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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볼까?" 5월 19일 개봉작 영화 별점, 간단평 모음

16.05.20 01:01


할머니의 따뜻한 품을 그립게 하는 [계춘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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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춘할망, 2016]
감독:창
출연:윤여정, 김고은, 김희원, 신은정, 양익준

줄거리
12년 만에 잃어버린 손녀를 기적적으로 찾은 해녀 계춘. 손녀 혜지와 예전처럼 단둘이 제주도 집에서 함께 살면서 서로에게 적응해간다. 그러나, 아침부터 밤까지 오로지 손녀 생각만 가득한 계춘과 달리 도통 그 속을 알 수 없는 다 커버린 손녀 혜지. 어딘가 수상한 혜지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의심이 커져가는 가운데, 혜지는 서울로 미술경연대회를 갔다가 사라진다. 12년 만에 혜지가 할망을 찾아온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할머니와 떨어져있던 시간 동안 혜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간단평
[계춘할망]은 가족 영화에서 보기 드문 할머니와 손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체적으로 정겨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지만, 영화는 할머니와 손녀라는 특별한 가족 관계를 부각해 이러한 관계가 지닌 정서에 대해 세밀하게 이야기하려 한다. 12년간의 이별로 인해 발생한 어색한 관계를 여성 특유의 심리 묘사와 부드러운 감성으로 표현한 방식들이 돋보이며, 이를 통해 인간이 지닌 상처와 어두운 내면을 유심있게 바라보려 한다. [계춘할망]의 키 포인트는 바로 할머니와 손녀 사이에 발생한 어색한 관계와 극복 과정에 있으며, 이를 정겨움이 가득한 유머와 드라마로 풀어낸 장르적 재미가 돋보인다. 

혜지의 어두운 과거와 상처가 등장하는 장면은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전개 방식으로 이어지게 되지만, 제주도로 상징되는 자연과 할머니라는 존재감을 지닌 인자함을 강조하며 상처와 아픔을 위로하는 힐링 드라마로 완성된다. 그러한 의도가 너무 강조된 후반부는 전반부와 다소 어울리지 않은 투박한 설정과 개연성이 떨어진 전개방식을 도입하며 아쉬움을 가져다 준다.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이야기에 정점을 찍는 배우들의 명품 감성 연기는 [계춘할망]이 지닌 장점이자 감동을 불러오는 요소다. 제주도 해녀와 방언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여러 배역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연기는 윤여정이라는 관록의 배우가 지닌 특유의 재능이다. 

윤여정의 인간미와 조화를 이루는 김고은의 손녀 연기도 인상적이다. 어색해진 할머니와의 관계를 비롯해 익숙하지만 낮선 제주도의 환경 속에서 서서히 변화되어가는 헤지의 모습은 김고은이 지닌 옛 된 이미지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서로의 개성과 장점과 잘 어울린 배역을 만난 탓인지 두 배우가 연기하는 할머니와 손녀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정겨운 재미와 인상 깊은 여운을 만들어 낸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원스][비긴 어게인] 락 스피릿을 만나다 [싱 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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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스트리트,2016]
감독:존 카니
출연:페리다 월시-필로, 루시 보인턴, 잭 레이너, 마크 맥케나

줄거리
'코너’는 전학을 가게 된 학교에서 모델처럼 멋진 ‘라피나’를 보고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라피나’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덜컥 밴드를 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한 ‘코너’는 급기야 뮤직비디오 출연까지 제안하고 승낙을 얻는다.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도 잠시,‘코너’는 어설픈 멤버들을 모아 ‘싱 스트리트’라는 밴드를 급 결성하고 ‘듀란듀란’,‘아-하’,‘더 클래쉬’등 집에 있는 음반들을 찾아가며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첫 노래를 시작으로 조금씩 ‘라피나’의 마음을 움직인 ‘코너’는 그녀를 위해 최고의 노래를 만들고 인생 첫 번째 콘서트를 준비하는데… 

간단평
[원스][비긴 어게인]의 음악을 통해 방황하고 상처 입은 성인들을 위로했던 존 카니 감독의 따뜻한 시선은 멀지 않은 과거로 향했다. 듀란듀란, 아-하, 더 클래쉬, 더 큐어, 더 잼 등 80년대 추억의 브리티쉬 팝과 록음악이 등장하고, 이들의 음악을 시각화한 MTV 영상이 등장한다. 이곳은 80년대 아일랜드 더블린의 골목길이며 주인공은 사춘기의 성장통을 겪는 소년, 소녀들이다. 사실 [싱 스트리트]는 주제와 이야기 흐름 면에서 [원스][비긴 어게인]에 등장한 존 카니의 기존 음악 영화와 비슷한 전형성을 띄고 있다. 서로 다른 개성과 상황에 처한 인물들이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된다는 긍정의 이야기가 전개돼 식상하다는 느낌도 든다. [싱 스트리트]는 그러한 전형에 빠질 수 있었던 흐름을 배경이 지닌 특징을 통해 극복한다

