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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 볼까? 2월 1,2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7.02.02 23:39


섬뜩한 공포와 예상밖의 메시지를 전할 놀라운 SF 영화 [컨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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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2016]
감독:드니 빌뇌브
출연: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레너, 포레스트 휘태커

줄거리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12개의 쉘. 의문의 신호, 18시간마다 열리는 문 15시간 내 그들이 온 이유를 밝혀야 한다! 그들의 방문 목적을 알아내기 위해 정부는 언어학자 루이스 뱅크스(에이미 애덤스)를 필두로 한 조사팀을 파견한다. 인류가 전 지구적 차원의 전쟁을 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뱅크스와 조사팀은 해답을 찾기 위해 서두른다.

간단평
[컨택트]의 흥미 포인트는 바로 이러한 미지의 존재를 만나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영화 속 인류의 시선과 심리를 스크린 밖의 관객에게 체감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 외계 적 존재의 등장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암묵적인 두려움과 혼돈을 느끼는 사람들의 모습, 이성적인 대화 시도와 무력을 통한 시위 방식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장면은 이상하리만큼 현실을 보는듯한 체감 효과를 불러온다. 현실적 시각을 통한 설정은 외계와 첫 만남을 갖게 되는 장면에서도 동일하게 묘사된다. 

주인공 루이스가 느끼게 되는 감정은 곧 모든 인류의 시선이자 감정으로 정의된다. 외계라는 미지의 존재를 만난다는 사실에 기대, 두려움, 신비감을 갖게 되는 것은 모든 인간이 지니고 있는 심리적 반응일 것이다. 드니 빌뇌브가 이번 영화를 통해 선보인 시각 효과와 영상은 바로 그러한 심리적 반응을 자극하기 위한 주요 요소였던 셈이다. [컨택트]는 이러한 신비하고 기이한 분위기 속에 지적 호기심의 흥미까지 더하는 대담한 설정을 더 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실제로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받은 것과 같다. 그것은 바로 외계와 언어적 소통을 이뤄내는 과정이다.

루이스 일행이 첫 소통에 성공한 이후 외계인들이 전한 글씨를 분석하고 추리하는 과정 또한 이 영화가 지닌 긴장 요소 중 하나다. 호주에 처음으로 정착한 서양인들이 캥거루에 호기심을 느껴 원주민에 이를 문의하다 엉뚱한 대답을 듣게 된 일화는 언어와 문화의 충돌이 전해주게 될 파장을 잘 대변한 영화 속 예시다. 이렇듯 혹시 모를 파장을 막기 위해 외계의 존재에 왜곡되지 않은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며,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인간 관계와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정의로 연결된다. 

외계와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인류는 연합 전선과 정보를 공유하려 하지만 자국의 이익과 오해로 인해 분열의 긴장감을 불러오게 된다. 결국, 모든 관계를 연결해주는 것은 언어 체계가 아닌 서로가 담고 있는 진심이며,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인간과 외계의 접촉을 통해 의미있게 구현한다. 

외계와의 조우로 인한 심리적 긴장감과 지적 호기심이 가져다주는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후반부 예상치 못한 반전을 통해 지금까지 눈에 보인 모든 장면과 순간을 뒤집으며, 이 영화가 숨기고 있었던 진짜 메시지를 내놓는다. 메시지와 주제관이 영화의 스케일에 비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을 다룬 탓에, 보는 이에따라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지만,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전체적인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자아 성찰로 풀어낸 기적의 이야기 [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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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2016]
감독:가스 데이비스
출연:써니 파와르, 데브 파텔, 니콜 키드먼, 데이비드 웬햄, 루니 마라

줄거리
형을 기다리다 기차에서 깜빡 잠들어버린 다섯 살 ‘사루’는 집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눈을 뜨게 된다. 낯선 기차역에 홀로 남겨진 ‘사루’는 보고 싶은 엄마와 형을 애타게 불러보지만 기억나는 것은 형 ‘구뚜’의 이름과 정확하지 않은 동네 이름뿐. 수 개월 동안 이곳 저곳을 떠돌며 힘겹게 살아가던 ‘사루’는 결국 인도를 떠나 호주에 살고 있는 새로운 가족 곁으로 가게 된다. 성인이 된 ‘사루’는 대학원에서 우연히 인도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혼란에 빠진다. 자신을 애타게 부르고 있을 엄마와 형에 대한 생각에 괴로워하던 ‘사루’는 '구글어스’로 전세계 어디든 찾을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가느다란 희망을 붙잡고 25년 만에 집으로 가는 길을 다시 찾기 시작하는데…

