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제목처럼 [스타워즈]가 실화라는 것은 아니다. 대신 [스타워즈]와 같은 유명 창작물의 비하인드를 살펴본다면 흥미로운 실존 이야기와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다. 오늘은 우리가 몰랐던 실화를 바탕으로 완성된 명작 영화들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소개하는 영화들 대부분 유명한 작품들로 현실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라 여겨졌기에 의외라는 반응을 불러올 것이다. 여기에 영화보다 더 흥미로웠던 실화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소개한다.
1.나치 독일이 모델이었던 [스타워즈]
아주 오래된 은하계의 이야기라고 말하는 [스타워즈]는 사실 두 세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완성된 작품이었다. 하나는 일본 사무라이 문화와 그를 기반으로 완성된 일본 영화들([숨은 요새의 세 악인]) 이었으며, 다른 하나가 바로 독일 나치가 남긴 유산들이었다.
[스타워즈]의 상징과도 같은 제국군과 지휘자인 다스 베이더와 관련된 명칭들이 독일어를 기반으로 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 제국군의 군인들인 '스톰 트루퍼'는 나치의 돌격 부대의 영어식 명칭이며, 얼음으로 뒤덮인 호스 행성은 소련군과 싸운 독일군 장군의 이름에서 비롯된 부분들이 대표적이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장면은 제국군이 늠름하게 열을 맞춰 사열한 장면들이다. 이는 여성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이 촬영한 나치 선전 영상을 바탕으로 완성한 장면으로 [스타워즈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 부터 합류한 펠퍼틴이 공화국 의원에서 황제로 재위하고 연설하는 부분은 이 영상에 등장한 아돌프 히틀러의 모습이다.
▲레니 리펜슈탈의 [의지의 승리](1934)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의 J.J 에이브럼스 감독도 "퍼스트 오더는 전쟁에 패해 아르헨티나로 피난한 나치가 다시 재결성된다는 설정으로 기반으로 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스타워즈] 시리즈가 나치 군부대를 모델로 했음을 증명했다.
2.전설적인 군인들을 모델로 한 [퓨리]
브래드 피트와 젊은 배우들이 함께 선보인 전차 액션물인 [퓨리]의 경우 실화를 바탕으로 주요 캐릭터들을 완성한 작품이다.
우선, 로건 레먼이 연기한 노먼이 전차 밑에 깔려 겨우 생존하게 되는 장면은 연출을 맡은 데이빗 에이어 감독이 직접 참전 용사로부터 전해 들은 전쟁 실화로 이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브래드 피트가 맡은 주인공 워대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한 두 명의 전쟁 영웅을 모델로 했다.
▲오디 머피(사진 출처:위키피디아)
한 명은 군인 출신으로 향후 헐리웃 배우로 데뷔하게 되는 오디 머피로, 전쟁 당시 M1 카빈 소총을 들고 독일군과 직접 맞서다 전차를 끌고 50구경 기관총으로 다수의 독일군들을 상대한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라파예트 G.풀 (사진 출처:heroesdeguerra.blogspot.com)
다른 한 명은 실제 전차장으로 복무한 라파예트 G.풀이라는 군인으로 81일 동안 1,000 여 명의 나치군을 사살하고, 전차 12량 격파, 장갑차량과 자주포 258량 격파, 250명의 포로를 체포해 전설적인 전쟁 영웅으로 기록되었다.
3.마추픽추를 발견한 대학교수를 모델로 한 [인디아나 존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탄생에 기여한 작품은 찰톤 헤스톤이 주연을 맡은 1954년 어드벤처 영화인 [잉카의 비밀]로 [인디아나 존스]는 이 영화를 기반으로 새롭게 완성된 작품이었다. (영화속 찰톤 헤스톤의 복장은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의 복장과 너무나 닮았다.)
