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홈즈,2015]
감독:빌 콘돈
출연:이안 맥켈런, 로라 리니, 마일로 파커
줄거리
1947년 전설의 명탐정 셜록 홈즈는 은퇴 후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서 황혼기를 보낸다. 가정부 먼로 부인과 그녀의 호기심 많은 아들 로저만이 그의 곁을 지키는 가운데, 홈즈는 자신의 기억 속에 남은 사건을 정리하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30년 전,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마지막 사건과 한 여인. 해결하지 못하고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그 사건은 여전히 홈즈의 기억을 사로잡고, 결국, 미궁 속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는 인생의 마지막 추리를 시작하는데…
[미스터 홈즈]는 '셜록 홈즈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2007년 출간된 미치 컬린의 헌정 소설 [셜록 홈즈 마지막 날들]을 원작으로 둔 작품이다. 셜록 홈즈가 주인공이지만 작품속 그는 추리, 사건과는 거리가 먼 90대 노인이다. 그렇기에 영화가 조명하는 부분은 노인이 된 한 개인의 삶에 대한 성찰로 인생에 대한 깊이가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한 주제이다.
영화는 자신을 은퇴시킨 마지막 사건의 진실을 재구성하려는 셜록 홈즈의 이야기로, 이를 추리가 아닌 기억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의 내면과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드라마로 그려내려 한다.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그의 오른팔과 같은 왓슨 대신 그를 돕는 이들은 가정부(로라 리니)와 그녀의 아들 소년 로저(마일로 파커)다. 두 모자 캐릭터의 등장은 이 영화의 핵심인 동시에 원작자 코난 도일이 구축했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추리물에서 가족물의 정서로 바꿔놓은 새로운 변화를 끌어낸다.
노년의 이야기와 가족물의 정서가 조화를 이뤄낸 [미스터 홈즈]는 예상외의 따뜻한 감성과 깊이있는 주제가 담긴 드라마로 전개된다. 그 때문에 원작 소설의 팬들을 비롯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셜록]에 익숙한 영화팬들에게는 조금은 색다른 작품으로 느껴질 것이다.
두 작품이 모험, 캐릭터의 성격을 강조한 흥미로운 장르물을 추구했던 것과 달리 [미스터 홈즈]는 섬세하고 디테일한 느린 전개와 감성을 강조하고 있어 약간은 심심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추리 소설 속 모습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에 등장한 셜록 홈즈 캐릭터의 노년을 본 듯한 이안 맥켈런의 품격이 담긴 셜록 홈즈는 우리가 몰랐던 그의 인간적인 고독함을 표현하며, 명탐정의 슬픈 이면을 품위 있게 그려낸다. 명탐정이라는 명성에 가려진 셜록 홈즈의 본 모습이 벗겨지는 진실은 한 개인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담아둔 삶에 대한 애환을 인간적이고 따뜻한 시각으로 표현해 오랫동안 남겨질 깊은 여운과 감동을 선사한다.
여기에 로저와 함께 콤비를 이루며 기억을 되살리고, 서로에게 조언을 해주는 대목은 '노인과 소년'의 우정이 담긴 조화를 이뤄내 예상치 못한 흥미를 제공한다. 사건이라는 삶에 지친 명탐정 개인에게 휴식과 같은 안식을 제공하는 작품의 따뜻한 분위기와 연출력은 셜록 홈즈를 실존 인물처럼 착각하게 할 정도다.
[엑스맨]의 매그니토,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로 대표되는 이안 맥켈런은 죽음을 앞둔 노인이 가진 슬픈 내면과 삶에 대한 아련함을 공감 어리게 연기하며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해 셜록 홈즈를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어낸다.
모험과 명추리를 기대한 영화팬이라면 기대감을 낮추고 드라마에 집중해 감상한다면, 새로운 매력이 담긴 '셜록'을 보게 될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프레인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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