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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이 주인공 같아" 선역보다 더 똑똑한 영화속 지능적인 악당들 TOP 10

17.04.22 16:38


*다음과 같은 반전 영화의 스포들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영화의 결말을 미리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절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원초적 본능]
[프라이멀 피어]
[유주얼 서스펙트]

스릴러 계열의 장르물에서 특유의 긴장감을 불러오는 요소가 있다면 바로 천재적인 악역의 존재감이 아닐까? 높은 지능을 자랑하며 놀라운 계획으로 주인공을 당황하게 하는 악역의 등장은 이야기를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든다. 이야기의 예상치 못한 흐름을 이끄는 존재인 만큼 이들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역할은 너무나 강렬해 선역인 주인공을 압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는 한다. 그렇다면 지금껏 등장한 지능적인 인간 악당들 중 최강을 가린다면 누가되어야 할까? 오늘은 나름의 기준으로 영화 사상 가장 지능적이면서 무서운 악당들을 순위별로 나눠봤다.  


10위.[원초적 본능]의 캐서린 트라멜 (샤론 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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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파탈의 매혹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관능미를 강조한 캐서린 트라멜(샤론 스톤)이 지능적인 악역의 정체를 드러낸 순간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였다. 마지막까지 샤론 스톤 특유의 관능미로 가려진 이 캐릭터가 본성을 드러낸 대목은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발생한 모든 사건의 핵심적인 인물이었음을 증명한다. 제목 그대로 자신의 본능에 충실해 살인에 미친 캐릭터지만, 특유의 관능미로 형사들의 시선을 뺏은 다음 있는 그대로의 모든 진실을 털어놓는 대범함은 스릴러 영화에 등장한 그 어떤 악역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그러한 위험한 매력에 빠져든 우리의 주인공은 그야말로 먹잇감에 불과했다.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성공적인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그녀는 악마 그 자체였다. 


9위.[프라이멀 피어]의 애런 스탬플러 (에드워드 노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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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원초적 본능]의 캐서린 처럼 [프라이멀 피어]의 애런 스탬플런(에드워드 노튼)의 천재적인 악마성이 등장한 대목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인격 장애로 고통받는 소년인 줄 알았던 애런이 알고보니 이 모든것을 기획한 사악한 진범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장면은 그를 변호한 변호사 마틴(리처드 기어)과 스크린 밖의 모든 관객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 준다. 마틴은 뒤늦게야 진실을 알게되지만, 이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상황이다. 이를 간파한 애런이 비웃는 듯 마틴을 조롱하며 자신의 모든 행위를 설명하는 장면은 선한 본성을 가장한 악마의 진짜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대주교 살인 이라는 완전 범죄와 법정의 유능한 판사, 검사, 변호사들을 물 먹인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인 애런은 TOP 10 순위에 꼭 리스트업해야 될 최강의 지능범이다. 


8위.[바스터즈:거친녀석들]의 한스 란다 (크리스토프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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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유대인 사냥꾼'이라 부르며, 조그만 시골 마을 헛간에 숨어있는 유대인 가족을 찾아내 몰살하는 한스 란다(크리스토프 왈츠)는 그야말로 끈질긴 인간 사냥꾼의 본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 탁월한 심문 능력과 심리전까지 지니고 있어 원하는 답을 반드시 얻어내는 타입이다. 하지만 한스 란다의 지능적인 모습이 부각된 순간은 나치를 몰살하러 온 알도 레인 소위(브래드 피트) 일행에게 항복을 대가로 자신의 미국 귀화와 보상을 요구하는 장면이었다. 전쟁의 판세와 대세를 예측해 자신의 살길 먼저 챙기는 그의 잔머리는 나쁜 인간이 왜 오래 사는지를 보여준 대목이었다. 


7위.[쏘우]의 존 크라머(혹은 직쏘, 토빈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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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우]가 지속적인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남겨질 수 있었던 것은 몸소 납치, 지능적인 고문 도구 개발, 상징성이 담긴 잔혹한 살인 게임을 창조적으로 개발한 '직쏘' 존 크라머 (토빈 벨) 선생의 실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매 시리즈마다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악몽으로 몰아넣는 역발상적인 지능을 펼치고는 한다. 그의 이러한 지식은 사후에도 제자들을 통해 전파되어 지금도 멈추지 않는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6위.[다크나이트]의 조커 (히스 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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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반만 해도 단순히 모두가 자신처럼 미쳐가기를 원한 사이코패스 악당인 줄 알았지만,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무서운 계획이 지속해서 등장할 때 마다 그의 사악한 천재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자신이 체포될 걸 대비해 보험까지 든 철두철미함과 수많은 인명의 생명을 놓고 심리적 테스트까지 계획한 대목은 조커(히스 레저)가 배트맨의 라이벌을 뛰어넘은 무시무시한 악당임을 보여주고 있다. 히스 레저의 조커가 3편까지 등장했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지 정말 궁금하다. 


5위.[맨츄리안 캔디데이트]의 아이슬린 부인 (안젤라 랜스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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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제작된 [맨츄리안 캔디데이트]가 지금까지도 스릴러 영화의 놀라운 수작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은 당시 시대에 보기 드문 영화적 전개, 편집 능력, 허를 찌르는 주제의식 때문이었다. 영화가 제작된 시기가 냉전시대였던 만큼 공산주의와 소련에 대한 적대적인 묘사는 당연했지만, 메카시즘과 같은 집단광기에 빠진 미국 사회의 모습과 부폐를 '내부의 적'으로 묘사한 방식이 대담하기까지 했다. 

