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가리봉동의 내부를 인상 깊게 담아내며,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곳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속 가리봉동은 [배트맨] 영화의 고담시, 뉴욕과 같은 다인종이 사는 뒷골목처럼 그려지며 다문화와 각종 지하 경제가 양성되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여기에 조선족, 한국인 조폭들이 구역을 나눠 대립하는 상황을 유심히 그리며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 같은 장소로 묘사된다. 사소한 사건으로 칼부림이 발생하는 위험한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할아버지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소년과 한국 사회 현실 적응을 고달파 하는 이민자, 그리고 이곳을 동네처럼 드나들며 사람들과 마주하는 형사 마석도의 모습을 통해 나름의 인간미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그려냈다. 

윤계상이 연기하는 장첸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 같은 가리봉동을 단숨에 지옥으로 만들어 버리는 악마 같은 존재다. 조선족, 한국인 조폭의 대치된 상황을 이용해 조직의 보스들을 제거, 위협하며 단숨에 거대 조직의 보스가 된다. 명확하지 않은 선과 악에 대한 인식과 칼을 잘 다루며 기습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예측불허 적 행동은 [범죄도시]가 지니고 있는 특유의 긴장감을 배가시키기에 이른다. 잔혹함에 사로잡힌 사이코패스 악당처럼 그려졌지만, 그의 정체를 모르고 무시하는 말을 내뱉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통해 자본화 위주의 사회로 변하는 과정에서 비인간화를 형성한 한국과 중국의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임을 암시한다. 

이러한 장첸을 상대하는 강력반 형사들은 [인정사정 볼것없다]에 등장할 법한 지극히 현실적인 형사들로, 열약한 지원과 인력 속에 조선족 킬러들을 상대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강력반의 막내이자 신세대로 대변되는 신참형사가 가리봉동의 현실을 마주하며 경찰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부분은 우범지역 형사들의 애환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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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가 지금껏 완성된 한국식 액션물과 다르다 느껴지는 부분은 이러한 배경적인 요소를 잘 활용했다는 점에 있다. 사회적으로도 많은 논란을 불러온 지역이자, 한국과 중국 문화가 동시에 마주한 장소라는 점에서 색다른 정서와 드라마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전쟁터와 같은 공포적 분위기의 긴장감과 함께 사람의 우울한 애환이 동시에 담긴 이 범죄 드라마 속에서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것은 마동석이 연기하는 마석도 형사 캐릭터의 존재감이다.

그동안 외형적인 요소로 활용된 마동석의 캐릭터는 살벌한 이 공간의 치안을 담당하는 보안관이자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수호자로 가리봉동의 현실적 아픔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며 정의를 지키려는 형사의 애환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인간적인 감정과 함께 자신에게 겁 없이 덤벼드는 악당들을 단 한 손으로 제압하는 마동석의 액션은 호쾌하게 느껴질 정도로 관객들에게 묘한 쾌감을 전해주기에 이른다. 웃음과 통쾌함을 동시에 전해주는 정서적 액션은 앞으로 마동석의 연기에 큰 지표를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잔혹한 장첸의 범죄행각과 서서히 단서를 물며 다가서는 형사들의 추격전이 동시에 진행돼, [범죄도시]는 최고 수준의 긴장감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다소 잔인하게 느껴질수 있는 칼부림 액션과 익숙하면서도 식상한 액션 드라마의 전개가 진행되지만, [투캅스][인정사정 볼것없다]로 대변되는 한국형 형사 액션물의 전통적인 계보를 마동석표 액션물로 잘 그려냈다는 점에서 신선한 재미를 가져다 준다. 

논란이 될법한 가리봉동에 대한 범죄적 묘사는 실화라는 배경과 함께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을 부각함으로써, 부정적인 모습을 어느 정도 해소 시켰다.(물론 보는 이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마동석 외에 살벌한 조선족 악당 장첸을 실감 나게 연기한 윤계상의 연기와 조연진들의 활약도 영화만의 재미를 높여주기에 충분했다.

[범죄도시]는 10월 3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키위미디어그룹 / 메가박스㈜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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