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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볼까?" 7월 6일, 7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07.08 09:56


재미와 감동을 되찾고 돌아온 어(漁)드벤쳐 드라마 [도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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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를 찾아서,2016]
감독:앤드류 스탠튼
출연:엘런 드제너러스, 헤이든 롤렌스, 앨버트 브룩스, 에드 오닐

줄거리
니모를 함께 찾으면서 베스트 프렌드가 된 도리와 말린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모태 건망증 도리가 ‘기억’이라는 것을 하기 전까지! 도리는 깊은 기억속에 숨어 있던 가족의 존재를 떠올리고 니모와 말린과 함께 가족을 찾아 대책 없는 어드벤쳐를 떠나게 되는데…

간단평
[도리를 찾아서]가 인상적인 어드벤쳐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 도리가 지닌 단기 기억 상실증이라는 특징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도리는 1분 전 벌어졌던 일을 기억 못 해 잇따른 사고를 저지르는 좌충우돌 캐릭터. 이로인해 도리 자신과 말린, 니모 부자(父子)와 같은 주변 캐릭터를 시종일관 위험에 빠뜨리게 만드는 원인 제공자(?)다. 이러한 도리가 주인공이 되었기에 위험천만한 어드벤처 설정이 이어지고, 이를 뒤받쳐주는 유머, 긴장감, 정서적인 드라마가 뒤이어 등장해 몰입감을 높여준다. 

작품의 배경을 한정된 공간으로 규정한 설정도 한몫했다. 전편인 [니모를 찾아서]가 넓은 바다와 근처 육지를 배경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였던 것과 달리, [도리를 찾아서]는 캘리포니아 해양 연구소에 한정되어 있다. 그 점에서 볼 때 [니모를 찾아서] 보다 이야기와 정서적인 여운이 덜 한 편이지만, 어드벤쳐물이 지닌 짜릿한 정서와 재미로 이같은 단점을 덮어버린다.  

[도리를 찾아서]가 선보이는 어드벤쳐는 물고기가 감히 시도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설정들로, 만화 장르 특유의 과장 미와 기발한 아이디어적 장면이 담긴 순수한 재미를 담고 있다. 한정된 공간이자 물길이 닿지 않은 해양연구소의 주변을 물고기들이 이동하는 대목이 그렇다. 미로 같은 파이프 이동, 연구소 시설을 활용한 이동, 인간의 도구를 활용하는 장면, 주변 동물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 장면들은 게임을 하는듯한 짜릿한 재미를 불러온다. 긴박감의 향연 속에 빠른 전개가 이뤄지는 편이지만, 이에 못지않은 유쾌한 유머와 적당한 감동이 더해져 오락적인 완성도를 높여준다. 이 부분에는 새롭게 등장하는 해양 동물 캐릭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층 진화된 CG 기술력과 만화적 그림체의 절묘한 만남은 디즈니와 픽사가 추구하는 '디지로그'적인 따뜻한 정서를 통해 가족 드라마 특유의 여운을 남긴다. 가족에 대한 애환, 그리움, 새로운 가족의 형성을 담은 후반부 정서는 디즈니의 오랜 전통과 같은 전형적인 주제관. 하지만 영화의 말미까지 큰 스케일의 어드벤쳐와 유쾌함을 유지하려는 대목은 픽사 시절 추구한 낙천성과 패기를 연상시켜, [토이스토리]가 최초로 등장했던 그 시절의 재미와 감동을 다시 한 번 불러온다.   

품성:★★★☆
오락성:★★★★
연출력:★★★★
CG,시각효과:★★★★

총점:★★★★



사기'로 '마술'의 악몽을 극복한 유승호의 활약 [봉이 김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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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2016]
감독:박대민
출연:유승호,고창석,조재현,라미란,시우민,서예지,전석호

