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2016]
감독:이우철
출연:안성기,조진웅,한예리,권율,손현주
줄거리
대규모 탄광 붕괴 사고가 일어난 무진의 외딴 산. 이상한 것이 출몰한다는 소문 때문에 아무도 찾지 않는 그 곳에서 거대한 금맥이 발견된다. 금맥이 발견되었다는 정보를 은밀히 입수한 동근(조진웅)은 수상한 엽사들을 이끌고 산에 오른다. 인생 역전을 맞이한 기쁨도 잠시 땅주인 노파가 그들을 막아서고, 실랑이 끝에 노파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한편 탄광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기성(안성기)은 산사태 때문에 출입이 불가하다던 산에서 수상한 남자들을 발견하고 뒤쫓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목격하고 만다. 이 때 사고로 잃은 동료의 딸 양순(한예리) 마저 우연히 산 속에 들어갔다 함께 쫓기게 된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쫓고 쫓기는 추격 액션을 표방한 [사냥]. 깊고 위험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만큼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과 거친 액션을 기대하게 했지만, 결과물은 깊은 숲 속에서 방황하는 듯했다. 아마도 이우철 감독과 제작진은 영화의 배경이 될 숲속의 다양한 풍광을 지켜보다 액션 스릴러로 그려내기에 아깝다는 느낌을 받아서였을까?
[사냥]은 드라마가 아닌 액션 스릴러를 영화다. 숲 속에서의 추격 극을 진행할 준비를 다 해놨으면, 그 부분에 집중해야 했다. 주제의식이나 인물에 대한 상세 설명은 대사 처리와 짧은 회상으로 처리하면 된다. 그런데 [사냥]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어긋난 방향으로 향한다.
애초 의도했던 추격전과 액션이 등장하지만, 화면을 차지하는 것은 긴박한 '현재'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등장인물들의 사연이었다. 이들의 사연과 회상이 비중 있게 등장하는 것은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금맥 차지, 생존이라는 두 개의 테마를 자연 배경으로 진행함으로써 탐욕의 근원에 대해 의미심장하게 그리려 한 의도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액션과 이야기 전개의 흐름을 끊는 수준이라면 심각하다.
탄광 사고, 자살 등 금맥 발견과 관련한 비하인드와 사연이 이야기 전개의 반을 차지할 정도며, 숲 속의 추격전이 발생하는 과정은 미흡하게 처리된다. 사고는 우발적으로 발생하고, 악역들은 우연적인 사고로 사망하며, 대립까지 가지 않아도 될 상황이 작위적인 대립으로 이어져 긴장감과 개연성을 동시에 떨어뜨리게 된다. 금맥을 차지하려 한 동근 일행을 극악무도한 악당들로 설정했더라면, 조금이라도 이들의 대립이 이해될 수 있었지만, [사냥]은 그러한 기본마저 효율적으로 풀지 못했다.
단순하게 그려졌어야 할 드라마는 지나치게 긴 사연이 담긴 이야기가 되어버리며 산만해진다. 강렬하고 거친 총기 액션을 선보이고, 추격전에서도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한 편이었기에, 쉽게 전개될 이야기를 왜 이렇게 복잡하게 풀이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좋은 배우, 소재, 장비, 배경과 같은 '총'은 많았지만, 관객의 흥미와 마음을 '명중'시키지 못한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가 괜찮았던 탓에 그들의 연기장면과 배역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한다면,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사냥]은 절찬리 상영 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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