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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 리뷰: 남북한 '의형제'는 용감했지만…★★☆

17.01.1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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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2017]
감독:김성훈
출연:현빈, 유해진, 김주혁, 장영남

줄거리
비밀리에 제작된 위조 지폐 동판을 탈취하려는 내부 조직에 의해 작전 중 아내와 동료들을 잃게 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형사 ‘림철령’(현빈). 동판을 찾아야만 하는 북한은 남한으로 숨어든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역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그 적임자로 철령을 서울에 파견한다. 한편, 북한의 속내가 의심스런 남한은 먼저 차기성을 잡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고, 정직 처분 중인 생계형 형사 ‘강진태’(유해진)에게 공조수사를 위장한 철령의 밀착 감시를 지시한다.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철령과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진태.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 한 팀이 될 수 없는 남북 형사의 예측불가 공조수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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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하고 꽉 막힌 북한 요원, 생계형에 이리저리 치이는 남한 형사가 한 팀이 되어 국가적 위기를 해결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공조]의 흥미 포인트는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함께 호흡하며 위기를 타개하는 과정에 있다. 형사 버디 물의 전형성을 갖고 있지만, 현빈과 유해진이라는 두 배우의 개성과 성격에 친숙한 관객 입장에서는 둘이 만들어낼 의외의 조합이 잘 나오는데 기대감을 가질것이다. 

예상대로 [공조]는 남북한의 협력이라는 설정보다는 두 캐릭터가 만들어내는데 극과 극 조합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티격태격으로 시작된 관계가 '형', '동생'하는 진한 사이로 발전되는 과정에서는 유해진 특유의 입담과 망가짐이 크게 한몫하며, 특유의 재미를 불러온다. 현빈은 영화의 역동성을 높여줄 빠르고 타격감 있는 액션과 스턴트를 선보이며 제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 영화의 초중반 등장하는 도심속의 추격전과 과감한 스턴트신은 이 영화가 보여줄 특유의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 때문인지 [공조]의 이러한 설정은 송강호, 강동원이 주연을 맡은 [의형제]를 떠올리게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의형제]가 두 사람의 시선에서 다양한 에피소드와 미묘한 관계적 상황을 잘 활용해 재미와 긴장감을 불러온 것과 달리 [공조]는 두 남자의 관계 속에 가족과 악역의 존재감까지 함께 부각하려 한 부분이다. 그러한 시도가 이 영화가 저지른 실수의 원인이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공조]는 휴머니즘적 부분에 기대 유머와 드라마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완성하려 했지만, 이를 뒷받침 해줘야 할 이야기의 개연성과 부가적인 에피소드가 너무나 부실한 문제를 가져다주고 있다. 두 사람의 버디물을 강조하고 있지만, 조연 격 캐릭터에 대한 비중과 불필요한 에피소드의 등장이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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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이 연기하는 차기성은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드러내며 악역다운 면모를 지니고 있지만, 지나치게 큰 비중이 주인공이어야 할 철령과 진태의 존재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그의 존재를 부각하는것 까지 좋았지만, 그가 등장하는 장면을 적당히 유지하며 두 주인공이 추적하게 되는 과정에 초점을 뒀다면 어땠을까?

아쉽게도 [공조]는 철령과 진태가 함께 손을 잡고 수사를 하는 스릴러적인 요소까지 유머로 넘기려 한다. 이야기의 연결성과 약간의 긴장감이 적절하게 더해져 수사물 특유의 장르적 재미도 어느정도 구축되어야 했지만, 영화는 그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잃어버린것 같다. 추척, 수사물 특유의 기반은 사라지고 난데없는 유머가 난무한다. 

외부인에 대한 편견과 의심 없이 지나치게 친절한 진태의 가족과 아무것도 모른 채 두 사람의 추적에만 의존하는 국정원 캐릭터들의 존재도 문제다. 친절한 가족의 존재는 자연스러운 휴머니즘의 완성보다는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며, 무능한 국정원의 존재는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철령과 '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려는 임윤아의 '처제' 캐릭터와 에피소드와 같이 몇몇 불필요한 설정도 [공조]를 산만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문제 요소다. 조연과 제 삼자에 대한 에피소드 의존 때문에 두 주인공의 에피소드와 관계도 개연성 없이 흘러가기에 이른다. 캐릭터간의 화합과 갈등이 너무 자주 등장해 두 인물에 대한 정서적 친근감 마저 반감시킨다. 초반에 괜찮게 그려졌던 스턴트 액션은 이후부터 투박하고 정적인 총격전에 의지해 볼거리에 대한 흥미마저 반감시킨다.

어울리지 않은 두 사람의 기막힌 조화를 기대했다면 기대 이하의 유머와 볼거리에 아쉬움이 느껴질 것이다. 유머와 버디물의 전형적인 이야기를 유지하고 있어서, 기대감을 많이 내린 킬링타임용 영화로 보는 게 좋을 듯 싶다. 

[공조]는 1월 18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JK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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