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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리뷰: 사람은 되지 못해도 기레기는 되지 말자★★★

15.11.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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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2015]
감독:정기훈
출연:정재영, 박보영, 오달수, 배성우 

줄거리
취업만 하면 인생 제대로 즐기리라 생각한 햇병아리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 몸에 딱 맞는 정장에 하이힐을 신은 완벽한 커리어우먼…이 모든 환상은 첫 출근 단 3분 만에 깨졌다. 도라희의 눈 앞에 펼쳐진 건 터지기 일보 직전인 진격의 부장 ‘하재관’(정재영). 첫 출근 따뜻한 말 한마디 대신 찰진 욕이 오가는 가운데 손 대는 일마다 사건사고인 도라희는 하재관의 집중 타겟이 되어 본격적으로 털리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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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현재 청춘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영화는 취업난 속에 스포츠 신문사의 연예부 기자로 들어온 사회초년생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상상과는 너무 다른 환경과 윽박지르고 무시하는 상사와 선배가 가득한 이곳은 그녀의 시점에서 봤을때 '헬(hell)'이나 다름없으며 관객들은 그러한 그녀의 반응을 볼 때 마다 웃게 된다. 그 웃음은 아마도 우리의 일상을 보는 것 같은 공감일 것이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사회 초년생의 시선에서 본 사회, 직장, 현대인의 딜레마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유쾌한 유머와 드라마로 풀이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가볍지만, 공감 가는 일상의 이야기가 눈에 띄며 그 속에는 현실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다. 

이러한 공감, 풍자의 묘미를 더하기 위해 영화는 스포츠 신문사 연예부 기자를 이야기의 소재로 사용해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진행하려 한다. 

'특종'이라는 성과에 집착하는 직업, 휴일/퇴근 등의 복지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업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취재 방식으로 욕을 먹는 직업, 무엇보다 영화의 주제인 신념에 관한 딜레마를 가장 많이 느끼게 하는 업종이라는 점에서 사회초년생이 느끼게 되는 회의감과 갈등을 이야기 한다. 

도라희는 우연히 특종이 될 수 있는 기삿 거리를 발견하게 되지만, 이로 인해 누군가의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위험을 직감하게 된다. 영화는 이러한 딜레마에 빠진 주인공의 입장을 비추며 기자와 언론인의 사명에 대해 비중있게 이야기 하려 한다. 

비록 '니 생각, 니 주장 니 느김 다 필요없는' 일이지만 기자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면 불의를 보지말고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한 주 메시지였다. 적어도 좋은 기자는 못되더라도 '기레기'와 같은 기자는 되지 말자는 의미와 같다.

주인공이 '3포 세대'의 사회 초년생이란 점에서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고민은 깊이 있게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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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의 좌충우돌 사회 적응기와 연에부 기자의 취재기를 오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영화지만, 아쉽게도 이 두 개의 중점 있는 이야기를 적절하게 조합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사실 이는 영화의 중반부터 우려된 상황이자, 공감 코미디를 표방했던 한국 영화들이 저지른 일반적인 실수다. 

초반 도라희의 적응기에 초점을 맞추며 신선한 공감 웃음과 풍자를 강조하던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갑자기 정의를 위한 진지한 영화로 돌변한다. 웃음만 잔뜩 불러오다 진지 모드로 돌변해 감동 모드를 자극하는 영화들과 다를바 없다. 초반의 공감적 웃음을 기대했던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전개가 다소 뻔하게 느껴질 뿐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연상시키던 상사와 인턴 초년생의 관계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정재영과 박보영의 조합은 후반의 진지한 분위기에 묻혀져 안타깝게 느껴진다. 원래부터 의도했던 직장인, 초년생 공감 영화에 목적을 두고 연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두 배우의 개성이 잘살아있는 연기에 초점을 맞추며 감상한다면 재미있게 볼 만한 작품이며, 연예부 기자의 시점에서 그려낸 직업의 세계와 찌라시를 통해 접하던 연예계의 음모론을 풀어내는 과정은 나름 흥미롭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11월 2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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