간단평
구글 지도로 25년 만에 고향과 가족을 찾은 기적 같은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예상과 다른 방향에 초점을 두고있다. [라이언]은 실종된 소년이자 입양아가 된 주인공의 심리를 비춰, 내면적 상처와 치유, 자아 성찰의 과정이 담긴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한 관점에 맞춰 영화를 본다면 전체적인 흐름과 전개 과정은 문제없어 보이지만,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 같은 중요한 부분을 다루지 못한점은 여전히 아쉬울 따름이다. 이야기들은 지나칠 정도로 어둡게 느껴지는 대목이 많아 편안한 가족 영화를 기대하고 본다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렇기에 스스로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하며 성숙한 개인으로 변하는 성찰적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고 볼 것을 권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당신이 몰랐던 아름다운 청년, 이윤혁 [뚜르:내 생애 최고의 4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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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내 생애 최고의 49일,2016]
감독: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출연:이윤혁, 이장훈, 윤학병, 임영석, 이남규

줄거리
스물여섯 윤혁은 희귀암 말기 판정을 받지만 운명처럼 찾아온 자전거로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생애 최대 좌절의 순간 세계 최고의 자전거 대회 ‘뚜르드프랑스’ 완주를 꿈꾸는 윤혁.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그를 위해 모인 9인의 드림팀과 함께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프랑스에 입성한다. 하지만 첫 라이딩에서 메카닉은 팔이 부러지고, 팀닥터는 불편한 숙소에 불만이 폭발한다. 현지 코디네이터는 적은 예산과 팀원들의 불신으로 좌괴감에 빠지고, 라이딩 파트너는 체력 고갈로 바람막이는커녕 점점 쉬는 날이 많아진다. 좌충우돌 속에서도 첫번째 고비인 피레네 산맥을 하루만에 넘은 윤혁! 드림팀 멤버들은 다시 심기일전 힘을 모으기로 하는데…

간단평
[뚜르:내 생애 최고의 49일](이하:[뚜르])은 철저히 사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에 가깝다. 한국인 최초의 뚜르드프랑스 대회 도전이라는 의미 있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사실 주인공 윤혁이 도전하는 분야는 관심을 갖고 보기 어려운 아마추어 코스에 가깝다. 다큐는 그가 대회에 나가 활약하는 장면을 보여주기 보다는 도전의 가치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춘다. 개인의 고군분투와 여정을 함께한 타인들의 갈등과 우정을 모두 담은 인간미가 담긴 전형적인 다큐지만, 장거리 사이클이 지닌 여정을 인간의 삶에 투영한 상징적인 부분이 더해진 대목에서는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그렇기에 故 이윤혁의 도전은 우리에게 삶에 대한 많은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총점:★★★



가족이 주는 아픔에 대한 적나라한 우화 [사랑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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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대,2016]
감독:토마스 빈터베르그
출연:트린 디어홈, 율리히 톰센, 마샤 소피 발스트룀 한센, 헬렌 레인가르드 뉴먼,

줄거리
대저택을 상속 받은 에릭 부부와 그의 딸 프레아는 친구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다. 진한 우정과 깊은 사랑을 나누며 모두가 꿈꿔왔던 그들만의 유쾌한 생활을 만들어나가던 어느 날, 한 여자의 등장으로 그들의 평화롭던 사랑의 시대는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간단평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의 신작 [사랑의 시대]는 그의 전작 [더 헌트]가 지니고 있는 집단과 개인의 관계에 대해 묻는 연장선격의 작품과도 같다. 공동체 가족이라는 파격적인 주제가 한국 사회의 기준에서 생소하게 느껴질 법한 가족 문화이기에 등장인물들의 공동체 생활과 문화가 흥미롭게 비춰진다. 공동체 생활이라는 설정은 역설적으로 개인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부각해주는 과정으로 연결된다. 함께하는 삶이라는 훈훈함으로 시작된 생활은 개인과 개인의 갈등, 개인과 집단의 갈등으로 연결돼 시종일관 묘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남편의 내연녀가 공동체로 들어오게 되면서, 주인공 안나가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대목은 공동체 생활이 한 개인을 억압하게 되는 비극으로 상징된다. [사랑의 시대]는 '애정, 우정'으로 연결된 공동체가 '이익, 욕망' 앞에서 탈선하고, 유지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 세상을 우화적으로 표현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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