그런데 이 두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원조는 따로 있었으니, 1911년 '공중 도시' 마추픽추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하이람 빙엄 예일대 고교학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이람 빙엄은 인디아나 존스의 모델이 된 인물로 종종 언급되고 있는데, 그의 실제 성장과 모험담 또한 영화 속 내용과 많이 유사하다.
1875년 11월 19일 하와이 호놀룰루의 선교사 집안에 태어난 그는 엄격한 가정환경과 달리 활발하고 자유로운 성격을 지닌 학자로 성장해 예일대와 하버드 대학의 박사학위를 취득하며 저명한 고교학 교수로 이름을 알리게 되지만, 모험을 좋아한 성격 탓에 세계 곳곳을 여행하게 된다.
▲하이람 빙엄 (사진 출처:inkybeer.com)
그러던 1911년 남아메리카의 페루를 여행하다 잉카 제국의 마지막 유적이자 전설로만 듣던 '공중 도시'에 대한 제보를 받게되고, 6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밀림을 탐험하다 마추픽추를 발견한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아는 영화 속 인디아나 존스의 활약상과 비슷하지만, 마추픽추 발견 이후의 그의 삶은 영화가 다루지 않은 씁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류 최고의 유적지를 발견하게 되었지만, 그에게 찾아온 것은 불신과 의심이었다. 최후의 잉카인들이 공중 도시에 보물과 황금을 저장했을 것이라 기대했던 폐루인들은 기대했던 보물들이 발견되지 않자 빙엄 교수를 의심하게 된다. 빙엄은 체포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황급히 페루를 떠나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고, 전쟁이 끝난후 미국 코네티컷 주의 주지사와 상원의원에 연달아 당선된다.
하지만 정치에 재능이 없던 그였기에 여러 뇌물수수혐의와 스캔들에 걸리기 일쑤였고, 대공황까지 겹치면서 의원직을 사퇴하고 점차 잊히게 된다. '마추픽추 발견자', '인디아나 존스의 모델'이라는 명성과 달리 그의 실제 말년은 너무나 씁쓸했다.
4.실제 형사 VS 강도의 대결을 모티브로 한 [히트]
'완벽주의자' 마이클 만 감독이 연기파 배우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와 함께 완성한 액션 스릴러 [히트](1995). 배우들의 명연기와 치밀한 연출력인 인상적인 이 영화는 사실 실제 있었던 형사와 강도 간의 심리전과 추격을 바탕으로 완성되었다.
이 영화의 영향을 준 인물은 마이클 만 감독의 친구이자 전직 시카고 경찰이었던 척 애덤스로 알 파치노가 연기한 빈센트 한나의 모델이다. 척 애덤스는 형사 시절 시카고의 유명 강도인 닐 맥컬리를 체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는데, 이 인물이 바로 영화 속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한 캐릭터의 모델이었다.(영화속 이름도 닐 맥컬리 였다.)
▲닐 맥컬리 (사진 출처:examiner.com)
척 애덤스는 오랜 수사 끝에 닐 맥컬리의 소재를 파악하게 되었고, 실제 영화처럼 그를 만나 카페 테이블에 앉아 오랜 대화를 나누게 된다. 둘은 영화 속 빈센트와 닐 처럼 서로의 프로 정신을 칭찬하는 등 형사와 범죄자의 신분을 넘어선 이야기를 나눴는데, 영화와 다른 점은 실제 이 대화는 척이 닐을 체포하기 위한 함정 수사였다.
뒤늦게야 이를 눈치챈 닐 맥컬리는 카페를 빠져나와 도주하게 되지만, 그의 도주를 저지하기 위해 척 애덤스가 발사한 총을 맞고 현장에서 사망하게 된다. 척의 이야기를 오랫동안 들은 마이클 만 감독은 이 이야기를 토대로 [히트]를 구상하게 된다.