그러한 놀라운 완성도에 기반이 된 인물이 바로 영화 후반부 본색을 드러내는 진짜 악역 아이슬린 부인(안젤라 랜스베리)의 존재감이다. 양아들 레이몬드 쇼(로렌스 하비)와 남편 존(제임스 그레고리)을 배후에 조종한 그녀의 정체는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온 소련의 스파이. 이런 원대한 계획을 위해 오래전부터 양아들과 남편을 세뇌시키는 대담함을 비롯해 레이몬드 쇼를 괴물로 만들어 미국 사회를 흔들려는 계획은 섬뜩한 여운을 불러오게끔 한다. 그녀는 한 남자의 엄마이자 아내였던 다정한 여성의 가면을 쓴 채 자신의 가족을 이념의 희생양으로 만들어버린 악녀였다. 

드라마 '제시카의 추리극장'의 주인공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안젤라 랜즈베리가 아이슬린 부인을 섬뜩하게 연기해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4위.[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 (하비에르 바르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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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집착에 가깝게 주인공의 목숨을 노리는 킬러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는 추적과 위기 대처 면에서 의외의 재치를 발휘한다. 살인 대상의 위치를 금방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며, 소 도살용 캐틀건을 직접 개조해 살상률 100%의 총을 만든 점과 큰 부상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에 불을 내어 의약품을 훔쳐 스스로 부상을 회복하는 과정은 킬러로서의 프로패셔널함과 놀라운 집념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가 여타의 악당 캐릭터와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면, 사이코패스 특유의 예측불허적인 면을 갖고 있어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저지를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살인을 동물 도축처럼 생각하며, 동전 놀이로 자신과 마주친 모든 이들의 생과 사를 결정짓는 모습은 인간이 아닌 악마적 본성을 지닌 그의 캐릭터를 강조하고 있다. 절대로 죽지 않고 끈질기게 생명을 유지하며 살인을 반복하는 안톤 쉬거의 존재는 인간 사회의 시선에서 볼 때 재앙 그 자체다. 


3위.[리플리]의 톰 리플리 (맷 데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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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흙수저 청년으로 보였던 톰 리플리(맷 데이먼)가 처음으로 재능을 발휘하게 되는 과정은 타인의 삶을 모방하면서부터다. 상류층의 호감을 사기 위해 조그만 거짓말을 시작하던 그는 급기야 자신이 동경했던 디키를 죽이고, 그가 살아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꾸며 신분을 훔치게 된다. 앤서니 밍겔라 감독의 1999년 작품 속 리플리는 순진한 얼굴속에 가려진 치밀한 용의주도함을 드러내 완전 범죄에 성공하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하지만 리플리의 진짜 천재성이 발휘되는 순간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원작 소설시리즈의 모습으로 영화속 이야기 이후 연이은 위기를 맞게 된 리플리가 순간의 재치와 계획으로 위기를 타파해 거짓된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살아간다. 살인에 대해 신중하고 치밀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에는 정상적으로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기이한 범죄자지만 인간적인 모습을 간간이 드러내 영화팬과 독자들로부터 연민의 정을 불러오게 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이런 인물이 실제로 당신 주변에 있다면 절대 조심하길 바란다. 순진한 얼굴로 당신을 속이려 할 것이다. 


2위.[유주얼 서스펙트]의 버빌 킨트 (본명:카이저 소제, 케빈 스페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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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지막까지 케빈 스페이스를 버빌 킨트로 알고 있었지만, 그가 전설적인 악당 카이저 소제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대목에서부터 섬뜩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인 쿠얀 형사가 그동안 전해 들었던 버빌 킨트의 모든 증언은 카이저 소제가 만든 거짓이었으며, 그 모든 증언 내용이 취조실 안의 도구와 신문 기사 속 이름을 차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는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잃게 한다. 엄청난 카리스마를 지녔음에도 목표를 위해 오랫동안 하찮은 악당인 것처럼 모습을 유지한 그의 연기력까지 고려해 본다면 영화 사상 최강의 지능범이라 불러도 무방하지만, 그다음 소개할 악당이 더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인간이란 점에서 2위 자리에 만족해야겠다. 


1위.[양들의 침묵][한니발][레드 드레건]의 한니발 렉터 (안소니 홉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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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전문 학자였던 그는 오랫동안 자신의 살인, 식인 본능을 치밀하게 숨겨온 살인마였다. 결국, 특수 감옥에 갇혀있게 되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의 신봉자를 통해 살인을 사주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FBI 요원과 국회의원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조종하는 대담함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충동적인 본능으로 경비원들을 살해하고 해부한 그가, 천부적인 재능으로 모두를 속이며 탈출에 성공하는 과정은 [양들의 침묵]의 가장 무서운 순간이다. 지적이면서도 잔인한 맹수인 그가 자신을 가둬둔 우리를 나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아마 [양들의 침묵]의 속편 [한니발]처럼 완벽하게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틈틈이 식인 욕구를 채우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니 절대 그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자료참조:thecinemaholic.com, filmschoolrejects.com, WatchMojo.com, ocregister.com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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