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를 찾아서,2016]
감독:앤드류 스탠튼
출연:엘런 드제너러스,헤이든롤렌스,앨버트 브룩스,이드리스 엘바
줄거리
니모를 함께 찾으면서 베스트 프렌드가 된 도리와 말린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모태 건망증 도리가 ‘기억’이라는 것을 하기 전까지! 도리는 깊은 기억 속에 숨어 있던 가족의 존재를 떠올리고 니모와 말린과 함께 가족을 찾아 대책 없는 어드벤쳐를 떠나게 되는데…
13년 만에 돌아온 [니모를 찾아서]의 후속편은 1편의 조연 도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도리는 단기 기억 상실증을 지닌 캐릭터로 극의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 넣어준 감초적인 존재지만, 건망증이라는 지병과 잃어버린 부모에 대한 아픈 기억을 지닌 배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감정을 어드벤쳐([인사이드 아웃])하게 만든 디즈니와 픽사는 도리의 지병과 슬픈 과거마저 유쾌한 어드벤처물로 완성하며, 환상적인 '97분'의 추억을 선사했다.
[도리를 찾아서]가 인상적인 어드벤쳐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 도리가 지닌 단기 기억 상실증이라는 특징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도리는 1분 전 벌어졌던 일을 기억 못 해 잇따른 사고를 저지르는 좌충우돌 캐릭터. 이로인해 도리 자신과 말린, 니모 부자(父子)와 같은 주변 캐릭터를 시종일관 위험에 빠뜨리게 만드는 원인 제공자(?)다. 이러한 도리가 주인공이 되었기에 위험천만한 어드벤처 설정이 이어지고, 이를 뒤받쳐주는 유머, 긴장감, 정서적인 드라마가 뒤이어 등장해 몰입감을 높여준다.
작품의 배경을 한정된 공간으로 규정한 설정도 한몫했다. 전편인 [니모를 찾아서]가 넓은 바다와 근처 육지를 배경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였던 것과 달리, [도리를 찾아서]는 캘리포니아 해양 연구소에 한정되어 있다. 그 점에서 볼 때 [니모를 찾아서] 보다 이야기와 정서적인 여운이 덜 한 편이지만, 어드벤쳐물이 지닌 짜릿한 정서와 재미로 이같은 단점을 덮어버린다.
[도리를 찾아서]가 선보이는 어드벤쳐는 물고기가 감히 시도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설정들로, 만화 장르 특유의 과장 미와 기발한 아이디어적 장면이 담긴 순수한 재미를 담고 있다. 한정된 공간이자 물길이 닿지 않은 해양연구소의 주변을 물고기들이 이동하는 대목이 그렇다. 미로 같은 파이프 이동, 연구소 시설을 활용한 이동, 인간의 도구를 활용하는 장면, 주변 동물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 장면들은 게임을 하는듯한 짜릿한 재미를 불러온다. 우리에게는 일상의 순간이 물고기들에게는 [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순간처럼 느껴지도록 연출한 것이다.
긴박감의 향연 속에 빠른 전개가 이뤄지는 편이지만, 이에 못지않은 유쾌한 유머와 적당한 감동이 더해져 오락적인 완성도를 높여준다. 이 부분에는 새롭게 등장하는 해양 동물 캐릭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해양연구소의 주변 환경에 따라 위장하며 이동하는 문어 행크, 도리의 오래된 친구로 그를 돕는 고래상어 데스티니, 음파탐지를 활용해 주변의 상황을 미리 감지하는 벨루가 고래 베일리 그리고 말린과 니모 부자를 돕는 바다사자 듀오 플루크와 러더를 비롯한 여러 감초 캐릭터들의 등장과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짜임세 있는 연출력은 [도리를 찾아서]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한층 진화된 CG 기술력과 만화적 그림체의 절묘한 만남은 디즈니와 픽사가 추구하는 '디지로그'적인 따뜻한 정서를 통해 가족 드라마 특유의 여운을 남긴다. 가족에 대한 애환, 그리움, 새로운 가족의 형성을 담은 후반부 정서는 디즈니의 오랜 전통과 같은 전형적인 주제관. 하지만 영화의 말미까지 큰 스케일의 어드벤쳐와 유쾌함을 유지하려는 대목은 픽사 시절 추구한 낙천성과 패기를 연상시켜, [토이스토리]가 최초로 등장했던 그 시절의 재미와 감동을 다시 한 번 불러온다.
전작인 [니모를 찾아서]와 비교해 드라마 보다는 어드벤쳐한 재미가 더해진 후속작이라는 특징이 강한 편이라 취향에 따른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리를 찾아서]는 7월 7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CG,시각효과:★★★★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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