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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마술사]리뷰:마술은 거들뿐…목적은 조선청춘로맨스★★☆

15.12.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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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마술사,2015]
감독:김대승
출연:유승호,고아라,곽도원,조윤희

줄거리
평안도 최대 유곽 물랑루의 자랑이자 의주의 보배인 조선 최고의 마술사 환희. 하지만 어린 시절, 청나라 마술사 귀몰에게서 학대 받았던 기억으로 늘 난봉꾼처럼 삐뚤어져있다. 그런 그를 이해하는 것은 귀몰의 손에서 함께 도망친 의누이 보음 뿐. 한편, 청명은 사행단의 호위무사 안동휘와 함께 청나라의 11번째 왕자빈으로 혼례를 치르러 가던 중 의주에 머물게 되고, 우연히 마주친 환희에게 운명처럼 끌리게 된다. 청명이 공주일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한 환희 역시 처음 느낀 감정에 다른 사람처럼 변해간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이 채 피어나기도 전에 과거의 악연에 앙심을 품은 귀몰이 복수를 위해 환희를 찾아오고 청명이 가지고 있던 청나라에 올릴 진상품을 노린 자들의 음모가 더해지면서 위험의 그림자가 점점 그들을 조여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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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마술사]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접해본다면 자연스럽게 [일루셔니스트](2006),[프레스티지](2006)와 같은 마술을 소재로 한 장르영화들이 연상된다. 두 작품 모두 마술이라는 소재가 지닌 특징에 중점을 두며 치밀한 전개를 바탕으로 한 스릴러 형식에 가까운 장르물을 완성했다면 [조선마술사]는 유승호, 고아라 두 청춘스타가 지닌 장점을 토대로 한 로맨스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품 속 공간적 배경인 '물랑루'라는 이름이 '물랑루즈'라는 서양의 문화적 공간을 연상시키듯, [조선마술사]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공간을 배경으로 한 '퓨전'을 지향한다. 외형적으로 아름다운 '물랑루'라는 유곽의 공간, 마술 속임수를 활용하는 상상력이 깃든 조선 시대 수동 특수효과 장치, 현시대인의 모습에 더 가까운 연상시키는 유승호,고아라의 의도된 분장은 이 영화의 로맨스가 '전통'보다는'현대'에 가깝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현대적 성격이 강한 청춘남녀는 불행한 역사로 인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갈구하는 인물들로 그려져 몰래 담장을 넘고 만나는 은밀한 로맨스를 형성한다. 이러한 배경적인 설정탓에 두 배우가 보여주는 로맨스는 조화를 이루며 청춘물 특유의 애틋한 감성을 불러온다. 주인공 환희의 마술사적인 특징과 공주 신분을 숨긴 채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청명의 심리가 만나 묘한 시대극 로맨스를 완성했다. 

문제는 이 영화를 로맨스적인 측면으로만 생각한 나머지 다른 부분들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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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면 '마술'이 영화의 중심에 있어야 하지만 이는 두 주인공의 '로맨스'를 위한 소품에 불과했다. 두 주연배우는 로맨스를 연기할 때만 빛날 뿐 그 외의 장면들에서는 미약한 연기력을 선보여 극을 이끌어 가기에 버거운 느낌을 주고 있다. 배우들의 존재만큼 영화 또 한 개연성 없는 전개와 긴장감 제로의 분위기를 보여줘 로맨스 이후의 극의 흐름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극과 사극의 구분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엉성한 대사 처리와 연기 톤을 보여준 고아라와 조윤희의 연기가 많이 아쉬웠으며, 지나치게 애드립적인 유머 연기를 남발하는 박철민, 조달환의 존재도  방해만 되고 만다. 아무리 퓨전 장르지만, 시대극과 사극에서 보여줄 연기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악역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야 할 곽도원의 귀몰은 마술이 아닌 음모와 권모술수만 생각하는 인물로 설정돼 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주인공 환희와 악연을 지닌 마술사라는 설정을 지닌 만큼 

긴장감 넘치는 '마술 대결'을 기대하게 하지만 이들의 격돌은 이와는 무관한 액션으로 점칠 돼 [조선마술사]라는 제목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렇듯 비중 없고 매력 없는 캐릭터를 조연화 시켜 큰 비중을 높이려 한 나머지 시간이 흐를수록 이야기는 산만해지고, 급마무리성 결말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볼만한 청춘 로맨스만 완성되었을 뿐 영화속의 마술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소재에 불과했다. 이러한 결과물이 [번지점프를 하다][혈의 누][가을로]등 굵직한 명작들을 완성한 김대승 감독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큰 아쉬움을 주게 된다. 

[조선마술사]는 12월 30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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