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김혜수의 가족 만들기 [굿바이 싱글]
[굿바이 싱글,2016]
감독:김태곤
출연:김혜수,마동석,김현수,김용건,곽시양,서현진
줄거리
온갖 찌라시와 스캔들의 주인공인 톱스타 ‘주연’(김혜수). 그러나 점차 내려가는 인기와 남자친구의 공개적 배신에 충격을 받고, 영원한 내 편을 만들기 위해 대책 없는 계획에 돌입하게 된다. 대표 독거스타의 임신 발표는 전국민 스캔들로 일이 커지고, ‘주연’(김혜수)의 불알친구이자 스타일리스트인 ‘평구’(마동석)와 소속사 식구들이 안절부절하며 뒷수습에 동분서주 하는데…
간단평
[굿바이 싱글]은 근래 털털하면서도 가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혜수의 개성이 돋보일 거라 예상했지만, 영화가 시작되면서 그녀 혼자만 돋보이는 '싱글'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제목만 '싱글'을 표방했을 뿐, 전체적으로는 가족의 가치를 강조한 가족영화였던 셈이다. 이기적인 톱스타와 갑작스러운 사고로 임신하게 된 여중생이 개개인의 목적을 위해 계약 동거를 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을 통해 가족이 되어가는 전개 과정은 분명 흥미롭다. '톱스타'로 상징되는 이기적인 한 개인이 주변의 소중함을 깨닫고, 뒤늦게야 어른다운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도 인상 깊은 여운을 남기는 편이다.
주인공인 김혜수와 마동석이 자신들의 이미지를 활용한 안정된 연기력을 유지하는 편이며, 주연 못지않은 큰 비중을 차지한 여중생 단지를 연기한 아역배우 김현수의 존재감이 꽤 돋보인다. 아쉬운 부분은 초점을 잃은 각본과 매끄럽지 못한 연출력이다. 영화의 원제가 [가족계획]이었던 만큼, 서로를 몰랐던 개인들이 우연적인 운명으로 가족이 되어가는 부분이 이야기의 핵심이지만, 주연의 좌충우돌 에피스도와 단지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가족물로 봐야 할지 아니면 고주연이라는 캐릭터의 일탈에 관심을 둬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관람 추천자
1.가볍게 망가진 김혜수의 연기가 좋다
2.패셔니스타 마동석을 보고 싶다면
3.귀여운 여자 아역 배우(김현수)의 활약을 보고 싶다면
관람 비추천자
웃기다가 감동 주려는 전형적인 한국 코미디 영화에 질렸다면 비추!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발사된 총은 많았지만…명중이 절실했던 [사냥]
[사냥,2016]
감독:이우철
출연:안성기,조진웅,한예리,권율,손현주
줄거리
대규모 탄광 붕괴 사고가 일어난 무진의 외딴 산. 이상한 것이 출몰한다는 소문 때문에 아무도 찾지 않는 그 곳에서 거대한 금맥이 발견된다. 금맥이 발견되었다는 정보를 은밀히 입수한 동근(조진웅)은 수상한 엽사들을 이끌고 산에 오른다. 인생 역전을 맞이한 기쁨도 잠시 땅주인 노파가 그들을 막아서고, 실랑이 끝에 노파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한편 탄광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기성(안성기)은 산사태 때문에 출입이 불가하다던 산에서 수상한 남자들을 발견하고 뒤쫓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목격하고 만다. 이 때 사고로 잃은 동료의 딸 양순(한예리) 마저 우연히 산 속에 들어갔다 함께 쫓기게 된다.
간단평
[사냥]은 드라마가 아닌 액션 스릴러 영화다. 숲 속에서의 추격 극을 진행할 준비를 다 해놨으면, 그 부분에 집중해야 했다. 주제의식이나 인물에 대한 상세 설명은 대사 처리와 짧은 회상으로 처리하면 된다. 그런데 [사냥]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어긋난 방향으로 향한다. 추격전과 액션이 등장하지만, 화면을 차지하는 것은 긴박한 '현재'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등장인물들의 '과거'다. 이들의 사연과 회상이 비중 있게 등장하는 것은 이해 못 하는 바가 아니다. 금맥 차지, 생존이라는 두 개의 테마를 자연 배경으로 진행함으로써 탐욕의 근원에 대해 의미심장하게 그리려 한 의도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액션과 이야기 전개의 흐름을 끊는 수준이라면 심각하다.
탄광 사고, 자살 등 금맥 발견과 관련한 비하인드와 사연이 이야기 전개의 반을 차지할 정도며, 숲 속의 추격전이 발생하는 과정은 미흡하게 처리된다. 사고는 우발적으로 발생하고, 악역들은 우연적인 사고로 사망하며, 대립까지 가지 않아도 될 상황이 작위적인 대립으로 이어져 긴장감과 개연성을 동시에 떨어뜨리게 된다. 금맥을 차지하려 한 동근 일행을 극악무도한 악당들로 설정했더라면, 조금이라도 이들의 대립이 이해될 수 있었지만, [사냥]은 그러한 기본마저 효율적으로 풀지 못했다.
