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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비욘드] 리뷰: [분노의 질주] 모터를 단 엔터프라이즈호 ★★★

16.08.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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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비욘드,2016]
감독:저스틴 린
출연:크리스 파인,사이먼 페그,조 샐다나,재커리 퀸토,이드리스 엘바

줄거리
위험한 미션들을 무사히 수행한 후 평화롭게 우주를 항해하던 거대 함선 엔터프라이즈호. 최첨단 기지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던 중 엔터프라이즈호와 대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사상 최대의 공격을 당한다.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인해 엔터프라이즈호는 순식간에 붕괴 되고, ‘커크’ 함장(크리스 파인)을 비롯한 대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낯선 행성에 불시착하게 된다. 멈추지 않는 적의 공격, 함선과 팀원, 모든 것을 잃은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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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우주적 대위기에 처한 엔터프라이즈호와 [스타트렉] 시리즈지만, 이번에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상징과도 같은 엔터프라이즈호의 추락을 수습해야 하는 과정과 '원조 스팍' 故 레너드 니모이와 안톤 옐친의 갑작스러운 별세는 흥미 있어야 할 영화의 분위기를 자칫 어둡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다. 이 와중에 시리즈의 승패를 결정할 '키'를 쥔 인물은 그동안 시리즈를 이끈 J.J 에이브람스가 아닌 [분노의 질주]의 저스틴 린 감독이다. 그의 역량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정반대의 연출 관과 성향을 지닌 그가 이런 위기의 상황을 잘 극복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스타트렉:비욘드]는 제목이 말해주듯, 과거 시리즈의 명성을 넘어선 새로운 출발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호의 추락이라는 도발적인 소재는 우주적 스케일에 가려져 있었던 [스타트렉] 시리즈만의 진정한 묘미를 보여주려 한 의도가 담겨있다. 

그 점에서 본다면 이번 시리즈에 아쉬움과 실망감을 느낄 관객층이 분명히 있을것이다. 1,2편의 흥미 요인이 스케일에도 있었지만, 함대함 전투가 지닌 긴박감 넘치는 분위기와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완성한 각본의 존재감도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와달리 [스타트렉:비욘드]는 시작부터 엔터프라이즈호를 너무 쉽게 추락시켜, 스케일적인 기대감을 반감시킨다. 자연히 이 영화에 초점이 맞춰지는 부분은 이야기와 캐릭터.

아쉽게도 저스틴 린은 J.J 에이브럼스 만큼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재주를 지닌 연출자가 아니다. 프리퀄인줄 알았던 영화를 새로운 형태의 영화로 탈바꿈시켰던 1편 [스타트렉:더 비기닝], 과거 원작 시리즈와의 절묘한 연결을 시도한 2편 [스타트렉:다크니스]가 지녔던 놀라운 반전과 혁신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다만 여태까지 무난하고 볼만한 오락물을 완성하던 그의 재주를 생각해 본다면 [스타트렉:비욘드]는 오락 영화가 지닌 최선의 볼거리와 완성도를 선보이려 노력했다.

[스타트렉:비욘드]의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이 엔터프라이즈호를 벗어나 미지의 행성에서 각자만의 방식으로 생존을 이어나가는 모험을 지향한다. 함정을 벗어난 이들의 모습은 다소 생소하면서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미지의 행성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위험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액션, 위기 상황에서 본성을 드러내는 캐릭터들의 심리, 서로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관계의 이야기, 새로운 캐릭터의 출현과 어김없이 등장하는 유머는 SF의 틀에서 걷어낸 [스타트렉] 시리즈의 순수한 면을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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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인지 [스타트렉:비욘드]는 SF 적인 감성에서 벗어난 투박한 액션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흩어진 캐릭터들이 다시 집결되는 과정은 세계 대전 소재의 전쟁 영화와 서부물에서 느낄법한 설정이며, 각자 다른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의 모습을 부각해 어우러지게 하는 과정은 [분노의 질주]와 같은 팀 단위의 집단이 등장하는 액션물의 전형이다. 특히 록음악과 오토바이 액션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SF물에서 느끼기 힘든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통해 새로운 볼거리와 정서를 추구하려 한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다.   

우주 함대의 활약을 기대했던 관객을 위해 스피드한 함대의 돌진과 강렬한 파괴력을 선보인 마지막 장면은 [분노의 질주]가 추구한 투박하면서도 과장된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빠른 전개와 이를 뒷받침 해주는 편집, 캐릭터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유머가 [스타트렉:비욘드]가 내세운 관람 포인트다. 캐릭터들의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원조 [스타트렉] 팬들이 좋아할 만하지만, 전작에 비견할 만한 스케일과 이야기의 재미를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많이 담길 시리즈다. 

함대를 벗어난 캐릭터들의 활약이 호불호의 반응을 불러올 것으로 보이지만, 레너드 니모이와 안톤 옐친의 추모를 담은 부분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암시하는 마지막은 다음 [스타트렉] 시리즈를 향한 기대감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스타트렉:비욘드]는 8월 17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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