80년대 경제 불황으로 활기를 잃은 아일랜드 더블린의 길거리가 배경이지만, 영화 속 더블린은 80년대 문화의 정서가 가득한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싱 스트리트]가 표방하고 있는 음악 코드는 80년대 브릿팝과 록 그리고 MTV 다. 전작 [원스][비긴 어겐인]이 듣는 음악이었다면, [싱 스트리트]는 보고 듣는 음악 영화를 추구하며 영상과 음악의 혼연일체를 이뤄내려 한다.  

코너와 친구들이 밴드 홍보를 위해 만든 아마추어 뮤직 비디오 영상과 촬영 과정이 이번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 화려한 시각효과와 볼거리를 자극하는 MTV의 영상이 더블린 소년들의 아마추어 영상과 음악을 통해 색다른 정서를 완성한다. 존 카니 감독이 [싱 스트리트]를 통해 강조하고자 한 정서는 바로 이러한 투박함이다. 어쩌면 그 투박함은 앞서 소개한 감독의 두 전작이 말하고 싶었던 실질적인 메시지였을 것이며, [싱 스트리트]는 그 메시지에 가장 부합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그 투박함 속에는 십 대 시절 지닌 사랑, 유머, 아픔, 반항, 성장, 꿈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어, [싱 스트리트]를 정겨운 영화로 만들어 낸다. 주인공 코너의 로맨스와 밴드 활동은 모든 면에서 어설퍼 보이지만 그 시도는 이상하리 만큼 정겹고 순수하게 느껴진다. 과거에 대한 추억, 아픔을 스스로 이겨내는 성장 스토리 등 정감어린 이야기들이 한데 섞인 [싱 스트리트]는 그래서 더욱 공감할 만한 음악 영화이며, 성숙한 뮤지션의 성장기를 담은 영화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캐릭터들 But…[앵그리버드 더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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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버드 더 무비,2016]
감독:클레이 케이티스, 퍼갈 레일리
출연:제이슨 서디키스, 피터 딘클리지, 빌 헤이더,키건 마이클 키, 조시 게드

줄거리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분노새 ‘레드.  생각보다 말과 행동이 앞서는 깐족새 ‘척’. 욱하면 폭발해버리는 폭탄새 ‘밤’. 모두가 행복한 버드 아일랜드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앵그리버드 레드, 척, 밤. 어느 날, 정체불명의 초록 돼지 ‘피그’가 찾아오고, 평화로운 새계에 수상쩍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간단평
모바일 게임의 대명사였던 '앵그리버드'가 헐리웃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되었다. 이야기와 캐릭터의 성격이 뒤섞인 애니메이션이 된 만큼 게임과 달리 캐릭터들의 대사가 추가되고, 생소한 설정들이 등장한다. 원작인 게임이 새들이 가진 능력을 부각했던 것처럼 [앵그리버드 더 무비] 또한 그러한 원작 게임의 기반을 충실히 이행했다. 주인공 격인 레드, 척, 밤 등 새들의 각기 다른 개성과 특징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완성된 유머와 비주얼 또한 볼만한 편이다. 

문제는 바로 이야기. 매력적인 캐릭터와 유머러스한 장면들이 많다 해도 어느 정도 순차적으로 등장해야 이해할 수 있는 법. [앵그리버드 더 무비]의 이야기는 재미있는 장면들을 제대로 교통정리를 하지 못한 채 산만한 유머들을 나열하고 있다. 분노로 인한 카타르시스와 진정한 영웅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흥미로운 대목을 이어가지만, 이를 극적으로 이끌지 못한 각본 때문에 공감하기 힘들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미약한 이야기 전개가 아쉽게 느껴질 따름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CG,시각효과:★★★

총점:★★



반드시 정신줄을 놓고 볼 것! [하드코어 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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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헨리,2016]
감독:일리야 나이슐러
출연:샬토 코플리, 헤일리 베넷, 팀 로스

