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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리뷰:'뛰는' 강동원, '나는' 이병헌, '기는' 김우빈의 '스타워즈'★★★

16.12.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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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2016]
감독:조의석
출연: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진경, 엄지원, 오달수

줄거리
화려한 언변, 사람을 현혹하는 재능, 정관계를 넘나드는 인맥으로 수만 명 회원들에게 사기를 치며 승승장구해 온 원네트워크 ‘진회장’(이병헌). 반년간 그를 추적해 온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은 진회장의 최측근인 ‘박장군’(김우빈)을 압박한다. 원네트워크 전산실 위치와 진회장의 로비 장부를 넘기라는 것. 뛰어난 프로그래밍 실력과 명석한 두뇌로 원네트워크를 키워 온 브레인 박장군은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을 감지하자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진회장은 물론 그의 뒤에 숨은 권력까지 모조리 잡기 위해 포위망을 좁혀가는 재명, 오히려 이 기회를 틈타 돈도 챙기고 경찰의 압박에서도 벗어날 계획을 세우는 장군. 하지만 진회장은 간부 중에 배신자가 있음을 눈치채고, 새로운 플랜을 가동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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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군중이 모인 체육관. 무대의 중앙으로 이들을 모이게 한 진회장이 무대에 들어선다. 화려한 언변과 카리스마를 회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의 모습을 처량하게 바라보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진회장을 체포하기 위해 반 년간 그를 추적한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 이었다.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대결이 벌어질 거라 예측된 가운데, 진회장의 오른팔이자 브레인을 맞고 있는 능청스러운 박장군이 등장한다. [마스터]는 시작부터 세 사람의 성격과 이들이 벌이게 될 삼파전을 예고한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지적인 능력을 지닌 악당과 이를 뒤쫓는 인물들의 추격은 조의석 감독의 전작 [감시자들]과 비슷한 설정. [마스터]는 이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스케일을 키우고, 캐릭터 간의 연계성을 높이며, 이들이 지닌 개성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물론 [감시자들]에서 보여준 촘촘한 전개도 놓치려 하지 않는다. [마스터]는 핵심 이야기를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눈 뒤, 각 에피소드마다 발생하는 두 개의 사건을 통해 긴장감을 높이려 했다. 전반부가 진회장의 사기 행각과 탈주를 그렸다면, 후반부는 진회장에 뒤통수를 맞은 이들의 반격을 담았다. 

[마스터]는 전반부에서 영화만의 진가가 나오는 듯 보였다. 진회장과 김재명의 대립이 분명한 가운데 이들 사이에 낀 박장군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건의 키를 쥔 존재가 자신이란 것을 알게 된 박장군이 생존을 위해 김재명과 진회장 사이를 갈등하고 오가며 '박쥐' 같은 행동을 하는 모습이 의외의 흥미를 불러온다. 이를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그려내는 김우빈의 연기는 영화만의 활기를 불어 넣어주기에 충분했으며, 이병헌과 강동원 사이에서도 빛나는 자신만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이병헌과 강동원은 존재감만으로도 영화를 빛내준다. [내부자들] 이후 여유로움과 악역에 가까운 역할을 주로 선보인 이병헌은 [마스터]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캐릭터를 유지한다. 다만 이번 영화속 진회장은 언변과 술수에 능한 존재로 [내부자들]의 안상구의 사기꾼 버전의 연기를 선보이며 [마스터]의 이야기를 주도하는 악역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강동원의 김재명이 무뚝뚝하고 일관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어, 그의 역대 연기 중 가장 심심하게 느껴질 캐릭터지만, 고지식하고 정의로운 경찰을 묵묵히 수행하는 모습은 이병헌의 악역과 맞서기에 충분한 존재임을 보여준다.   

전반부의 세 사람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도하던 사건이 예상외로 급격하게 진행된다. 느닷없이 일어난 사건 전개에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원했다면 아쉬움이 클 것이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바로 후반부에 시작되기에 실망하기에 이르다. 해외를 벗어나 신분까지 숨긴 진회장은 또 다른 계획을 준비하게 되고, 진회장을 잡기위해 김재명과 박장군은 결국 연합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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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속이고 이를 눈치채는 양측 진영의 계획을 비추고, 각자의 이기심으로 분열 위기 가능성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높이는 전개는 조의석 감독의 유연한 연출력으로 흥미롭게 진행된다. 하지만 핵심 사건에 도달하기 까지의 과정과 호흡이 다소 긴 편이다. 일부 조연들에 의해 진행되는 에피소드와 제삼자의 등장으로 간결하게 보이던 대립 관계는 복잡하게 얽히게 되고, 그로 인해 긴장감 있게 연출되던 배신의 결말도 밋밋하게 마무리된다. 

기대했던 반전도 늘어진 에피소드로 인해 약하게 표현된 편이다. 무엇보다 [감시자들]보다 캐릭터의 색채가 분명해진 만큼 이들의 대립관계를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한 점이 더욱 아쉽다. 초반에 보여준 김재명과 진회장의 대립, 그리고 그사이에 낀 박장군의 고군분투가 분명하게 그렸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마스터]는 이러한 긴장관계를 다루는 걸 일찌감치 포기한다.    

[감시자들]에서 보여준 분명한 이야기의 흐름, 대립, 세밀한 전개를 기대했다면 [마스터]의 전체적 구도는 아쉬울 따름이다. 그럼에도 사기 스릴러의 정석적인 이야기와 세 남자 배우의 카리스마, 개성 연기를 통해 캐릭터의 흥미를 높여준 부분은 이 영화가 지니고 있는 흥미 포인트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결말을 통해 진회장의 모티브가 된 실제 인물에 대한 풍자와 지금의 시의성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보여주며 지금의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스터]는 12월 2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영화사 집/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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