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ising

"주말에 뭐볼까?" 5월 25, 26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05.27 16:23


전편에 비해 산만해 졌지만, 여전히 볼만한 [엑스맨:아포칼립스]

1.jpg

[엑스맨:아포칼립스,2016]
감독:브라이언 싱어
출연:마이클 패스벤더, 제임스 맥어보이, 제니퍼 로렌스, 오스카 아이삭

줄거리
고대부터 신으로 숭배 받아왔던 최초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가 수천 년간 무덤에 잠들어 있다가 1983년 이집트에서 깨어난다. 타락한 문명에 분노한 아포칼립스는 절망에 잠긴 매그니토를 비롯하여, 스톰, 사일록, 아크엔젤에게 보다 강력한 힘을 주며 자신의 수하 ‘포 호스맨’으로 삼는다. 그리고 인류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여 강한 자들만의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한편, 프로페서 X는 어린 돌연변이들을 위한 영재학교를 설립해 인간과의 평화로운 공존과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가르친다. 아직은 스스로 능력을 통제하지 못하는 진 그레이를 통해 아포칼립스가 초래한 인류의 멸망을 예견하게 된 프로페서 X는 미스틱과 함께 젊은 돌연변이들로 이뤄진 엑스맨을 결성한다. 아포칼립스를 막기 위해 사상 최대의 전쟁에 나서게 된 그들.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적과 싸워야만 하는데… 

간단평
뮤턴트의 원조 '엔 사바 누/아포칼립스'(오스카 아이삭)를 등장시킨 이번 시리즈는 역대 엑스맨 시리즈 사상 큰 스케일과 많은 숫자의 뮤턴트 캐릭터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2000년대부터 시작된 [엑스맨] 시리즈의 주인공 스콧, 진 그레이, 스톰 캐릭터의 청소년기 시절을 담아 등장 인물들의 기원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엑스맨] 시리즈의 새로운 출발을 담았다는 점에서 [엑스맨:아포칼립스]가 담은 지향점과 의미는 남다르다. 

2000년부터 이어진 [엑스맨] 시리즈가 능력의 적절한 통제와 옳은 방향에 관해 이야기 했다면, [엑스맨:아포칼립스]는 잔재된 능력의 과감한 사용과 그 능력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다. 아포칼립스가 억압된 뮤턴트 종족의 지배를 강조하며 자신의 수하인 포 호스맨(엔젤, 샤일록, 스톰, 매그니토)을 자극했다면, 프로페서 X(제임스 맥어보이)는 뮤턴트들이 옳은 지향점(정의)으로 나아가기 위해 모든 능력을 분출할 것을 요구하는 차이다. 서로에 대한 논리와 이념에 대립하는 엑스맨들의 분쟁은 여전한 테마지만, 아포칼립스라는 초월적인 존재의 등장에 혼란과 갈등을 느끼는 대목이 이번 시리즈의 중요한 주제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아포칼립스와 그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이 좀 더 의미심장하게 담겨 있어야 했지만, 너무 많은 인물을 등장시켜 에피소드를 상세하게 담으려는 욕심 탓에 다소 산만해졌다는 느낌을 가져다준다. 급조해서 만들어진듯한 매그니토의 상처 이야기를 추가한 탓에 나머지 인물들의 이야기는 너무 쉽게 생략되거나 존재감 없이 그려져 아쉬움을 더한다. 아포칼립스의 강함을 더 강조하고 그에 대항하는 이야기들이 발전적으로 그려졌어야 했지만, 일부 캐릭터의 특별출연, 이스터에그를 담은 설정으로 인해 기대했던 악역의 존재감은 그리 큰 파급을 불러오지 못했다.  강한 악역의 카리스마와 그에 대응하는 대결의 긴장감을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없지 않은 시리즈다.

