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2016]
감독:박대민
출연:유승호,고창석,조재현,라미란,시우민,서예지,전석호
줄거리
천재적 지략과 당대 최고의 뻔뻔함! 두둑한 배포에 수려한 외모까지 갖춘 희대의 천재사기꾼 김선달(유승호). 신출귀몰, 나타났다 하면 전설을 만들어 내는 김선달은 늘 인생 최고의 판을 기다린다. 그는 위장 전문 보원(고창석), 복채 강탈 전문 윤보살(라미란), 사기 꿈나무 견이(시우민)과 함께 온갖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을 벌이며 조선 최고의 사기패로 조선 팔도에서 명성을 떨친다. 조선에서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된다는 담파고(담배) 탈취라는 새로운 판을 준비하던 그들은, 그 배후에 당대 최고의 권력가 성대련(조재현)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를 속이기 위해 ‘주인 없는 대동강’을 미끼로 인생 최대의 판을 꾸미게 되는데…
[봉이 김선달]은 군 제대 이후 유승호의 두 번째 사극 영화라는 점에서, 작년에 개봉한 [조선마술사]를 연상시키게 한다. 마술이라는 퓨전적인 소재와 스타급 주연 배우들이 지닌 외형적인 장점을 가졌음에도 이를 제대로 부각하지 못한 초점 잃은 연출력으로 흥미를 잃은 탓에 관객들의 외면을 사고 말았다. 그런 점에서 유승호의 다음 작품이 또 다른 사극을 택했다는 것은 도박과도 같다.
다행히 [봉이 김선달]은 [조선마술사]와 같은 폐해는 비껴간다. 완벽하지 않지만, 오락 영화가 지닌 장점을 잘 유지하며 포스터를 통해 강조한 '초대형 사기극'을 선보이는 데 성공한다.
병자호란 이후의 어지러운 시대상과 백성들의 한을 부각해, 김선달을 '민초들의 영웅'으로 그리려 한 무리수(?)를 두는듯했으나, 다행히도 그의 사기꾼적인 면모를 강조하려는 복선으로 연결된다. 물론 악역인 성대련과의 관계를 통해 극의 전체적인 흐름을 복수극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김선달의 사기로 복수를 진행한다는 기본 설정을 통해 사기 영화의 전형성을 지키려 했다.
[봉이 김선달]이 선보이는 사기는 기발함보다는 친근한 유머를 선보이는 데 있다. 조선 시대 민초들의 설화를 통해 알려진 유명한 일화를 재연하는 방식이며, 유승호, 고창석, 라미란이 선보이는 코믹 연기를 통해 이를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수탉을 봉황으로 둔갑하는 사기, 혼인빙자, 첨성대 불법 매매, 임금 위장을 비롯한 사기극을 맛보기로 보여준 후, 성대련을 향한 복수에서 모든 흥미 요소를 동원한다. 이 과정에서 멜로와 신파적인 드라마로 갈 것 같은 뻔한 전개를 예상하게 하지만 유머와 사기극의 중간지점을 유지함으로써 본 기획에 의도한 유쾌한 사기극의 여운을 남긴다.
물론, 이야기 전개상의 허점과 장르적인 전형성의 단점을 드러내고 고창석, 라미란과 같은 베테랑 연기자를 감초 조연으로만 한정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아쉽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조선 케이프 무비와 [조선명탐정]과 같은 퓨전적인 요소와 같은 장점을 적절하게 결합함으로써 무난하게 감상할 수 있는 볼만한 오락 영화를 완성했다.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 탓에 어정쩡한 결과물을 선보였던 근래의 한국 상업 영화들과 달리, 초기 기획 단계의 초심을 잊지 않은 [봉이 김선달]의 시도는 칭찬할 만 하다. 이 정도의 수준이면, 아마도 후속 시리즈에 대한 욕심도 내봐도 괜찮을 듯싶다. 무엇보다 배우 유승호에게 있어 전작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는 사극이란 점에서도 의미 있게 다가올 것으로 생각한다.
[봉이 김선달]은 7월 6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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