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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스터즈]리뷰:유쾌,발랄,감동이 담긴 기적의 실화★★★★★

16.02.2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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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스터즈,2015]
감독:라이언 미야모토,사만다 푸터먼
출연:사만다 푸터먼, 아나이스 보르디에

줄거리
LA에 사는 사만다는 어느 날, 낯선 이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받는다. 그녀의 이름은 프랑스에 사는 동갑내기 아나이스 보르디에. 아나이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자신과 똑! 닮은 사만다를 발견한 뒤 인터넷을 수소문해 SNS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호기심에 아나이스의 친구 신청을 수락한 사만다는 자신과 신기할 정도로 똑같이 생긴 아나이스의 프로필 사진에 깜짝 놀란다. 외모, 생년월일, 출생지까지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두 사람. 그들은 25년 동안 서로의 존재조차 모른 채 살아온 쌍둥이 자매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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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기적'과도 같은 실화를 접할 때가 있다. 당연히 그 이야기는 영화라는 '허구'를 통해 재창조된다면 더욱 가치 있게 남을 수 있지만, 정말로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면 자연 그대로를 보여주는 접근 방식도 필요하다.  

다큐의 주인공이자 연출가인 사만다 푸터먼이 이 이야기를 다큐로 기록해야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았다면 [트윈스터즈]의 실화는 어떤 가치로 남게 되었을까? 본인의 인생에 있어 가장 놀랍고도 중요한 순간을 다큐라는 방식으로 기록한 [트윈스터즈]는 모든 이들에게 있어 기적은 실제한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줄 가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특별한 인상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다.                 
                                                                                                                          
영화의 두 공동 연출가가 이 이야기에 접근하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그것이었을 것이다. 자신들만 알기에 너무나 아까운 실화를 많은 이들이 공감 어리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분명한 연출 방향과 의도가 있어야 했다. 현재의 순간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다큐의 원칙이지만, 진실을 왜곡하지 않은 선에서 의도하고자 한 연출 방향을 유지한다면 '허구'로 창조된 영화보다 훨씬 흥미로운 작품이 될 수 있음을 그동안의 여러 다큐 작품들이 증명해 준 바 있다.  

그런데 [트윈스터즈]는 여타의 다큐와는 조금 특별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실제적인 사건과 순차적인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픽션 영화의 의도된 기,승,전,결의 전개 방식을 비롯해 각본으로 쓰여진것 같은 흥미로운 설정과 정서적인 요소들이 담겨 있었다. 그 때문에 [트윈스터즈]는 분명 다큐지만 이상하리만큼 허구의 영화를 보는듯한 여운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여운이 느껴질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언급한 연출 방향의 의도가 분명했기에 가능했다. 오프닝에서 이 놀라운 이야기를 접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하기로 결심했다는 사만다의 연출의도가 말해주듯이 쌍둥이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만남을 이어가는 드라마틱한 모든 과정이 이 다큐에 담겨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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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스터즈]의 연출 방향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사실 그대로 생생히 담아내면서 이후의 과정은 자신들의 의도대로 이어가는 식이다.

사만다와 아나이스가 처음으로 스카이프로 소통하고, 런던에서 극적인 만남을 이뤄내 서울에서 자신들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은 실제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지만, 이를 위해 현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려는 의도도 없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디서 만나고 어디로 갈지를 결정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재미와 감동을 의미있게 포장한 장면들은 편집, 음악, 연출력과 같은 후반 작업을 무난하게 진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윈스터즈]는 10, 20대의 젊은 여성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발랄함과 사랑스러움이 가득 담긴 여운이 담겨 있었고 이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더욱 친근하게 맞이할 수 있는 주요인이 되었다. 쌍둥이의 모습을 표현한 애니메이션 영상이 등장해 아기자기한 느낌을 자아내는가 하면, SNS 세대로 대변되는 페이스북의 화면과 글씨체가 자연스럽게 스크린을 수놓는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이모티콘과 글씨체가 일상의 화면에 등장해 평범한 다큐적 화면에 발랄한 감성을 이끌어낸다. 그런가 하면 다큐에 등장하는 사만다와 아나이스의 가족과 친구들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주며 농담과 장난스러운 행동을 이어가며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엇보다 이 다큐의 주인공인 사만다와 아나이스의 긍정적이면서도 발랄한 모습은 픽션 영화의 설정된 주인공들보다 너무나 사랑스럽다는 느낌을 전해줘 작품의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며 친근한 감성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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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이라는 슬프면서도 어두운 기억을 유쾌하고 긍정적인 시각을 통해 잊으려 하는 것 같지만, 어느새 영화는 그러한 유쾌함 속에 가려졌던 쌍둥이 자매의 아픔과 상처로 대변되는 본심까지 끄집어낸다. 외모와 행동, 예술적 성향까지 닮았던 쌍둥이였지만, 성장한 환경과 성격이 달라 입양의 영향으로 인한 내면적인 상처가 너무나 달랐다. 둘의 만남은 그러한 상처를 이해하고 극복해 나아가는 과정인 동시에 처 극복에 대한 의미 있는 메시지와 주제를 담고 있었다. 

[트윈스터즈]는 '가족적 정서'의 여운이 담긴 주제를 통해 21세기 SNS 시대가 지니고 있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정의한다. 이는 혈연적 관계의 가족이 아닌 입양 가정, 위탁모, 친구, SNS 인맥으로 대변되는 포괄적인 관계를 의미하며 이들로 인해 두 쌍둥이가 재회할 수 있었던 기적이 완성될 수 있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이 의미는 페이스북으로 대변되는 SNS가 지니고 있는 기본가치로 불특정다수의 모두가 서로에게 희망이자 사랑이 될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내포한 셈이다. 그 점에서 [트윈스터즈]는 영화보다 짜릿한 극적인 순간의 향연이 가득한 작품으로 모두가 즐겁게 감상하며, 깊은 여운과 감동을 선사할 가장 대중적인 다큐멘터리이자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트윈스터즈]는 3월 3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엣나인필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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