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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행_눈길을 걷다]리뷰:한국영화의 축복 '박소담, 김태훈'의 존재★★★★

16.02.2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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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행_눈길을 걷다,2015]
감독:김희정
출연:김태훈,박소담,최무성
 
줄거리
눈 오는 추운 겨울, 정우(김태훈)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수녀들이 운영하는 산 중의 요양원을 찾는다. 현실과 꿈 속을 오가며 술에 대한 유혹과 고
독한 싸움을 벌이던 그는 그 곳에서 만난 수녀 마리아(박소담)와의 교감을 통해 회복의 싹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정우는 요양원에서 만난 포수의 배낭에 든 술을 노리고 그를 따라 사냥에 동참했다가 폭설 속에 고립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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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인디 영화에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진 관객이라 해도, 믿고 보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을 접하게 된다면 그에 대한 선입견을 충분히 극복하며 영화를 보다 더 넓은 시각에서 접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독립 영화 규모로 완성된 [설행_눈길을 걷다](이하:[설행])는 조금은 난해한 주제와 배경을 지닌 영화지만 [아저씨][명량]의 김태훈과 [검은사제들]로 주목을 받은 박소담의 출연작이라는 점에서, 두 배우의 열연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설행]이라는 제목이 의미한 것처럼 순백의 아름다운 눈밭에서 펼쳐지는 따뜻한 치유의 드라마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알코올 치료를 위해 산골 수녀원에 온 정우가 여전히 알코올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방황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는 검은 마리아로 대변되는 '상처'의 존재와 의미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때문에 아름다운 순백의 화면 대신에 어두운 수녀원의 영상과 산속의 분위기, 현실과 환상을 구분 못 하게 하는 몽환적인 화면, 저마다 아픈 상처를 숨긴 인물들이 펼치는 사이코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어두운 분위기를 절로 느끼게 한다.
 
하지만 [설행]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없이 난해한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예술적인 세계관을 취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검은 마리아'의 성화가 상징하듯이 '상처, 구원, 치유'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집중하며, 영화의 두 축인 정우와 마리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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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관계는 포괄적인 의미의 사랑이자 인간관계, 구원과 관련한 상징성을 지니며 서로를 의지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조용하면서도 잔잔한 흐름이 이어져 분위기가 무뎌질 때쯤, 정우의 불안전한 심리를 상징하는 몽환적인 영상이 등장해 영화의 흐름에 충격 효과를 준다.
 
그럴때 마다 이와 대비되는 순수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수녀 마리아가 등장해 그의 마음에 안정을 전해주며, [설행]이 말하고자 한 치유의 의미를 전달한다.
 
정우와 마리아의 여정과 관계로 따뜻한 의미와 종교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 여겨졌던 영화는 중후반부에 예상치 못한 '반전'을 등장시켜 종교적 색채가 가득할 것 같았던 [설행]의 흐름을 단번에 뒤집어 버린다. 마리아의 정체와 그녀가 숨겨둔 상처가 드러난 장면으로 한없이 잔잔할 거라 생각한 영화에 긴장감을 선사하는 문제적인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설행]은 이마저도 가톨릭, 기독교로 대변되는 포옹과 사랑으로 이를 치유하고 상처를 받아들이는 포괄적인 메시지를 지닌 깊은 여운을 전달한다.
 
난해하면서도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를 생생한 연기력으로 이끌어낸 박소담과 김태훈은 영화의 소재가 된 종교적인 의미에서 '축복'과도 같은 존재감을 보
이며 [설행]을 신비롭고 깊은 여운이 담긴 작품으로 완성했다.
 
온몸을 떠는 생생한 연기로 알코올 중독자의 불안한 심리와 내면을 연기한 김태훈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었으며, 순수한 소녀의 모습과 구원의 마리아의 모습을 연기했던 박소담은 전자에 문제적 장면에서 [검은 사제들]의 섬뜩함을 연상시키는 '돌변' 연기를 선보여 잔잔한 분위기속에 소름 끼치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설행_눈길을 걷다]는 3월 3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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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인디플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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