그럼에도 [엑스맨:아포칼립스]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프랜차이즈가 지닌 특성과 세계관을 잘 살려내며 기본적인 재미를 이끌어내는데 충실했다. 전작인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통해 흥미로운 매력을 선보인 에반 피터스의 퀵실버를 비롯해 등장인물들 모두 나름의 존재감과 장점을 하나씩 보여주며 극의 흥미를 완벽하게 이끌어낸다. 캐릭터에 대한 매력과 장점을 잘 살린 연출력과 볼거리의 조화로 [엑스맨:아포칼립스]는 히어로 오락물 특유의 재미를 적절하게 완성한다. 다소 급조된 듯한 드라마와 정서적인 에피소드도 나쁘지 않게 마무리되어 브라이언 싱어의 연출력이 아직은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매그니토, 간달프 그리고 셜록 홈즈…이안 맥켈런의 품위가 느껴지는 [미스터 홈즈]

2.jpg

[미스터 홈즈,2015]
감독:빌 콘돈
출연:이안 맥켈런, 로라 리니, 마일로 파커

줄거리
1947년 전설의 명탐정 셜록 홈즈는 은퇴 후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서 황혼기를 보낸다. 가정부 먼로 부인과 그녀의 호기심 많은 아들 로저만이 그의 곁을 지키는 가운데, 홈즈는 자신의 기억 속에 남은 사건을 정리하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30년 전,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마지막 사건과 한 여인. 해결하지 못하고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그 사건은 여전히 홈즈의 기억을 사로잡고, 결국, 미궁 속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는 인생의 마지막 추리를 시작하는데… 

간단평
[미스터 홈즈]는 '셜록 홈즈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2007년 출간된 미치 컬린의 헌정 소설 [셜록 홈즈 마지막 날들]을 원작으로 둔 작품이다. 90대의 노인 셜록 홈즈가 주인공인 작품답게 [미스터 홈즈]는 사건 대신 시골 마을에 거주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려는 셜록 홈즈의 노년의 삶에 집중한다. 셜록 홈즈의 마지막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추리 대신 기억력을 살리는 동시에 그를 돕는 가정부(로라 리니)와 소년 로저(마일로 파커)의 관계도 흥미롭게 조명해 인상적인 가족 영화의 정서를 완성한다.

가족 영화와 노년의 삶이라는 정서가 조화를 이룬 탓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셜록] 캐릭터와 스토리 텔링에 익숙한 영화팬들에게 있어 [미스터 홈즈]의 긴장감 없는 느린 전개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추리 소설 속 모습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에 등장한 셜록 홈즈 캐릭터의 노년을 본 듯한 이안 맥켈런의 품격이 담긴 셜록 홈즈는 냉철한 면이 강조된 명탐정 캐릭터의 인간적인 고독함을 표현하며, 명탐정의 슬픈 이면을 품위 있게 그려낸다. 

셜록 홈즈의 인간미와 노년의 삶에 대한 애환을 따뜻하고 정겨운 시각으로 그려낸 [미스터 홈즈]는 오랫동안 남겨질 깊은 여운과 감동을 만들어내며, 사건이라는 삶에 지친 명탐정 셜록 홈즈에게 휴식과 안식을 제공하는 선물 같은 작품이다. [엑스맨]의 매그니토,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로 대표되는 이안 맥켈런은 죽음을 앞둔 노인이 가진 슬픈 내면과 삶에 대한 아련함을 공감어리게 연기하며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한다. 

모험과 명추리를 기대한 영화팬이라면 그것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며 드라마에 집중하고 감상한다면, 새로운 매력이 담긴 '셜록'을 만나게 될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좀비물로 계속 갈것이지…[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3.jpg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2016]
감독:버 스티어스
출연:릴리 제임스,샘 라일리,잭 휴스턴,더글러스 부스,맷 스미스

줄거리
'엘리자베스’는 좋은 신랑감에게 다섯 딸들을 시집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어머니와 생존이 우선이라며 자식들을 중국으로 유학을 보낸 아버지 그리고 자매들을 지키기 위해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어느 날, 마을을 방문한 재력가 '빙리'가 주최한 무도회에서 좀비의 무차별 공격이 시작되고 '엘리자베스'는 좀비 사냥꾼 '다아시'와 힘을 합쳐 적들을 물리친다. 하지만 '다아시'의 오만한 태도에 '엘리자베스'는 마음의 큰 상처를 입게 되고, 설상가상 마을의 경계조차 넘지 못하던 좀비들의 공격 빈도가 높아지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엘리자베스'는 남몰래 그들의 은신처로 향하는데... 