5.실제 군대에서 발생한 사건을 소재로 한 [어 퓨 굿 맨]
톰 크루즈와 잭 니콜슨의 팽팽한 기 싸움과 긴장감 넘치는 법정 스릴러의 묘미를 전해준 [어 퓨 굿 맨](1992). 영화의 치밀한 각본에 빠진 나머지 이 영화가 실화인 것을 알고 있는 이는 꽤 드문 편이다.
[어 퓨 굿 맨]의 원작은 드라마 [뉴스룸]과 [소셜 네트워크](2010), [스티브 잡스](2015)의 각본을 쓴 아론 소킨의 동명의 연극 각본이었다. 사실 아론 소킨이 이 이야기를 집필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친 누이이자 해군법무단(Navy Judge Advocate General Corps) 소속 법무장교인 데보라 소킨이 전해준 군대 내 사건에 관한 이야기 덕분이었다.
1980년대 중반. 쿠바 관타나모 군 기지의 데이빗 콕스 상병과 9명의 부대원들은 해군범죄수사대(Naval Criminal Investigative Service)에 밀고한 동료 해병을 묶고 심하게 구타한 '코드 레드'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으로 데이빗과 부대원들은 군재판에 기소되지만 큰 처벌 없이 넘어가게 되고, 데이빗은 명예 전역을 하게 된다. 사건 수사 당시 [어 퓨 굿 맨] 처럼 군 지휘관인 대령이 '코드 레드'를 명령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결국 무마되기에 이른다.
영화가 공개된 2년 후인 1994년, 이야기의 실제 모델이자 사건을 주도한 데이빗 콕스는 실종 후 총상을 입은 시신으로 발견되는데, 그의 사망 사건은 지금까지도 영구 미제로 남겨져 있다.
6.뉴저지에서 발생한 상어 습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죠스]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1975)는 피터 벤칠리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소설 또 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두고 있다. 1916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이 사건은 2명의 성인 1명의 아이가 상어에게 희생됨 으로써 당시 상어가 인간을 직접 습격하지 않을 거라는 해양생물학자들의 인식을 뒤집어버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결국, 상어는 해상에서 고기를 잡던 박제업자에 의해 포획되었다. 사건을 일으킨 상어의 종은 [죠스]의 주인공이었던 백상아리였다고 한다.
7.악몽에 의해 탄생한 [샤이닝]
스탠릭 큐브릭의 [샤이닝]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완성된 작품. 하지만 이 이야기 또 한 어느 정도 실화였기에 완성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실화의 주인공은 바로 스티븐 킹 본인이었다. 스티븐 킹은 가족과 함께 휴가 차 콜로라도의 스탠리 호텔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당시 휴가 시즌이 끝나는 시기인지라 호텔안의 손님은 킹 가족 뿐이었다.(부부와 어린 아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머문 방은 217호였는데, 바로 [샤이닝]에서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전해진 방 번호였다.
호텔에 머무른 어느 날 밤 스티븐 킹은 호텔의 바에서 가볍게 한잔을 걸친 뒤 침실에 돌아와 잠을 청하던 도중 자신의 어린 아들이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소방호스를 쫓아가며 호텔 전체를 돌아다니는 악몽을 꾸게 된다.
너무나 기이한 악몽에 잠이 깬 스티븐 킹은 스탠리 호텔에서의 악몽을 토대로 [샤이닝]을 집필하게 되었다.
8.소련을 전복시키려 한 실제 반란 사건을 토대로 한 [붉은 10월]
숀 코너리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돋보인 [붉은 10월]은 군사 소설의 대가 톰 클랜시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두고 있지만, 이 작품 또 한 구소련 시절 발생한 문제적 사건을 기반으로 완성되었다. 소재가 된 사건은 1975년 발트 해에서 발생한 스트로제비호 함대의 반란 사건으로, 브레즈네프 서기장 체제의 소련에 불만을 느낀 함장 발레리 사블린이 그의 승무원들과 함께 소련을 전복시키기 위해 레닌그라드(현재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진해 혁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스트로제비호의 예상치 못한 항해에 놀라게 된 소련 정부는 즉각 공군 병력을 동원해 함대를 장악하게 되고, 반란을 주도한 사발린 함장과 13명의 승무원들을 체포한 후 비공개 재판을 통해 사형을 선고한 뒤 지하실에서 처형했다.