줄거리
천재적 지략과 당대 최고의 뻔뻔함! 두둑한 배포에 수려한 외모까지 갖춘 희대의 천재사기꾼 김선달(유승호). 신출귀몰, 나타났다 하면 전설을 만들어 내는 김선달은 늘 인생 최고의 판을 기다린다. 그는 위장 전문 보원(고창석), 복채 강탈 전문 윤보살(라미란), 사기 꿈나무 견이(시우민)과 함께 온갖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을 벌이며 조선 최고의 사기패로 조선 팔도에서 명성을 떨친다. 조선에서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된다는 담파고(담배) 탈취라는 새로운 판을 준비하던 그들은, 그 배후에 당대 최고의 권력가 성대련(조재현)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를 속이기 위해 ‘주인 없는 대동강’을 미끼로 인생 최대의 판을 꾸미게 되는데… 

간단평
[봉이 김선달]은 완벽하지 않지만, 오락 영화가 지닌 장점을 잘 유지하며 포스터를 통해 강조한 '초대형 사기극'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봉이 김선달]이 선보이는 사기는 기발함보다는 친근한 유머를 선보이는 데 있다. 설화를 통해 알려진 유명한 일화를 재연하는 방식이며, 유승호, 고창석, 라미란이 선보이는 코믹 연기를 통해 이를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수탉을 봉황으로 둔갑하는 사기, 혼인빙자, 첨성대 불법 매매, 임금 위장을 비롯한 사기극을 맛보기로 보여준 후, 성대련을 향한 복수에서 모든 흥미 요소를 동원한다. 이 과정에서 멜로와 신파적인 드라마로 갈 것 같은 뻔한 전개를 예상하게 하지만 유머와 사기극의 중간지점을 유지함으로써 본 기획에 의도한 유쾌한 사기극의 여운을 남긴다.    

물론, 이야기 전개상의 허점과 장르적인 전형성의 단점을 드러내고 고창석, 라미란과 같은 베테랑 연기자를 감초 조연으로만 한정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아쉽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조선 케이프 무비와 [조선명탐정]과 같은 퓨전적인 요소와 같은 장점을 적절하게 결합함으로써 무난하게 감상할 수 있는 볼만한 오락 영화를 완성했다.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 탓에 어정쩡한 결과물을 선보였던 근래의 한국 상업 영화들과 달리, 초기 기획 단계의 초심을 잊지 않은 [봉이 김선달]의 시도는 칭찬할 만 하다. 이 정도의 수준이면, 아마도 후속 시리즈에 대한 욕심도 내봐도 괜찮을 듯싶다. 무엇보다 배우 유승호에게 있어 전작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는 사극이란 점에서도 의미 있게 다가올 것으로 생각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70년대 L.A를 구한 '병맛' 형님들의 버디 액션 [나이스 가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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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 가이즈,2016]
감독:셰인 블랙
출연:러셀 크로우, 라이언 고슬링

줄거리
전직 파이터, 현직 청부폭력업자 '잭슨 힐리'(러셀 크로우), 자칭 사설 탐정, 타칭 사기꾼 '홀랜드 마치'(라이언 고슬링). LA 법무국장 딸의 실종, 포르노 배우의 죽음, 점차 드러나는 디트로이트 자동차 산업의 비밀까지! 캐면 캘수록 그들의 위험도 커져만 가는데… 이들은 과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까?

간단평
[리쎌웨폰] 시리즈와 [마지막 보이스카우트] 등의 버디 액션물의 각본을 쓴 셰인 블랙이 이번 영화에서 또다시 자신의 장기인 버디 물을 빌려왔다.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의 긴장감보다는 배경을 70년대로 옮긴 [나이스 가이즈]는 그 당시 포르노 산업에 대한 풍자와 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며 영화적 흥미를 높여주고 있다.

라이언 고슬링의 '허당' 캐릭터 연기와 러셀 크로우의 특유의 터프한 '물과 기름' 콤비라는 특이한 조합에 미치의 딸 홀리를 연기한 아역 앵거리 라이스의 존재도 의외의 재미를 가져다준다.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는 다소 두서없는 부분이 있지만, 흥미로운 캐릭터들의 개성과 이들을 활용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아이언맨 3]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유머의 적재적소가 강해 긴장감이 돋보여야 할 부분이 그러지 못해 아쉽게 느껴진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이야기 속으로… [잔예-살아서는 안되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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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예-살아서는 안되는 방,2016]
감독:나카무라 요시히로
출연:다케우치 유코, 하시모토 아이

