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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고수 "추격자 캐릭터가 내 운명인 것 같다"

17.05.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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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드림]에 이어 고수는 신작인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도 추격자였다. 그의 캐릭터는 언제나 사랑하는 이들을 읽은 절망에 빠지지만, 좌절하지 않고 마지막 희망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아마도 그것은 데뷔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열정 청년'의 이미지가 지금의 작품 속 캐릭터로 이어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현실의 고수는 쉬지 않고 여러 개의 작품을 연이어 진행하는 열정 배우였기에, 이번 영화속 캐릭터의 역할을 힘들어하기 보다는 즐기는 듯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작인 [루시드 드림]과 처지가 비슷한 주인공이다. 이번에도 추격자가 되어 진범을 찾아내려는 역할이다.

그러네, 아마도 내가 사람 쫓는걸 좋아한것 같다. (웃음) 아무래도 배우 대신 형사를 해야겠다. (웃음)


-시나리오 읽었을 때 만큼 결과물이 나왔나?

잘 모르겠다.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해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처음 봤을 때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맞아 떨어지는 과정이 이 영화의 장점인데, 그걸 이해하는 과정이 조금 어려웠다. 다행히 너무 어렵지 않게 관객들이 즐기기에는 재미있는 영화가 된 것 같다. 


-김주혁과의 작업은 어땠나?

주혁 형님 하고는 원래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형님의 얼굴을 아주 좋아했다. 그래서 주혁 형님이 남도진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키도 있고 스타일리시한 면도 있어서, 형님만의 남도진이 나온 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 남도진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남도진을 의뢰했는데, 감독님이 안된다고 하시는 거였다. (웃음) 그에 비해 최승만은 감정적 기복과 변화가 많은 캐릭터다. 지금까지 그런 캐릭터를 많이 해왔기에 좀 더 새로운 캐릭터를 해 보고 싶었다. 


-이제 악역에 욕심이 생기는가?

그렇다. 그 역할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했다. 내가 남도진이 되어야겠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날 안 시켜줬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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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인 [이와 손톱]은 참고했나?

원작을 보지 않았다. 비교 대상이 생기면 현장에서도 의견 충돌이 생길 것 같았다. 사실 감독님께 원작을 볼까 물어봤는데, 감독님께서 굳이 볼 필요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각본대로 따랐다. 소설과 영화의 언어는 다르니까. 난 영화의 언어를 택했다. 


-인물의 감정적 변화가 많아서 어렵지 않았나? 

어려웠다. 사실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봐서 이것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근데 막상 크랭크인을 하니 걱정이 많았다. 이걸 어떻게 하나. (웃음) 그래서 관객분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이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캐릭터가 전달하고자 한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최승만이라는 사람은 다양한 모습을 가진 인물이라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나를 숨기려고 한 시도다 보니 톤을 조절하려 노력했다. 우선 캐릭터가 말하는 대사 톤이 정말 다르다. 


-캐릭터 변화를 위해 노력한 것은?

얼굴 인상에 변화를 주려 했다. 그것을 위해 분장팀과 얼굴 인상에 대해 좀 더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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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은 어떻게 배웠나?

최 선생님 이란 마술사 님에게 배웠다. (웃음) 카드, 저글링, 퍼즐 맞추기에 집중했다. 그래서 카드를 계속 달고 살았다. 그러면서 카드도 배웠고, 극 중 역할을 위해 탭댄스도 배웠다. 


-본인의 연기를 자평하자면?

최승만 같은 캐릭터는 처음이다. 톤의 다양한 변화와 인상의 변화에 주력했고, 심리적 변화도 느꼈다.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다. 지금 돌이켜 보니 이 캐릭터는 모험인 것 같다. 할 때는 어떻게 봐주실까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가 돋보이게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 


-법정에서의 배우들이 부딪히는 장면을 직접 경험해 보니 어땠나? 긴장감이 팽팽 했을텐데…

그때 현장에 없었다. 사실 실제로 너무 보고 싶었던 장면이었다. 그런데 내가 등장할 부분이 거의 없어서 볼 수 가 없었다. 하루 12시간을 찍어야 했으니 사람들이 애민할만 했으며,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촬영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캐릭터 모두를 완전하게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각 캐릭터도 그렇고 모두 꿍꿍이가 있으며, 대부분 이기적이다. 그래서 각본을 읽으면서 이 영화가 부각한 진실이 무엇인지 더욱 고민했다. 하연이란 캐릭터도 나를 사랑했을까 의문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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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인데도, 다소 슬픈 로맨스도 인상적이었다. 고수의 로맨스는 이렇게 가슴 아픈 멜로가 많은가? 

그러네 왜 그럴까? (웃음) 그건 나도 모르겠다. 많은 분들이 그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과거에도 그렇듯 지금도 로맨스를 좋아한다. 슬픔과 비극의 여운이 있다 해도 그것 또한 좋다.  


-시대극에 자주 캐스팅 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본의 아니게 그런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니 사람들이 현대극에서 보는 모습보다는 시대극에서 보이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각본을 읽은 작품들이 대부분 끌리고 재미있다 보니, 내심 마음속 깊이 시대극에서의 내 모습에 호기심을 느꼈던 것 같다.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선역, 악역 상관없이 시나리오에 있는 멋진 남자로 나오면 무조건 한다. 


-간혹 영화 속에 극단적 복수를 지향하는 캐릭터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도 쉽게 복수의 대상자를 죽일 수 있지만 결국 더 극단적인 복수를 준비하려 한다.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가?

이해가 간다. 내가 받은 고통이 이렇게 큰데, 총알 한 방으로 죽인다는 게 말도 안 된다. 죽을 작정이라 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에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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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선역이라 생각하나? 

그렇게 바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캐릭터다. 다양한 면을 가진 캐릭터가 아닐까?


-연기 생활 20년째다 배우로서의 고민이 있다면?

항상 고민한다.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그 실천이 쉽지가 않다. (웃음) 


-그러고 보면 단독 주연작이 아닌 다수의 주연진이 함께 출연하는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원래 사람들을 다 좋아한다. 그렇게 기회를 주는 것에 감사하다. 사람이 함께 호흡하는 모습은 정말 소중하다고 본다. 그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가 나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거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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