간단평
제인 오스틴의 고전 소설이자, 세계적인 명작 [오만과 편견]에 ‘좀비’를 투입해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동명의 패러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만관 편견 그리고 좀비]는 시작부터 좀비를 등장시키는 과감함 출발을 알린다. 원작 소설과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여주인공들의 무술 연기와 거친 액션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법하지만, 좀비물과 B급 정서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는 참신함으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만관 편견 그리고 좀비]는 참신함을 느꼈던 관객 입장에서 실망을 느껴질 이상한 '별종 영화'다. 애초부터 과감한 패러디와 비틂을 지향하고 있지만, 영화는 '좀비'가 아닌 원작 [오만과 편견]을 어설프게 따라 하려 한다. 여주인공들이 무술을 하는 설정, 좀비 전염병이 등장한 설정을 재미있게 가지고 놀기보다는 이상한 액션 로맨스물을 지향하는 셈이다. 

[오만과 편견] 원작을 이미 감상한 관객의 입장에서는 대체 좀비를 투입한 특별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게 느껴질 정도다. 좀비라는 전염병은 그저 액션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 주인공들의 사랑과 남녀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고 만다. 문제는 이 작품은 누가 봐도 원작에 대한 패러디가 우선인데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의 영화 버전에는 그런 게 전혀 없다. 

신경을 쓴 액션과 스케일도 크게 인상적이지 않다. 액션을 다루는 일부 장면은 배우들의 어설픈 액션 연기를 감추기 위한 카메라 워킹과 편집이 등장하고, 여느 영화에서나 볼법한 평범한 액션과 비주얼이 등장한다. 강렬하게 등장해야 할 좀비들도 주인공의 로맨스에 묻혀 버렸고, 이로 인한 갈등도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인상만 전해주고 있다. 

원작을 뒤엎는 참신함과 새로운 감각의 좀비물을 기대했다면 아쉬움만 남을 작품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잘 나가다 갑자기 왜 가족물로? [썸니아]

4.jpg

[썸니아,2016]
감독:마이크 플래너건
출연:케이트 보스워스,토마스 제인,제이콥 트렘블럼

줄거리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 ‘제시’(케이트 보스워스)와 ‘마크’(토마스 제인)는 ‘코디’(제이콥 트렘블레이)를 입양한다. 유난히 잠들기를 두려워하는 ‘코디’가 잠든 후 아름다운 나비들과 함께 등장한 죽은 아들 ‘션’을 보게 되고 이를 통해 부부는 ‘코디’의 꿈이 현실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은 아들을 보기 위해 ‘코디’를 잠재우는 ‘제시’와 ‘마크’는 아이가 잠든 후 벌어지는 실종과 끔찍한 사건들 속에서도 욕심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코디’에게 수면제까지 먹이게 되는 그날 밤, 아이의 악몽이 시작되면서 깨어날 수 없는 공포가 다가 오는데…

간단평
[오큘러스]로 주목받은 마이크 플래너건의 신작. 참신한 소재를 호러물로 적절하게 완성하는 재주를 지닌 그답게 [썸니아] 또 한 그만의 장기가 잘담긴 스토리텔링이 돋보인 작품이다. 아이의 꿈이 현실화 되고 그로 인해 악령이 침투하는 설정, 아이의 환상을 자신들의 욕망으로 이용하려는 어른들의 탐욕을 비판의식으로 다루는 것까지는 괜찮았다. 다만, 후반부를 지나치게 가족적인 결말과 드라마로 마무리 지으려는 매듬새는 지나치게 의도적 인 데다가, 공포스러운 섬뜩함을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큰 아쉬움을 가져다준다. 드라마와 공포를 적절하게 유지해 긴장감을 완성시키는 과정까지는 좋았으나, 전형적인 공포 공식이 반복되는 점도 아쉽다. 긴장감 조성을 통한 공포 보다는 시각화로 공포를 만들어내는 방식에 의존해 그 외의 다른 장면에서는 공포의 강도는 덜하다. 그럼에도 훈훈한 마무리로 따스한 정서와 분위기가 담긴 감성 호러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공포 영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이 접하기에는 무난한 편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