줄거리
독자에게 받은 사연들로 괴담 잡지에 단편 소설을 쓰고 있는 소설가 ‘나’(다케우치 유코)는 어느 날, ‘쿠보’(하시모토 아이)라는 여대생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새로 이사간 집에서 정체를 알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 사연이 낯익어 과거의 독자편지를 찾아보던 ‘나’는 같은 아파트에서의 비슷한 사연을 받았던 걸 발견하고 흥미를 느낀다. ‘나’는 ‘쿠보’와 같이 이 아파트를 둘러싼 괴담을 하나씩 추적해나가는데 전 세입자 역시 이 아파트에 이사 직후, 어떤 소리를 듣고 돌변해 자살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파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석연찮은 사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연결되어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고 점점 더 믿을 수 없는 사실들과 마주하게 된다. 괴담의 근원을 파헤칠수록 그녀들의 일상은 점점 더 섬뜩한 공포로 변해 가는데…

간단평
[잔예-살아서는 안되는 방](이하:[잔예])은 [링][주온][착신아리] 와 같은 귀신 캐릭터가 돋보였던 기존의 'J 호러'물과는 성향이 다른 영화였다. 귀신을 최대한 노출시키기 보다는 소리, 주변 분위기에 의지해 인물들의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 쪽이었다. 

이야기 전개도 화자인 작가의 추적과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존하는 형식이라 호러적인 묘사와 시각효과에서도 어설픈 느낌을 주고 있으며, 이야기 흐름도 다소 느린 편이다. 공포의 시초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보니 사연에 사연이 이어지고, 이야기가 지나치게 늘어져 끝까지 집중해야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풀어낸 이야기가 지나치게 길다. 

기존의 J 호러식 공포를 기대했다면, [잔예]는 많이 지루하고 어렵다는 인상을 줄 것이다. 그럼에도 느리게 전개되는 이야기에는 특유의 섬뜩함이 베어 있고, 분위기와 소리를 통한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 여운도 인상적이다. 아쉬운 구석이 많은 호러물 이지만, 자극적인 시각효과와 캐릭터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이야기의 힘으로 참신한 호러물을 만들려 한 의도는 칭찬할 만하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사랑을 위해 싸운 연금 투쟁기 [로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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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렐,2015]
감독:피터 솔레트
출연:줄리안 무어, 엘렌 페이지, 마이클 새넌, 스티브 카렐

줄거리
미국 뉴저지 최초의 여성 부서장을 꿈꾸는 ‘로렐’은 마약범 소탕에 앞장서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열혈 형사로 경찰조직에서 신임을 받고 있는 23년차 베테랑이다. '로렐’은 자신을 알아보지 않는 외딴 동네의 배구 클럽에서 ‘스테이시’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서로에게 강한 호감을 느낀다. 서로를 인정하며 연인으로 발전한 ‘로렐’과 ‘스테이시’.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로렐’이 시한부 판정을 받으며 그 행복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치료를 이어가지만 혹시 모를 마지막 순간을 위해, ‘로렐’은 자신의 사후 연금 수령인을 ‘스테이시’로 인정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하는데…

간단평
사랑하는 동성 연인과 성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투쟁한 로렐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 제80회 아카데미 최우수단편다큐멘터리상 수상작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지만, 결과물은 원작 다큐의 장점과 감동을 그대로 옮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 

평이한 이야기와 투쟁, 로맨스, 우정의 이야기를 동등하게 다루다 보니 두 연인의 관계와 그에 따른 에피소드가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가져다준다. 그 때문에 로렐과 스테이시에 관한 정서적인 공감대에서는 영화를 어떻게 봤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배우들의 감정적인 요소로 유심 있게 바라봤다면 에피소드 부족의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두 주연 배우 못지않게, 마이클 새넌과 스티브 카렐의 연기도 좋았지만, 주연보다 존재감이 커 보이는 모습을 보여줘 영화의 주제관을 위협하기도 한다. 평이한 연출력과 이야기의 아쉬움을 배우들의 연기로 만회한 드라마였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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