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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리뷰:충격적인 소재, 충격적인 감동★★★★☆

16.02.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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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2015]
감독:레니 에이브러햄슨
출연:브리 라슨, 제이콥 트렘블레이, 조앤 알렌, 숀 브리져스 

줄거리
7년 전, 한 남자에게 납치돼 작은 방에 갇히게 된 열일곱 살 소녀 ‘조이’. 세상과 단절된 채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던 중, 아들 ‘잭’을 낳고 엄마가 된다. 감옥 같은 작은 방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던 엄마와 아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잭은 다섯 살 생일을 맞이하게 된다. 태어나 단 한번도 방 밖으로 나가 보지 못한 잭을 더 이상 좁은 방안에 가둬 둘 수 없다고 생각한 조이는 진짜 세상으로의 탈출을 결심한다. 그러나, 그들의 극적인 탈출과 충격적인 과거 때문에 세상은 두 사람을 또다시 보이지 않는 방안에 가두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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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은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실제로 발생한 '엘리자베스 프리츨 사건'을 모티브로 두고 있다. 친부에게 24년 동안 감금돼 성폭행당하면서 아이까지 낳으며 살아야 했던 한 여성의 비참하면서도 끔찍한 실화인 만큼 영화 또한 불편하고 어두운 작품이 될 거라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룸]은 자극적 일수도 있는 사건의 본론을 다루기보다는 피해자였던 엄마와 아이의 시선에 주목하며 충격적인 상처를 극복하기까지의 여정을 아름답게 다루려 한 치유의 작품이다.    

한정된 공간의 '룸'에서 시작된 영화는 엄마 조이와 아들 잭이 어떻게 7년 동안 생존하며 살아왔는지에 대해 주목한다. 한 남자에 납치돼 탈출할 수 없는 공간에 감금되었지만, 조이에게 있어 아들 잭은 그녀가 살아갈 수 있는 산소와도 같은 존재였다. 세상의 고통을 느껴보지 못한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지닌 잭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며 어두웠던 7년의 감금사를 비교적 아름답고 밝게 그려나려 한다.

유일한 세상의 소통인 TV와 천장의 유리창을 통해 잭은 자신만의 세상을 상상하며, 엄마에게 질문하며 조금씩 세상을 배워나가게 된다. 엄마와의 즐거운 시간, 다툼, 화해, 위로 등 다양한 감정적인 요소들이 한정된 방안에서 표현돼 흥미로움을 유지한 가운데 두 모자를 감금한 문제의 납치 남성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부부에서는 긴장감까지 불러온다. 

답답할 수도 있었던 밀폐된 공간의 드라마가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통해 흥미로운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중반부에 영화는 예상치 못한 변화를 주기 시작한다. '룸'에서의 잭이 서서히 세상을 배워가며 성장하자 엄마 조이는 잭과 탈출을 계획하게 된다. 두 모자의 탈출 작전이 아슬아슬하게 그려지면서 [룸]은 치유의 드라마로 새로운 전개를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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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세상을 만나 조이는 갑갑함을 벗어나게 되지만, 잭에게는 세상 모든 것이 두렵고 신기하기만 한다. 순수했던 잭의 시선이 세상을 나와 두려움으로 변질되는 설정은 '룸'을 탈출한 두 모자의 삶이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들을 감금한 '룸'은 벗어났지만, 두 모자에게 있어 세상은 거대한 '룸'이었던 것이다. 

두 모자의 탈출을 반기면서도 납치범의 핏줄이라는 이유로 잭을 정의하려는 친부의 불편한 시선처럼, 편견 어린 세상의 시선과 충격적인 사건의 여운이 두 모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룸]은 두 모자가 아직 '룸'을 탈출하지 못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두 모자가 아픔과 상처를 함께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상처 주는 시선과 사람도 존재하지만, 때로는 그것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다른 것'도 존재한다는 것을 잭이 스스로 깨닫고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정의하려 한다.

한마디로 [룸]은 잭이 자신만의 순수한 시선으로 두려움과 상처를 극복하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 영화였다. 어두울 줄 알았던 충격적인 이야기가 강렬한 여운의 이야기가 되어 우리의 고통스럽고 상처 많은 세상을 아름답게 정의한다. 

브리 라슨과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선보이는 두 모자의 연기는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며 [룸]의 깊은 여운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영화의 마지막,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회상하려는 잭의 '순수한 행동'을 통해 [룸]이 강조하고 싶었던 잊혀지지 않는 큰 감동과 희망을 전달한다.  

[룸]은 3월 3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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