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아웃,2016]
감독:데이비드 F. 샌드버그
출연:출연테레사 팔머, 앨리시아 벨라 베일리, 가브리엘 베이트먼
줄거리
불이 꺼지면 나타나는 누군가를 목격한 남매 레베카와 마틴. 알고보니 어둠 속 그 여자는 빛이 닿으면 피부가 타들어가는 기이한 병을 앓고 있던 엄마의 어릴적 친구 '다이애나'였고, 현재도 엄마 곁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어둠 속에 악령이 출현하는 설정은 공포 영화의 기본적인 소재. [라이트 아웃]은 철저히 어둠을 통해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악령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빛에 노출되면 약점을 드러내는 존재라는 게 흠이지만, 어둠이라는 이미지가 지닌 두려움을 그려낸 영화만의 방식은 꽤 볼만하다.
데이비드 F. 샌드버그의 동명의 단편이 방이라는 제한적 공간과 짧은 시간을 활용해 어둠의 존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을 섬뜩하게 담아냈듯이, 장편 역시 동일한 방식의 공포를 지향한다. 처음에는 그림자 형상을 연상시킨 모습을 유지하다, 불을 점등하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은 [팔로우]의 걸어오는 악령이 선사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라이트 아웃]은 어둠이 지닌 비주얼과 한정적인 공간을 통해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 심리적 공포를 지향한다.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가 집안인 만큼 '유령의 집'에서 발생하는 하우스 호러물의 전형을 따르며, 악령과 인간의 숨바꼭질식 혈투로 이 과정을 담아내려 한다. 인간에게 매우 익숙한 공간인 집안을 배경으로 어둠 속 악령이 침투하는 과정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충분히 각인될 만하다.
문제는 바로 이러한 전형화를 지키려다 함정에 빠졌다는 점이다. 동명의 단편이 빛과 어둠의 활용을 통해 심리적 공포를 불러온 것과 달리 [라이트 아웃] 또한 어둠 속 악령이 공포를 유도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했다. 비슷한 소재의 [오큘러스]가 하우스 호러의 전
형 속에서 거울이 가져다주는 다양한 공포를 비주얼과 서스펜서 형식으로 다뤘듯이 [라이트 아웃] 또 한 소재가 가진 장점을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라이트 아웃]의 하이라이트는 악령과 인간이 펼치는 육탄전에 몰입하며, 어둠이라는 소재가 지닌 장점을 무색하게 만든다. 물론 다이애나 라는 악령이 어둠속에 등장해 등장인물들을 위협하는 방식은 무서운 편이지만, 반복되는 장면과 설정이란 점에서 그다지 새롭지 않다. 빛에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이 악령이 흡혈귀와 다른 게 무엇인가? 다이애나가 어둠에서 주인공들을 위협하고 위기에 빠뜨리는 과정을 다양하게 표현했다면 이 캐릭터에 대한 위협적인 이미지가 완성되지 않았을까?
악령의 기원과 가족 간의 불화와 같은 부가적인 이야기는 어느 정도 간략하게 묘사되어야 했지만, 지나치게 상세히 다루다 보니 중반부터 산만한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여기에 가정적인 여운과 메시지를 남기려는 측면도 자연스럽지 못한 데다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못해 이야기 전개의 방해가 되어버린다.
좋은 소재와 참신한 표현 방식만큼 공포 영화의 전형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이를 뒷받침 해줘야 할 각본의 완성도와 연출력이 아쉽게 느껴진다.
[라이트 아웃]은 8월 2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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