줄거리
불의의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당한 ‘헨리’는 기억이 지워진 채 강력한 힘을 가진 사이보그로 부활하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그에게 세계지배를 꿈꾸는 ‘아칸’이 나타나 아내를 납치하고, '헨리’는 ‘아칸’과 그의 용병들을 상대로 목숨을 건 최후의 전쟁을 시작하게 되는데…

간단평
1인칭 액션 RPG, 레이싱, FPS… 게임 장르로만 국한된 이 명칭이 이제 영화에도 적용할 날이 멀지 않게 되었다. 3D 입체 기술의 보편화에 이어 가상현실 VR 장비도 일상화가 되어가고 있기에 이를 충족시켜줄 영화 또한 나오기 마련이다. [하드코어 헨리]는 바로 그러한 VR 영화 시대를 대표할 만한 선구자적인 작품이다. 화려한 액션과 거친 스턴트 액션이 1인칭으로 진행되는 시도는 관객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자연스럽게 편입시키는 흥미로운 방식이다. 신체에 부착 가능한 액션캠 '고프로'를 통해 촬영되는 영상은 1인칭 시점의 역동성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그 어느 때 보다 거칠고 잔인한 액션 쾌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액션의 쾌감과 리얼감을 체감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액션 마니아 팬들과 1인칭 게임에 길들여진 젊은 관객들에게는 흥미로운 작품이지만,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작품인 만큼 해결해야 할 숙제 또 한 많다. 1인칭에 초점을 맞춘 촬영방식 탓에 스크린을 통해 이를 감상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일반화면을 통해 진행되는 헨리의 액션은 어지럽고 산만하며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예상치 못한 잔인한 장면도 마주한다는 점 때문에 핏빛 화면이 난무하는 영상을 싫어하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역겹게 느껴질 수도 있다.

미션 형식으로 진행되는 쉴 틈없는 전개 방식은 RPG 게임을 좋아하는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전개 방식이지만, 일반관객들이 여기에 집중하고 관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액션에만 초점이 맞춰진 영상탓에 간혹 등장하는 드라마와 로맨스 또한 어설프게 느껴진다. 아무리 새로운 형식의 영화라도 일반 극영화에서 느끼는 감성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하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하드코어 헨리]는 관객 취향이 분명한 작품으로 게임에 익숙하고 3D, 4 DX 관람을 즐기고 싶어 하는 신세대 관객들에게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영화로 충분히 재미있게 관람하고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담고 있다. 한 번쯤은 아무 생각 없이 아드레날린과 쾌감을 마음껏 뽐내는 영화를 관람하고 싶다면 [하드코어 헨리]를 과감하게 추천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쌍팔년도 드라마지만 한편으로는 볼만한 [제3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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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사랑,2014]
감독:이재한
출연:송승헌,유역비,지아

줄거리
치림 그룹의 후계자 ‘임계정’(송승헌 분)은 우연히 비행기 옆 좌석에 앉아서 하염없이 울고 있는 ‘추우’(유역비 분)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과 호기심에 계속 지켜본다. 공항에서 다시 보게 된 그녀는 기내에서와는 달리 활기에 넘쳐 환하게 웃고,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에 남자는 시선을 떼지 못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운명적인 첫 만남은 시작되었다. 완벽한 외모, 부와 명예, 권력 그 모든 것을 가졌지만 가지지 못한 단 하나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 남자 임계정. 그런 그가 계속되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사랑은 필요 없다고 믿는 여자 추우의 당당하고 솔직한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되는데….

간단평
동명의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제3의 사랑]은 우리나라 관객의 입장에서 너무나 익숙한 작품으로 여겨질 것이다. 재벌가와 평범한 직장인 커리어우먼의 러브스토리는 우리의 90년대 드라마와 TV 아침 드라마에서 볼법한 설정과 이야기다. [제3의 사랑]은 그러한 공식에 충실한 작품으로 중화권에서 인기가 높은 송승헌과 유역비의 이미지를 잘 활용한 로맨스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예측 가능한 전개방식이 진행되고, 사랑에 대한 감정을 오글거리는 문장과 대사로 읊어대는 방식이 유치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충실한 공식이 이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이러한 익숙함이 때로는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되기에 그 감성을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흥미로울 것이다. 송승헌과 유역비의 연인 연기는 괜찮은 편이지만, 송승헌의 중국어 대사를 성우로 대처한 탓에 국내 관객 입장에서는 어색한 느낌이 느껴질 것이다. 여기에 과장된 연기와 설정이 난무하는 중국식 연출 방식도 국내 관객들이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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