그 당시 소련 정부는 사발린의 혁명 사실을 숨기기 위해 그가 미국으로 망명하려 했다고 발표했지만, 소련 체제가 붕괴되면서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톰 클랜시는 이 정보를 토대로 [붉은 10월]을 집필하게 되었으며, 주인공들이 미국으로 망명하는 내용과 이야기 배경을 함대에서 잠수함으로 바꿨다.
9.프레디 크루거는 실제했다? [나이트 메어]
꿈속에서 죽은 살인범 프레디 크루거가 나타나 살인을 저지른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지닌 [나이트 메어]는 감독이자 창작자인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캄보디아 이민자 가족으로부터 들은 무서운 실화를 기반으로 두고 있다.
과거 폴포트 독재 정권의 억압을 피해 수많은 캄보디아인들이 미국으로 오게 되었는데, 이들 사이에서 이상한 일로 사망하는 일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그중에서는 잠을 자다 괴이한 일로 죽게 된 L.A의 캄보디아 이민자 가족의 아들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었다. 아들은 잠이 들면 꿈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찾아온다고 말하며 커피를 마시며 잠을 자려 하지않았다. 하지만 결국 아들은 잠들어 버리게 되고, 얼마 안 가 끔찍한 비명을 지르고 몸을 떨다 죽었다고 한다.
10.무하마드 알리와 접전을 벌인 불멸의 복서가 모델인 [록키]
이탈리아계 출신의 젊은 복서의 성공과 성장을 그린 감동의 복싱 드라마 [록키]. 실베스타 스텔론이 각본을 쓰고 직접 주연까지 맡은 일화로 더 유명하지만, 사실 이 영화의 원조는 전설적인 명승부에 있었다.
1975년, 영화 오디션만 50번이나 탈락하고 3류 영화에 출연하며, 경비원 이라는 부업까지 맞고 있었던 무명 배우 스텔론은 어느날 TV를 통해 무하마드 알리 VS 척 웨프너의 세계 헤비급 타이틀 매치를 보게된다.
당시 무하마드 알리는 세계 챔피언의 명성을 지니고 있는 반면 척 웨프너는 경비원 생활을 전전하는 생계형 복서였다. 누가 봐도 뻔한 경기 시합.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척 웨프너는 무하마드 알리의 수많은 주먹 공격을 맞고도 집념으로 버텼고, 전진하며 알리를 위협하다 9회에 알리를 다운 시키는 기적을 연출한다.
▲무하마드 알리 VS 척 웨프너 (사진:photos.cleveland.com)
웨프너는 최종 라운드인 15라운드까지 버텼지만, 경기 끝나기 19초, 알리에게 TKO 패를 당하고 만다. 당시 웨프너의 코뼈는 부러진 상태였으며, 두 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관중들은 최선을 다한 척 웨프너에게 열광했고, 무하마드 알리도 경기가 끝난후 인터뷰를 통해 "다시는 웨프너와 대결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며 그의 집념을 인정했다.
끝까지 경기를 보며 감명을 받게 된 스텔론은 척 웨프너의 집념과 자신의 삶을 합친 [록키]의 각본을 완성하게 되고, 곧바로 영화사로 부터 제작 컨펌을 받게 된다. 무명 배우였던 스텔론은 이 영화를 통해 일약 스타로 성장하기에 이른다.
P.S:2000년 척 웨프너는 [록키]가 자신의 인생을 훔쳐 각본을 썼다라며 실베스타 스텔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2003년 '합의'를 봐 상당수의 금액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합의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