단순하게 그려졌어야 할 드라마는 지나치게 긴 사연이 담긴 이야기가 되어버리며 산만해진다. 강렬하고 거친 총기 액션을 선보이고, 추격전에서도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한 편이었기에, 쉽게 전개될 이야기를 왜 이렇게 복잡하게 풀이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좋은 배우, 소재, 장비, 배경과 같은 '총'은 많았지만, 관객의 흥미와 마음을 '명중'시키지 못한 아쉬움이 많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가 괜찮았던 탓에 그들의 연기장면과 배역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한다면,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관람 추천자
1.람보 안성기의 활약이 궁금하다면
2.조진웅의 악역, 1인 2역 연기 변신이 기대된다면
관람 비추천자
화려하고 긴박한 총격신과 추격극을 기대했다면 비추!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근육 꽃미남 타잔, 금발 미녀 제인…아쉬운 이야기 [레전드 오브 타잔]
[레전드 오브 타잔,2016]
감독:데이빗 예이츠
출연:알렉산더 스카스가드,사무엘 L.잭슨,마고 로비,크리스토프 왈츠
줄거리
8년 전, 아프리카 밀림을 떠나 이제는 런던 도심에서 사랑하는 제인과 함께 문명 사회에 완벽하게 적응한 타잔. 하지만 탐욕에 휩싸인 인간들은 그를 다시 밀림으로 불러들이는 데…
간단평
8, 90년대 TV를 통해 접하게 된 [타잔]이 새로운 영화로 돌아왔다. 전 세계 팬들에게는 '밀림의 제왕'으로 인식되어 있기에, [레전드 오브 타잔]은 과거의 히어로 타잔의 '귀환'에 초점을 맞춘다. TV 시리즈의 주인공 타잔을 인식하는 고전 팬들에게 있어 귀환 형식의 이야기는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느낌을 가져다 주지만, 타잔을 처음 접하게 되는 젊은 과객에게는 낯선 느낌을 가져다줄 수 있다.
타잔의 기원과 과거를 회상 형식으로 처리하고, 현재 벌어지는 사건에 집중하는 전개 방식은 산만하면서도 공감하기 힘든 여운을 남긴다. 극 중 인물들이 아프리카로의 귀환을 반갑게 여기며, 과거의 추억에 행복하게 빠져 있는 것과 달리, 그들의 과거와 감정을 전혀 모르는 현세대의 관객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생소하기 마련이다. 타잔이 다시 자신의 영웅적인 자아를 찾고, 열강의 침탈로부터 아프리카를 구해낸다는 이야기는 무거운 분위기를 지닌 전형적인 전개라는 점에서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차라리 [타잔] 시리즈를 새롭게 각색한 이야기가 더 낳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알렉산더 스카스가드와 마고 로비의 조합이 이뤄진 비주얼은 볼만하며, 울창한 정글을 배경으로 하는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도 무난했다.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스펙터클 액션신이 블록버스터 영화의 흔한 장면을 조합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큰 감흥을 불러오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관람 추천자
1.타잔 시리즈의 추억이 그립다면
2.얼굴,몸 완벽한 근육 상남자 타잔을 보고 싶다면, 어울리는 '케미'를 선사하는 마고로비의 제인도 보고 싶다면
3.게다가 심오한 근육 고민남 타잔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관람 비추천자
그외 비추천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스티븐 킹' 이라는 타이틀을 무색하게 만드는 [셀:인류 최후의 날]
[셀:인류 최후의 날,2016]
감독:토드 윌리엄스
출연:존 쿠삭,사무엘 L.잭슨,이사벨 퍼만
줄거리
만화가인 클레이 리델(존 쿠삭)은 공항에서 아내와 통화하던 중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정체 모를 전파에 의해 공항 내에 있는 사람들이 미치광이처럼 날뛰며 서로를 공격하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다.
이상한 전파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은 송신탑을 찾아 피난을 떠나고, 클레이는 피난 중 만난 괴짜 무신론자 톰 맥코트(사무엘 L. 잭슨)와 엄마를 잃은 소녀 앨리스(이사벨 퍼만)와 함께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미쳐버린 세상 속으로 뛰어드는데…
간단평
스티븐 킹의 소설 [셀]을 원작으로 한 [셀:인류 최후의 날]은 굳이 원작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영화적으로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라는 것을 절로 느끼게 한다. 좀비 영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익숙한 설정, 어설픈 시각효과와 영상, 평범한 수준에 그친 배우들의 연기가 이 영화의 전부다. 휴대폰과 목소리를 통해 전염되는 설정과 스티븐 킹 원작에 등장하는 풍자적인 장면을 그대로 도입한 부분도 흥미롭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등장은 좀비 아포칼립스물 특유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된다. 킹의 형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이를 영화만의 방식으로 풀이하지 못해 어설프게 따라하다 실패한 케이스가 되었다.
관람 추천자
좀비물을 처음 접하게 되는 관객
관람 비추천자
1.좀비,종말 SF, 재난 영화에 익숙한 관객
2.스티븐 킹의 원작 [셀]을 읽은 관객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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